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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호및지난호

무상(無常)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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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강문 (경북 영주) 작성일06-01-23 17:55 조회2,4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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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이었다. 나는
문득 한 가지를 강하게 깨닫게 되었다. 바로 내가 죽는다는 사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루와 같이 일어났다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금강경에서
얘기하는 ‘모든 법은 꿈이며 환(幻)이며 물거품이며 그림자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도 같다’는 것의 내용이 이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느닷없이 깨닫게 된 ‘모든 것이 죽는다, 나 역시 죽어서 사라진다’라는
사실은 내게는 매우 선명한 자각(自覺)이었고, 충격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나는 그후부터 삶의 의미를 잃고 한동안 무척 방황했다. 모든 것이 물거품일뿐이고
허망할 따름인데, 내가 왜 살아야 하나? 내가 왜 일해야 하나? 내가
왜 수행해야 하지? 왜 이렇게 힘들게 노력해야 하지? 내가 몇 년 간
강하게 붙들고 있던 삶과 수행에 대한 절박한 믿음과 애정이 완전히
다 끊겨버렸다. 눈물도 나지 않았다. 다만 황폐함과 의욕상실의 나날들이
계속 이어졌다.


그러다가 그간
쌓아온 수행이 헛수고가 되겠구나 하는 위기감을 느끼고 죽을힘을
다해 수행하여 허망하다는 ‘헛생각’을 떨쳐버렸다. 그러자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곧 떠나가야만 하는 이 세상이 그토록 아름답게 보일
수가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눈물이 나도록 좋고 진실로 사랑스러웠다.
내 마음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따뜻함과 선의와 사랑과 진실함으로
가득 찼다. 유한(有限)한 생애, 살아 있는 동안 마음껏 사랑하고 눈물이
나도록 기쁘게, 아름답고 가치 있게 살아야 할 것 아닌가. 어쩌면 이것은
무상(無常)이 주는 또 다른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


나는 수십 년
내에 이 세계에서 사라질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는 매 찰나마다
참으로 가치 있게 존재한다. 무상(無常)이 주는 이 소중한 가르침이
진실로 아름답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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