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고 비우는 바루의 마음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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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상혜(사찰 요리 연구가) 작성일07-08-10 14:27 조회3,271회 댓글0건본문
제가 불법에 들면서 기도를 시작했을 때, 기도가 간절하지 못한 까닭을 잡생각이 많은 탓으로 돌렸는데, 이 역시 정갈한 공양을 하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현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일반 요리에서 사찰음식을 공부하게 되고, 식생활 역시 사찰음식으로 바뀌어가면서 점차 기도에 임하는 마음도 달라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 어느 스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젊은 시절 노장스님께서 “이것은 논 두마지기보다 귀한 것이야.” 하며 바루를 하나 건네주셨답니다. 그 발우는 얼마나 컸던지 공양 때면 아무리 적게 담아도 하판에서 밥이 모자라 다시 돌아오면 조금씩 덜어내어주곤 했다지요. 그러다가 어느 날엔 아예 바루를 홀랑 뒤집어 밥을 몽땅 덜어주어야 했는데, 그제서야 ‘아하‥’ 싶더랍니다. 바루가 바로 ‘만발공양’임을 알게 되었던 거지요. ‘비움이 곧 채움’임을, ‘크게 채울수록 크게 비워야 한다’는 바루의 정신을 알았던 것입니다. 아침저녁 식단에서 자극적인 오신채를 피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우리 몸이 먼저 알아차립니다. 이제 생활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요리를 알려드리니 한번씩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단호박 더덕전(4인분)
⊙ 재료
단호박1/4통·더덕1줌·죽염약간·청고추1개·포도씨기름1/2컵·참기름1큰술
⊙ 반죽
우리밀밀가루1컵·전분가루1큰술·채수1컵
⊙ 만드는법
① 단호박은 껍질을 벗긴 다음 찜솥에 찐 다음 뜨거울 때 채에 내린다.
② 더덕은 껍질을 벗긴 다음 소금물에 20분 정도 담궈둔다.
③ 소금물에 담궈두었던 더덕은 물로 헹군 다음 곱게 찢어 둔다.
④ 청고추는 씨를 제거하고 곱게 다진다.
⑤ 포도씨기름과 참기름을 섞어 기름을 만들어둔다
⑥ 볼에 우리밀 밀가루와 전분가루 채수를 섞은 다음 체에 내린 단호박과 더덕채, 청고추를
섞어 반죽을 만들어 둔다.
⑦ 달구어진 팬에 한 입 크기로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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