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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익은 보리가 들불에 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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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7-11-21 13:54 조회2,9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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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보리가 들불에 타듯이

 

한 바라문에게 딸이 있었는데, 소녀는 열다섯 꽃다운 나이로 아름답고 총명한데다 말에 거리낌이 없는 변재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녀는 몹쓸 병에 걸려 치료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채 이내 죽고 말았습니다. 마치 잘 익은 보리가 들불에 모조리 타버린 것과 같았답니다.

바라문은 자식의 갑작스런 죽음에 정신을 잃고 마치 미친 사람과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법을 설하여 사람들의 근심을 잊게 하고 걱정을 덜어주는 성인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성인을 찾아갔습니다.

“저는 무남독녀 외동딸 하나만을 믿고 사랑하면서 온갖 근심을 잊은 채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애가 갑자기 몹쓸 병에 걸려 저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그 애 일만 생각하면 가엾어 미칠 것 같습니다. 원컨대 저를 굽어 살피시고 깨우쳐서 이 근심의 매듭에서 풀려나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바라문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세상에는 오래 가지 못하는 네 가지 일이 있소. 항상(영원)하는 것은 반드시 덧없이 되고, 부귀는 반드시 빈천하게 되며, 한 번 만난 사람과는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건강한 사람도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이오.”

바라문은 이 말을 듣고 곧 마음이 열리어 근심과 슬픔의 매듭이 풀렸습니다. 그리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덧없음(無常)을 꾸준히 생각하다가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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