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을 쌓는 불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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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명인행(경북 영주) 작성일06-06-11 14:56 조회3,061회 댓글0건본문
내공을 쌓는 불교대학
이명인행 (경북 영주)
매주 목요일, 축서사 불교교양대학 수업이 있는 날이다. 오늘은 통도사와 해인사 강원에서 중강(中講)을 맡아 보셨다는 기후 스님이 반야심경 강의를 하신다고 했다. 중강이란 강원의 1~2학년 학인 스님들을 가르치는 강사를 뜻한단다. 불보종찰 통도사, 법보종찰 해인사에서 출가한 스님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시던 스님께서 우리 불교대학 학생들을 가르쳐 주신다니 생각만 해도 기쁘고 전율이 일어날 만큼 환희롭다. 불교에 대해서 많은 것은 모르지만 신심 하나는 그래도 깊다고 자부하는 나인데, 막상 불교대학에 입학해 보니 그것도 자만심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는 것 알게 되었다. 6기 도반님들 하나 같이 그렇게 열심일 수가 없다. 아직은 얼굴도 다 모르고, 이름은 더더욱 못 외우지만 정말 좋은 도반으로 함께 했으면 좋겠다.
저녁 6시 40분쯤 불교대학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분들이 와 계신다. 저녁은 드셨을까, 종일 일하시느라 힘들었을 텐데 퇴근 후에 불교대학에 오시다니, 정말 대단하시구나……! 가슴 설레는 예불이 끝났다. 지심귀명례 하고 예불을 드릴 때면 왜 그렇게 가슴이 찡한지 모르겠다. 이런 것도 불심이라고 하는 건가 싶다.
강의를 시작하신 기후 스님은 우리에게 ‘이 자리에 왜 모이셨습니까?’하고 묻는다. 기후 스님은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이 ‘인연’으로 인한 것이며, 행복을 찾기 위해 온 것이라 하셨다. 그런데 삶은 시간과 공간을 흘러가는 진형행으로 그 속에서 변하지 않는 실체를 끄집어 낼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라 하셨다. 그러므로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라는 집착, ‘내 것’이라는 집착 ‘나의 집’, ‘나의 자식’이라는 집착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에 너무 굳게 매여 있는 삶을 살기 때문에 괴로움과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논리는 다 아는데 실천적으로 잘 안 되지요? 그게 문제입니다. 종교는 관념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적은 실천입니다. 생활 속에 실천되어야 비로소 종교가 완성되는 겁니다. 배움이 자기화해서 생활에 실천이 될 때 올바른 불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것이 신해행증(信解行證)입니다. 그러면서 고통이 사라진 희망의 세계로 가게 되는 겁니다.”
집착할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 반야심경의 본질이라고도 하셨다. 반야심경은 대승불교의 시작인 금강경의 축소판이란다. 금강경의 모든 도리가 반야심경 안에 압축되어 들어 있다는 말씀이다.
또 중국 현장 법사님이 인도에서 부족민에게 제물로 잡혔다가 반야심경을 한 번 외우고는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살아난 이야기를 해주시며 불가사의한 위신력도 대단한 경전이니 꼭 자주 외우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을 들으니 정말 그럴까 싶은 생각이 나면서도 마음 한 켠에 믿음이 생기고 안심이 된다. 세상에서 제일 든든한 부처님 빽을 얻는다면 무서울 게 무엇이 있으랴 싶은 거다.
기후 스님은 불교 공부할 때 너무 어렵다는 생각도 버리고, 너무 쉽다는 자만심도 내지 말고 ‘허심(虛心)’으로 진실하게 공부하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좌선하고 명상하여 안에서부터 힘을 쌓으라고, 즉 ‘내공(內攻)’을 쌓으라고 하셨다. 하루에 열 번씩 합장을 하고 반야심경을 외우라는 숙제와 한 번씩 반야심경을 쓰라는 숙제를 내주셨다. 스님께서는 우리 6기생들 모두에게 당신 사비를 들여 반야심경 사경 노트도 한 권씩 나눠 주셨다. 너무나 고마웠다.
수업이 파할 무렵, 질문을 받으시겠다던 기후 스님께서 갑자기 수업 내용에 대한 질문을 던지셨다. 학생 가운데 한 사람씩 지목해서 질문하시는 게 여간 예리하신 게 아니다. 대강 졸면서 듣다간 큰일 나겠구나, 정신이 번쩍 든다. 스님께서 그렇게 질문하며 수업을 챙겨주시니 알찬 강의가 될 것 같아 기분은 좋다. 1년이 지난 후 나도 부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좋은 불자로 성장해 있었으면 좋겠다.
이명인행 (경북 영주)
매주 목요일, 축서사 불교교양대학 수업이 있는 날이다. 오늘은 통도사와 해인사 강원에서 중강(中講)을 맡아 보셨다는 기후 스님이 반야심경 강의를 하신다고 했다. 중강이란 강원의 1~2학년 학인 스님들을 가르치는 강사를 뜻한단다. 불보종찰 통도사, 법보종찰 해인사에서 출가한 스님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시던 스님께서 우리 불교대학 학생들을 가르쳐 주신다니 생각만 해도 기쁘고 전율이 일어날 만큼 환희롭다. 불교에 대해서 많은 것은 모르지만 신심 하나는 그래도 깊다고 자부하는 나인데, 막상 불교대학에 입학해 보니 그것도 자만심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는 것 알게 되었다. 6기 도반님들 하나 같이 그렇게 열심일 수가 없다. 아직은 얼굴도 다 모르고, 이름은 더더욱 못 외우지만 정말 좋은 도반으로 함께 했으면 좋겠다.
저녁 6시 40분쯤 불교대학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분들이 와 계신다. 저녁은 드셨을까, 종일 일하시느라 힘들었을 텐데 퇴근 후에 불교대학에 오시다니, 정말 대단하시구나……! 가슴 설레는 예불이 끝났다. 지심귀명례 하고 예불을 드릴 때면 왜 그렇게 가슴이 찡한지 모르겠다. 이런 것도 불심이라고 하는 건가 싶다.
강의를 시작하신 기후 스님은 우리에게 ‘이 자리에 왜 모이셨습니까?’하고 묻는다. 기후 스님은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이 ‘인연’으로 인한 것이며, 행복을 찾기 위해 온 것이라 하셨다. 그런데 삶은 시간과 공간을 흘러가는 진형행으로 그 속에서 변하지 않는 실체를 끄집어 낼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라 하셨다. 그러므로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라는 집착, ‘내 것’이라는 집착 ‘나의 집’, ‘나의 자식’이라는 집착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에 너무 굳게 매여 있는 삶을 살기 때문에 괴로움과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논리는 다 아는데 실천적으로 잘 안 되지요? 그게 문제입니다. 종교는 관념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적은 실천입니다. 생활 속에 실천되어야 비로소 종교가 완성되는 겁니다. 배움이 자기화해서 생활에 실천이 될 때 올바른 불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것이 신해행증(信解行證)입니다. 그러면서 고통이 사라진 희망의 세계로 가게 되는 겁니다.”
집착할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 반야심경의 본질이라고도 하셨다. 반야심경은 대승불교의 시작인 금강경의 축소판이란다. 금강경의 모든 도리가 반야심경 안에 압축되어 들어 있다는 말씀이다.
또 중국 현장 법사님이 인도에서 부족민에게 제물로 잡혔다가 반야심경을 한 번 외우고는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살아난 이야기를 해주시며 불가사의한 위신력도 대단한 경전이니 꼭 자주 외우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을 들으니 정말 그럴까 싶은 생각이 나면서도 마음 한 켠에 믿음이 생기고 안심이 된다. 세상에서 제일 든든한 부처님 빽을 얻는다면 무서울 게 무엇이 있으랴 싶은 거다.
기후 스님은 불교 공부할 때 너무 어렵다는 생각도 버리고, 너무 쉽다는 자만심도 내지 말고 ‘허심(虛心)’으로 진실하게 공부하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좌선하고 명상하여 안에서부터 힘을 쌓으라고, 즉 ‘내공(內攻)’을 쌓으라고 하셨다. 하루에 열 번씩 합장을 하고 반야심경을 외우라는 숙제와 한 번씩 반야심경을 쓰라는 숙제를 내주셨다. 스님께서는 우리 6기생들 모두에게 당신 사비를 들여 반야심경 사경 노트도 한 권씩 나눠 주셨다. 너무나 고마웠다.
수업이 파할 무렵, 질문을 받으시겠다던 기후 스님께서 갑자기 수업 내용에 대한 질문을 던지셨다. 학생 가운데 한 사람씩 지목해서 질문하시는 게 여간 예리하신 게 아니다. 대강 졸면서 듣다간 큰일 나겠구나, 정신이 번쩍 든다. 스님께서 그렇게 질문하며 수업을 챙겨주시니 알찬 강의가 될 것 같아 기분은 좋다. 1년이 지난 후 나도 부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좋은 불자로 성장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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