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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가치/일관스님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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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6-02-06 11:10 조회3,0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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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 스님 (조계종 포교부장)




한 해가 가고 새해를 맞을 때마다, 세월의 흐름을 유수와 같다고 한 말이 실감난다. 지나가 버린 시간에 대한 어느 정도의 아쉬움을 안은 채, 또 새롭게 열리는 시간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안은 채 새로운 해를 맞이하곤 한다.


누군가는 호들갑스럽다고 할지도 모르나 희망의 색깔은 분홍빛이 아닌가 한다. 어찌 희망을 생각하면서 흥분과 들뜸이 없겠는가. 상기된 마음으로 희망을 품은 사람은 힘든 일도 참고 이기며 거뜬히 해낸다.


이것이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의 아름다움이며 힘이다. 빛이 있는 곳엔 밝음이 있고, 희망이 있는 곳엔 기쁨이 있다.


새해를 시작할 때는 서로서로에게 희망을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어제와 오늘이 똑같은데 무슨 새삼스럽게 희망을 이야기할 것이 있느냐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에게는 희망을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란 한 순간도 없다.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도 있고 힘든 조건들도 많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그 가운데서 희망을 발견해내곤 한다. 희망이 있어야 삶은 생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무리 실낱같은 것이라 하더라도 인간은 희망을 버린 채로는 살아갈 힘을 얻지 못한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적에는 특히 서로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말들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당신에게는 이런 빛나는 장점이 있다고, 올해엔 당신에게 이런 좋은 변화가 오길 바란다고……. 우리 조상들이 해오던 새해 덕담의 전통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 시작되었을 것 같다.


남의 단점을 말하며 비판하기는 쉬워도 장점을 이야기하며 칭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상대방의 장점과 가치를 보는 눈을 뜰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습관이 너무 비판적이고 부정적이라고들 한다. 우리가 남의 단점을 꼬집는 데 더 익숙해져 있는 탓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남의 장점을 말하고, 자신이 말한 희망을 실천하는 쪽으로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가야겠다. 이제부터는 우리도 밝은 생각을 키워보자. 한꺼번에 너무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희망을 말할 것은 너무 많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껏 한꺼번에, 한탕에, 단번에 무엇인가를 얻고 이루려 했기 때문에 희망과 장점을 말할 여유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기쁨과 희망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 일상의 작은 생활 속에, 날마다 행하는 일 속에 기쁨이 깃들어 있다. 이런 생존의 틀 안에서 자기 자신의 존재가치와 장점을 발견하고 키워갈 때 희망과 행복도 누구나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들은 희망과 기쁨과 성공의 눈높이를 너무 높은 데 두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자. 그러면 다른 즐거움과 여유가 보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네 모든 삶의 과정이 다 희망이고, 어떻게 생각하면 모든 것이 다 기쁨이 아닐까.



- 일관 스님 법문집, 날마다 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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