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의 공기는
시원함보다는
차가움이 느껴진다.
공기의
차가움을 뒤로 한 채
바삐
움직이는 차창밖으로 보여지는 세상의 풍경은
때로는
먼 거리에 시선이 머물고
어딘가에
있을 그곳으로 자꾸만 앞서간다.
축서사의
안개와 지는 해의 풍광이 좋아
카메라를
들게 되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서툰 사진사지만
축서사의
우리 노보살님들
모두가
협조적이다.
팥죽에
넣을 새알 만들기에 손놀림이 바쁘시지만
포즈를
취해주신다.
한수
더 흥을 돋우시기를,
TV
프로그램 ‘6시 내고향’에
나오는
거라며 격려해 주신다.
검은
막을 치며 새알 뜨는 장면을 찍으려고 하는데
“아이고,
팔이야. 아직 멀었나, 젊은 보살?”
“죄송합니다.
조금만 있으면 됩니다.
제가
이것 끝나면 뽀뽀 열 번 해드리죠. 하하”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되어버린다..
불자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딸처럼 며느리처럼
대해
주시는 분들을 만날 수가 있었을까.
도착한
시간은 아침 아홉시를 조금 넘고
신도분들은
동지 팥죽 끊이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축서사의
모습은 항상 정갈하다.
목탁소리는
내 정신을 깨우기 정신이 없고…
아…
이 맑은 소리가 가슴에 스며든다.
마음자리
어지러울 때마다 이곳을 찾았었는데...
이번엔
오랜 시간 집을 비운사람처럼
내
설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한참을
합장하며 절을 했다.
내
탁한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 잡기 위해서...
이
모든 것이 작은 여유로움이거늘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주 찾지못하고 게으름을 피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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