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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호및지난호

캐스바(casb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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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한순 작성일06-01-23 12:33 조회3,1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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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yong26-1.jpg


내 주인 부부는 항상
바빴다. 아침이면 부산을 떨며 황급히 출근을 하고, 늦은 오후면 피곤한
모습으로 돌아와서도 서류를 뒤적거리다가 저녁을 먹고 그냥 자버리곤
했다. 바빠서 나와 놀아줄 수는 없었지만 그들은 전문직을 가진 일류
인간들이고 나 역시 잡종이 아닌 순종의 품질 좋은 개다. 그래서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는 내게 주지 않았다.


하루에 한번 먹는 식사는
내 품위에 맞는 팔(Pal, 개 전용 음식 브랜드)캔을 따서 주었다. 쇠고기일
때도 있었지만 닭고기와 야채가 섞인 것도 있고 다섯가지 종류의 고기가
섞인 것일 때도 있었다. 그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도 나는 외로왔다.
언제나 묶여있기 때문이었다.


나 혼자서는 나갈 수도
없었고 다른 개나 사람 구경도 힘들었다. 그러나 외롭고 지루한 평일이
지나 가고 주말이 오면 주인은 내 집 앞에 질펀히 깔려있는 오물을 치워주고
그리고 나를 데리고 산책도 가주었다. 그 때가 나는 가장 신바람이 났다.


내 이름은 캐스바(Casbah),
나이는 다섯 살, 도버만(Doberman) 청년이다. 나 때문에 사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온전히 길 건너 사는 앞집 사람때문이었다. 하루종일 묶여있기만
하는 내 신세를 불쌍히 여긴 그녀가 내 주인에게 불평을 시작한 것이다.
저렇게 큰 개는 매일 산책이 필요하다고, 운동을 하지 못해서 과다 체중에다
개 집 주변을 자주 청소해 주지 않아서 생긴 내 피부병까지 지적을 했다.
내 주인은 우리가 잘 알아서 하고 있으니 간섭을 하지 말라고 하며 몹시
불쾌해 했다.


내 피부병이 점점 심해지자
앞집 사람은 동물 보호 차원에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했다. 그러자
내 주인은 넘치는 직장 일과 개인 일로 피곤해서 평일에는 개에게까지
신경을 쓸 수 없지만 주말에는 잘 돌보고 있다며 짜증을 냈다. 옆집에
올 때마다 나를 측은한 눈으로 건네다 보던 앞집 사람이 마침내 어느
날 주인에게 나를 팔라고 제안을 했다. 내 주인은 나와 제대로 놀아
주지 못하는 죄책감에다가 앞집 사람과의 실랭이가 싫어서였는지 나를
사온 값의 반도 안 되는 이백불에 그만 넘기고 말았다.


별로 슬프지는 않았다.
앞집 사람이 나를 데리고 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가축 병원에 입원시킨
일이었다. 거기에 4박5일 있으면서 피부병을 치료 했다. 퇴원 후, 앞집
사람은 나를 잘 돌봐줄 새 주인을 몰색하기 시작했다. 그 집 안에는
이미 작은 애완견 두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뒷마당은 나같이 큰 개가
살기에는 너무 좁다고 했다.


그래서 친절한 그녀는
도버만 클럽에 전화를 해서 좋은 주인을 찾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때마침
한 농장 주인이 다섯살 이내의 건강한 도버만 종을 찾는다고 했다. 그
농장주의 조건은 근육질이 좋은 수컷에 말귀 잘 알아듣는 영리한 놈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 놈이 바로 내가 아닌가. 그러나 앞집 사람의 조건으로는
농장 환경이 개에게 얼마나 자유로운 곳이며 또한 주인과 그 가족들이
동물들에게 얼마나 따뜻한 사람들인지 먼저 만나 보고 결정을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합의 끝에 나를 데리고 가서 상견하기로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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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농장으로 떠나던
날, 날씨는 참으로 화창했다. 앞집 사람의 차를 타고 프리웨이(freeway,
고속도로)를 한 시간 반이나 달려서 도착한 곳은 내게 별 세계였다.
내가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초원에는 금붕어 양어장과 다른 동물들도
있었다.


마중 나온 농장주인
옆에는 생글생글 웃고 있는 쌍둥이 여자 아이들과 나보다 더 키가 큰
저먼 숏 헤드 포인터(German short head pointer) 순종인 벤슨과 그
동생 베일리 그리고 나와 같은 도버만 종인 늙은 랄프가 있었다. 서로가
빠르게 훑어 보는 상견례에서 조금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농장 주인의 얼굴을
보니 다행히 내 눈빛이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나는 얼른 앞집 사람의
얼굴도 살폈다. 그녀의 미소는 아주 밝았다. 서로 인수인계 의사가 확실해진
것이다. 그래서 내 서열은 어디쯤인가 싶어 개들을 둘러 보니 벤슨과
베일리는 내 눈과 마주치기를 꺼리고 있었고 랄프는 위엄있는 모습으로
경고하는 눈빛을 보내왔다.


앞집 주인은 개 등록증,
예방주사 증명서등과 함께 병원 진찰 기록서를 농장 주인에게 넘겼다.
그리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새 주인 말 잘 듣고 행복하게 지내라는
말을 남긴 후 떠나가 버렸다. 가슴이 조금 아팠다.


내가 농장에서 해야
할 일은 양어장에 날아드는 새들을 쫓아 버리는 일이다. 수 많은 양어장
주변으로 특별한 방향도 없이 날아 오는 새들을 쫓아 버리려면 동서남북으로
뛰어 다녀야 했다.


며칠동안 내 훈련을
맡은 벤슨 뒤를 쫓아 다니며 대략 눈치를 잡고 따라 했더니 새 주인이
칭찬을 해주었다. 영리한 나를 알아 주어 기분이 으쓱해졌다. 벤슨과
베일리는 양어장에 잠자리가 정해져 있는데 나는 농장 일에서 은퇴한
랄프가 지내는 언덕 위의 주인집 베란다에 잠자리가 정해졌다. 잘 생긴
내가 대접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더욱 좋아져 갔다.


사건이 처음 일어나던
그 날, 햇빛이 따뜻한 베란다에 누워서 낮잠을 즐기는데 오리가족이
울타리 사이로 빠져나와 꽉꽉거리며 앞뜰을 지나갔다. 나의 단잠을 깨운
그들은 뒤뜰의 영역을 벗어난 것 만으로도 충분히 혼이 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나서 뒤뚱거리며 꼴찌로 지나가는 오리 한 마리를 덥썩 물었다.
또 한번 더 칭찬이 받고 싶어서 마침 현관에 나오는 주인에게 갖다 받쳤다.
그런데 기겁을 한 주인이 오리를 물고있는 내 주둥이를 내리쳤다. 뭔가
잘못 되었구나 싶어서 입에 문 오리를 내려놓으니 벌써 죽었다.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목덜미를 물었을 뿐인데 그렇게 허무하게 죽어 버리다니,
몸둘 바를 몰라 당황하고 있었는데 쌍둥이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나와
축 늘어진 오리를 이리저리 살펴 보더니 그만 울상이었다


.곧 이어 주인 여자도
나오더니, 아이고 불쌍한 우리 오리하면서 두 마리가 여우에게 잡혀
죽더니 또 한 마리가 저 놈의 개에게 잡혀 죽었네 하며 내게 삿대질을
해대었다. 주인 남자는 내 목을 질질 끌고 가더니 놀라서 꽥꽥거리는
나머지 오리들을 가르키며 쟤들은 우리 가족이니 쫓으면 안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무슨 망신인가 싶어서 기가 팎 꺽인 나는 베란다의 내 자리로
돌아와서 생각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사실 고백하건데, 요 며칠 새벽
사이에 뒤뜰에서 새들이 쪼아 먹으려던 오리알을 내가 먼저 깨어 먹어
보았었다. 큼직하고 쫀득쫀득한 노란자가 정말 맛있었다.


그러나 아침에 주인
여자가 내가 먹어 버린 오리알을 사방으로 찾아다니는 것을 보고서야
여기 집오리가 제 멋대로 돌아 다니며 낳는 알들이 주인들의 음식이라는
것을 알아 차렸다. 저 아래 양어장에도 좀 다르게 생긴 오리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쫓아 버렸을 때는 야단맞지 않았었다. 더 헷갈리는 것은 새들이었다.
주인이 새벽에 일어나면 나무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새들에게 제일
먼저 모이를 주었다. 몸집이 작고 색깔이 예쁜 이 새들을 한번 쫓았다가
주인에게 혼이 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양어장에 금붕어 훔쳐 먹으러
오는 부리가 긴 새들은 쫓아버려야 했다. 그들이 도둑이라 해도 잡아
죽여서는 안되고 돌아다니는 뱀 또한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 시간이
나면 집동물과 야생동물의 차이점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연구도 해 보기로
했다. 두 번째 사건이 일어난 것은 나의 장난끼 때문이었다.


나를 데려다 준 앞집
사람에게서 처음 몇 번은 내 안부를 묻는 전화가 오곤 했지만 그저 잘
있다는 소식에 안심을 하고 더 이상 연락이 오지 않을 즈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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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나는 내 눈앞에서
풀을 뜯고있는 한 무리의 양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언제 봐도 양들은
참 재미있게 생겼다. 스무 마리쯤 되는 그 무리 속에는 흰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었는데 어떤 놈은 정말 웃기게 못 생겼다. 그런 놈을 좀 놀려주고
싶어서 근처로 어슬렁거리며 가보니 무리 전체가 나를 슬금슬금 피했다.


약이 올라서 따라가니
허둥지둥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내 실력을 보여 주고 싶어서 그들 주위를
몇바퀴 달리며 시위를 해 보았다. 그랬더니 흥분한 양들이 후다닥거리며
사방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화가 난 나는 비호처럼 날아서 그 중 한
마리를 잡아 눌렀다.


그 때 집 쪽에서 멈추라는
주인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나는 말 잘 듣는 개여야 했으므로 우뚝 멈추어
서서 주인이 날 잡으러 올 때까지 기다렸다. 주인이 내려와서 넘어져
있는 양을 일으켜 세우니 벌써 목줄기에는 피가 흥건히 흐르고 있었고
앞다리는 부러져 있었다. 이미 가망이 없었다. 정말 나는 맹세코 양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주인은 그런 나를 믿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가축을
쫓으면 안된다는 강도높은 잔소리로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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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양어장 안을
순찰하다가 코이 한 마리가 튀어 나와서 풀섶에 말라 죽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씹어 보았더니 꽤 맛이 있었다. 옛 주인이 주던 팔 상표
깡통음식 생각이 났다.


단백질이 7% 밖에 안되는
깡통음식은 집안에서 노는 애완견들이나 먹는 음식이라지만 아주 맛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같은 농장 개들은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서
에너지 공급원인 단백질이 22%나 되는 럭키 독 상표의 마른 비스켓 음식을
아침 저녁으로 두 번 주었다. 건강 식품이 대개 그렇듯이 맛은 별로였다.


아무튼 코이 맛을 한번
본 나는 밤에 잠을 자다가도 출출해지면 양어장으로 내려 갔다. 헤엄이라면
나도 자신이 있었으므로 울타리 개구멍으로 들어가서 먹을만한 것을
건지곤 했다. 코이는 너무 빨라서 잘 잡혀주지 않고 블랙무어는 시커매서
맛없게 생겼지만 오렌지 빛깔의 코멧은 먹을만 했고 팬테일은 느림보들이어서
잘 잡혔다. 그렇게 포식을 하고 집에 올라오면 다들 잠들어 있어서 아무도
몰랐다.


사람들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지 말라는 말들은 하지만 개에게 생선가게를 맡기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루 두끼 식사 외에도 밤참으로
금붕어를 잡아 먹고 새벽엔 간식으로 오리알을 주워 먹으니 참으로 행복한
나날이었다.


세 번째 사건은 나의
운동때문이었다. 몸이 너무 불면 관절염이 올 수도 있으므로 주인이
안볼 때 살짝살짝 양들과 놀면서 몸을 풀곤 했다. 그 날도 주인이 출타한
틈을 타서 신나게 양들을 쫓아 다녔다. 지난 번 일을 거울 삼아 양들을
다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달렸는데 사방으로 쫓기던 양들이 급기야
뒷산 숲으로 도망갔다. 따라들어가 보니 나무 뒤에 숨어 있던 양 두
마리가 나를 보고 깜짝 놀라서 다시 도망 치려다가 그만 물 웅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우리들이 달음박질을 해 대는 것을 본 쌍둥이 아이들이
숲속까지 쫓아와서 물에 빠져있는 양을 보더니 엄마를 데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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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따라온 벤슨이
나를 미친 놈 보듯 했다. 날은 저물어 가는데 세 모녀가 함께 온갖 방법으로
물에 푹 젖은 무거운 양을 물가로 끌어 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 마리는 익사하고 말았다. 세모꼴 눈으로 나를 흘겨보는 주인
여자가 너무 무서워서 옆집 농장으로 도망을 쳤다.


다음날 옆집 주인에게
잡혀서 다시 돌아온 나는 다시는 양들을 쫓지 않겠다는 약속도 하고
맹세도 하였다. 내가 아무리 후회를 해도 숲속으로 도망간 양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니 두어번쯤 그들 몇이 산에서 내려와 살그머니 농장을 기웃거리기는
했는데 나를 보자마자 기겁을 하고 다시 산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주인 가족들은 숲속으로
양들을 찾으러 다녔다. 그러나 늘 헛걸음이었다. 며칠 후 3km나 떨어진
이웃에서 양들을 보았다는 연락을 받고 몇 마리의 양이라도 농장 쪽으로
몰고 오려고 시도를 했으나 실패를 하고 말았다. 풀을 뜯어 먹어야 할
양이 없어 졌으니 농장의 풀들은 사방에 비쭉비쭉 자라고 있었다. 그
넓은 곳을 잔디 깎는 기계로는 엄두를 못 내더니 마침내 주인네가 캐쉬미어
고트 암컷 일곱 마리를 새로 구입해 왔다. 머리 양쪽에 휘어진 뿔이
염소와 같았으나 몸의 털은 윤기나게 부드럽고 아름다웠다. 꼬불거리며
더럽게 뭉친 양털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운명의 마지막 날이
된 그날도 나는 새로 온 예쁜 캐쉬미어들과 놀고 싶어서 온 몸이 간질거렸다.


그러나 주인은 나를
근처에도 못 가게 했다. 개를 묶어두면 사나와 진다고 해서 나를 묶어
두는 대신에 캐쉬미어들을 한 양어장 울타리 안에 가두어 두었다. 나는
출입 금지였다. 그런데 주인이 출타를 했다. 그 기회를 잡아 나만 아는
개구멍으로 들어가서 그들 가까이 다가 갔더니 나를 피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좋아서 계속 따라 갔더니 아예 달아 나기 시작했다. 자존심이
상한 나는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나도 모르게 한놈을 덮쳤다. 정신을
차려 보니 그 놈은 이미 죽어가고 있었다.


아, 미칠 일이다. 왜
이런 사고가 자꾸 일어난단 말인가. 그런데 이번에는 건너편 양어장에서
일하던 사람에게 현장을 목격 당하고 만 것이다. 이제 나는 죽었구나
싶어서 돌아올 주인의 처분만 기다렸다. 그러나 그 이튿날 주인 가족들은
내게 말이 없었다. 호통도 없고 설교도 없고 눈흘김도 없었다. 나를
쇠줄에 매어만 놓고 다들 모른 척 했다. 왠지 불안했다. 주인네가 나를
영영 포기 했다는 것을 안 것은 며칠 지나서였다. 주인이 나를 스테이션
왜건에 태우더니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그 곳은 ‘독 파운드(Dog
Pound)’ 개 수용소였다. 대부분 주인도 없이 거리를 헤매고 있는 불량개들을
붙잡아 오는 곳인데 우리에 갇혀서 밥만 먹고 지내다가 모범견이 되면
간혹 좋은 가정에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포악한 개나 나같이 개선의
희망이 없는 개들은 사형시키기도 하는 곳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 주인은
도버만 클럽에 연락해서 나를 다시 데려가 줄 사람을 찾았지만 피를
한번 본 범죄자는 그 습성을 버릴 수가 없다 하여서 아무도 원치 않는다고
했다. 나는 오리 한 마리와 양 두 마리 그리고 캐쉬미어 한 마리를 살해한
죄, 게다가 열 여덟마리의 양들을 산속으로 쫓아 버려서 야생으로 만들어버린
죄가 컸다. 일상의 편안함에 빠져 있을 때에 잘할 것을... 나는 가슴
저리게 후회를 했지만 이미 늦었다.


내 전생은 무엇이었기에
개로 태어 났는가. 이렇게 금생을 끝내고 나면 내생에는 또 무엇으로
태어날 것인가. 내게 물려 죽은 오리로 태어날 것인가. 아니면 내게
쫓겨간 양으로 태어 날 것인가. 내겐 사람으로 태어날 기회는 없는 것인가.
단 한번이라도 사람으로 태어날 수만 있다면... 그 몸을 받아 참회하면서
공부를 해볼 터인데.- 옮긴이: 눈 흘기던 농장의 주인 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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