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에 깃든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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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7-29 17:36 조회2,945회 댓글0건본문
찻잔에 깃든 행복
겨울이 늦게까지 이어지는 태백의 준령인 절에서의 봄은 봄이 아니다. 여전히 겨울일 따름이지. 그런 날, 그와 몇몇의 직원들은 업무 차 추위를 느끼며 절을 찾았다. 차창에 기댄 손길마저 차다. 그런 손을 좌우로 포개며 그는 차 안에 동승한 직원들에게 “ 따뜻한 녹차 한잔 마시면 이 시린 손도 금새 따뜻해지겠지?” 그러자 함께 있던 직원이 건넨다. “ 사장님, 그럼 지난번 사장님께서 총무스님께 선물해주신 찻잔에 차를 얻어 마실 수 있겠네요” 하며 반문한다. “ 그렇겠지. 하얀 백자에 마시는 차 맛은 일품일거야 ” 대웅전을 참배 하고 큰스님을 뵌 후, 일행은 약속한 듯이 총무스님의 방으로 향했다. 반색으로 맞이해 주신 총무스님, “ 자~ 모두들 차 한잔씩 드세요 ” 그러나 기다렸던 백자 다구는 눈에 보이지 않고 이전에 쓰시던 짙은 빛깔의 잔에 연록의 찻물이 담겨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 스님, 선물해 드린 다구는 어쩌시구요? ”
“ 아, 보살님! 그거 제 절친한 도반이 다니러 왔다가 맘에 든다고 달라고 하기에 줬어요. 그 도반은 웬만해선 뭘 맘에 든다고 하는 성품이 아니거든요 ”아쉬움과 고마움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스님 역시 다구를 선물한 그와 많이도 닮아 있었다. “ 좋은 거 제가 쓰는 것 보다는 가까운 도반이나 사형이 쓰고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하잖아요 ” 그것이 스님의 대답이었다.
사람마다의 습은 태어나 보태진 것이 아니라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익숙했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선물 받은 다구를 다시 선물할 줄 아는 총무 스님도, 최초의 선물자인 그도, 그 광경을 흐뭇하게 지켜 본 사람들도 실은 선세를 함께한 지순한 인연이라는 것을 높푸른 하늘과 도량과 부처님은 알고 계셨으리라.
겨울이 늦게까지 이어지는 태백의 준령인 절에서의 봄은 봄이 아니다. 여전히 겨울일 따름이지. 그런 날, 그와 몇몇의 직원들은 업무 차 추위를 느끼며 절을 찾았다. 차창에 기댄 손길마저 차다. 그런 손을 좌우로 포개며 그는 차 안에 동승한 직원들에게 “ 따뜻한 녹차 한잔 마시면 이 시린 손도 금새 따뜻해지겠지?” 그러자 함께 있던 직원이 건넨다. “ 사장님, 그럼 지난번 사장님께서 총무스님께 선물해주신 찻잔에 차를 얻어 마실 수 있겠네요” 하며 반문한다. “ 그렇겠지. 하얀 백자에 마시는 차 맛은 일품일거야 ” 대웅전을 참배 하고 큰스님을 뵌 후, 일행은 약속한 듯이 총무스님의 방으로 향했다. 반색으로 맞이해 주신 총무스님, “ 자~ 모두들 차 한잔씩 드세요 ” 그러나 기다렸던 백자 다구는 눈에 보이지 않고 이전에 쓰시던 짙은 빛깔의 잔에 연록의 찻물이 담겨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 스님, 선물해 드린 다구는 어쩌시구요? ”
“ 아, 보살님! 그거 제 절친한 도반이 다니러 왔다가 맘에 든다고 달라고 하기에 줬어요. 그 도반은 웬만해선 뭘 맘에 든다고 하는 성품이 아니거든요 ”아쉬움과 고마움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스님 역시 다구를 선물한 그와 많이도 닮아 있었다. “ 좋은 거 제가 쓰는 것 보다는 가까운 도반이나 사형이 쓰고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하잖아요 ” 그것이 스님의 대답이었다.
사람마다의 습은 태어나 보태진 것이 아니라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익숙했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선물 받은 다구를 다시 선물할 줄 아는 총무 스님도, 최초의 선물자인 그도, 그 광경을 흐뭇하게 지켜 본 사람들도 실은 선세를 함께한 지순한 인연이라는 것을 높푸른 하늘과 도량과 부처님은 알고 계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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