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감정의 원인

정재근 (대체의학 전문가)

중의학에서는 우울한 감정을 여러 가지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중 크게 두 가지로 그 원인을 구분해보면, 하나는 마음의 원인인 과도한 정신자극으로 인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물질적 원인인 관련 장부의 기운동(氣運動)이 원활치 못해서입니다. 간단히 생각하면 마음에서 원인이 되면 마음을 치료해야 할 것이고 장부의 원인으로 인한 것이면 장부를 바로 잡으면 될 것입니다. 마음에서 오는 원인을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신의 성향과 수양상태에 따라서 기인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회적 요건 중에 잘못된 관습이나 상식 등 타인으로 인한 경우도 맞물려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떤 한 개인에게 주어지는 주위 사람들의 강요나 압박, 혹은 사랑과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말들과 간섭, 그리고 현실을 돌아보면 아직은 우리사회에 여러 부분들이 한 개인에게 화병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요지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르고 했던 알고 했던지 간에 어떤 한 사람을 곤경에 처하게 하면, 당한 사람이 지혜와 자비가 구비되지 않는 한, 또다시 그 앙갚음을 되돌려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비단 불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알만한 것입니다. 또, 우울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부분 중에서도 이러한 주위 환경의 개선이나 탈피가 가장 어렵게 여겨지는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우울증이나 화병을 이제는 개인이나 의사의 능력에 의존해 풀 수 있는 문제로만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바로 공동의 문제로 삼고 풀어나가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이제는 세상이 매우 빠르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교육수준도 갈수록 높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발맞추어 좋은 수행공간이 널리 보급되고 어디에서나 마음만 먹으면 그것을 배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물질이나 쾌락에 치우침을 극복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로 말미암아 지혜로운 사람들이 주위에 점점 많아지게 되고 사회나 가정에서 주는 화병이나 우울증의 원인도 줄어들어, 더 밝은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