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법회 자원봉사에 참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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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7-11-21 14:58 조회3,121회 댓글0건본문
심자재 (경북 봉화)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일찍부터 남편과 딸의 출근전쟁이다. 어린 딸이 벌써 사회 초년생이 되어 쫄랑쫄랑 아빠 뒤를 따라 출근하는 것을 보며 대견함에 웃음이 흐른다.
9시 정각.
벽에 걸린 비로자나부처님을 모시고 조용히 백팔배로 나만의 하루가 시작 된다.
참선이란 말이 아직은 잘 와 닿지 않는 초보자이기에 처음 법회에 등록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다.
‘나 같은 것이 감히 선이라니.’
처음 법회가 열리던 날!
큰스님께서 주신 화두는 어디로 가고, 내려앉는 눈꺼풀이 얼마나 야속하게 느껴지는지 몰랐다.
이야기하며 노닥거리며 지새우던 밤은 짧기만 하더니, 하룻밤이 그렇게 길어 보이긴 진짜 처음이었다.
허리는 아파오고, 다리는 저려오고 내가 이 시간에 왜 여기에 있나? 무엇을 얻으려고 여기에 있나? 옆에 앉은 처사님은 무얼 생각하실까? 앞에 앉으신 노보살님은 신심이 얼마나 깊으실까? 신심 깊으신 사무국장님은 화두를 잡고 계시겠지.
앉아 있는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옆에 계신 연세 드신 어른들도 저렇게 꼿꼿이 앉아 기도를 하고 계시는데 젊디젊은 나는 헛된 공상, 망상으로 하룻밤을 허수아비 앉아있듯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니….
2회, 3회의 시간을 보내고서야 나도 어른들의 대열에 조금씩 끼어듦을 알았고 그 맛(?)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도가 끝나는 3시쯤이면 몰려드는 피로도 있지만 할 수 있다는 성취감과 가슴 뿌듯함, 복잡하던 머리가 맑아지고 있음을 가만히 느낀다.
멀리 서울에서 오시는 신도님들, 대구에서, 부산에서 가족들의 손을 잡고 좋은 법문, 좋은 참선기회를 놓치지 않으시려 밤늦게 달려오시는 신도님들을 볼 때 너무 너무 존경스러웠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스스로가 만든 철창 속에 갇혀서 혼자 비교하고, 혼자 열등감에 사로잡혀 우울증에 빠졌네, 어쩌네 하는 것을 보면 그 인생이 참 가엾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참선 법회 같은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때 자기 자신도 비춰보고 남도 배려하는 그런 지혜로운 삶을 살았으면 하고 권하고 싶다.
오늘도,
“노보살님들은 빨리 오시더라. 우리가 일이 손에 익었으니 빨리 가서 명찰도 찾아 드리고 접수도 봐 주세.” 하는 남편의 말에 천상천하 부처님 아니 계시는 곳 없다더니 내 옆에도 부처님이 계시구나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절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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