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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호및지난호

옴남 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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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6-11-23 15:31 조회4,0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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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남 불공

불공을 드리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높은 절이 있었다. 주지스님이 출타한 어느 날
평소 시주를 많이 한 신도내외가 중요한 불공을 드리러 왔다. 큰 스님이 안 계신다는 것을
확인한 그들은 큰 실망감으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 때 큰 스님 시봉이 생글생글 웃으며
자신있게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저도 불공을 잘 할 수 있습니다.”

“동자스님이 무슨 불공을...”

“아닙니다. 정말 염려 놓으십시오.”

썩 내키지는 않았으나 할 수 없이 불공을 드리기로 했다. 시자는 평소 마지 올릴 때 많이 들은
‘옴남’ 이라는 말이 생각나서 한 시간 가량 ‘옴남’만을 읊었다. 찝찝하던 마음에 불안감을 더했다. 저런 불공도 다 있는 가? 그럭저럭 불공을 마치고 시큰둥한 모습으로 산을 내려오다가 주지스님과 마주쳤다.

“아이고, 오랜만이라 퍽 반갑습니다.”

“우린 반갑지도 않습니다.”

“왜 말을 그렇게...”

이에 신도내외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다 듣고 난 주지 스님,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옆으로 돌리더니 “그렇게도 간절하게 부탁을 했건만,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군.”

“무슨 일을요 ?”

“그 같은 중요한 불공은 아무에게나 해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건만, 쯧쯧”

“큰 스님 감사합니다. 큰 스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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