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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일이 다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을. . .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한 송이 들꽃이 피고 지는 것도, 하물며 바람따라 지는 낙엽이라 할지라도
 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요.
 
 바위틈에 씀바귀 꽃이 
피었습니다.
 
 이 무렵이면 낯가리지 
않고 아무 곳이나 뿌리내려 피는 천박한 꽃이지만 다 나름대로 존재의
 의미를 가지고 있겠지요. 이 하찮은 풀꽃도 우주의 생명을 부여받아
 계절의 질서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 ........................그런
 생각을 하니 나의 존재가 참 소중하다는 자기 발견을 갖게 합니다.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 먼 시원始原에서 출발한 우주 생명이 나에게까지 이어졌는데,
 그 속에는 분명 이 세상에 태어날 수밖에 없는 소중한 인연이 있고 내가
 해야할 중요한 일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생명이 가득한 숲길을 
걸어가며 이 모든 것들이 먼 옛날 우주로부터 생명을 부여받아 지금
 내 곁에 있다고 생각하니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 생명을 바라보는 
나는 더욱 소중한 존재이겠지요.
 
 며칠 동안 내 하찮음이,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가 사라집니다.
 
 씀바귀 꽃이 씨앗을 
맺었습니다.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 
따라 흩날립니다.
 
 그 흩날림이 누가 의미 
없다고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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