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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공덕의 성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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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7-11-21 15:56 조회3,8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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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공덕의 성취

 

                                                                                     광우스님 (통도사 중강)

 

일반적으로 스님들의 법문과 불자들 사이에 주고받는 절집의 말 가운데 ‘공덕’이라는 말은 범어로 ‘Guna’ 구나라고 하며 뜻은 ‘부지런히 수행하면 복덕을 얻게 된다, 는 정도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저의 기억의 창고를 살펴보니 공덕에 관한 이러한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 이야기는 바로 벽암록의 으뜸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양무제 달마대사에게 묻다’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열렬한 불교신자였던 양무제는 수많은 절을 짓고 수십만의 승려를 출가 시켰는가 하면 경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자신이 직접 강의를 하기도 하고 주석을 달기도 하였습니다.

그즈음 유명한 달마대사를 만나게 됩니다. 양무제는 달마대사를 만나 “짐은 수많은 사찰을 건립하고 부처님을 조성하였으며 경전을 독송하고 사경하였으며 많은 승려를 출가하게 하고 공양을 올렸는데 그 공덕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달마대사는 잠깐의 망설임 없이 “아무런 공덕이 없다.”라고 대답합니다.

우리는 흔히 부처님을 조성하고 가르침을 받들며 스님들께 공양하는 것, 다시 이야기 하면 삼보에 대한 공경과 공양은 공덕 가운데서도 으뜸의 공덕이라 알고 있는데 달마대사는 아무런 공덕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양무제는 달마대사의 대답을 듣고 망연자실 합니다. 그 이유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공덕을 칭송하고 찬탄하였지 누구도 아무런 공덕이 없다고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주변에도 상황은 다르지만 현대의 양무제와 같은 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내가 사찰을 건립하는데 얼마를 시주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 자기는 요즘 금강경을 공부하고 사경을 몇 번을 하였으며 몇 번을 독송한다고 뽐내는 사람, 나는 큰 스님을 알고 그 스님께 무엇을 공양하였다고 자랑하는 사람 등등 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덕은 금강경의 말씀처럼 윤회를 계속하는 작은 공덕일 뿐 영원한 해탈을 기약하는 근본적인 공덕이 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무엇을 하였다”하는 순간 그 무엇에 집착하기 때문이지요. 화엄경에서 깨달음의 단계를 설명 하는 중에 “열 가지 믿음이 완성되어야 열 가지 실천이 완성되고 열 가지 실천을 회향하여야 비로소 보살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는 것에서도 텅 비어야 충만할 수 있음을, 집착이 없는 공덕을 쌓음이라야 참다운 공덕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찌해야 참다운 공덕을 쌓을 수 있을까요? 공덕이라는 말을 설명하는 어록에 보면 다음과 같이 공덕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쁜 것은 일어나는 순간순간 없애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을 功 힘씀이라 하고, 행위마다 옳은 것에 부합되는 것을 德이라고 한다.” 하였으니 불자들은 실천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열 가지 바라밀을 다음과 같이 닦음으로 참다운 공덕을 지어야 하겠습니다.

베풂에 있어 마음에 아쉬움이나 바라는 것이 없어야 참다운 布施요,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잘 구분하되 얽매이지 않아야 참다운 持戒며,

인내함에 있어 억누름이 아니라 진정한 참음이 될 수 있어야 참다운 忍辱이며,

실천함에 게으르거나 물러남이 없어야 참다운 精進이며,

고요함이 찰나가 아닌 영원일 수 있어야 참다운 禪定이며,

치우침이 있는 지식이 아닌 평등한 지혜가 되어야 참다운 智慧이며,

상황에 따라 바뀌는 방편이 아니라 영원할 수 있어야 참다운 方便이며,

나를 위한 서원보다는 남을 위한 서원이라야 참다운 誓願이라 할 것이며,

작은 장애에 멈추는 원력 보다 큰 장애에도 끄떡없어야 참다운 願力이며,

이 모든 것을 실천하면서도 조금도 걸림이 없어야 참다운 智慧이다.

이와 같이 바라밀을 실천할 때 참다운 공덕이 성취되어서 영원한 니르바나의 세계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달라이 라마의 입보리행론 강의 중의 말씀을 전하며 공덕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다른 모든 선업들은 마치 파초와 같아서

열매를 맺는 즉시 시들어 버리지만

그러나 보리심의 나무는 항상 푸르러

열매를 맺을 뿐 아니라 끊임없이 성장하네.

바라밀을 실천한 결과인 참된 공덕은 파초와 같이 금방 시들어 버리지 않고 한 겨울 삭풍에도 푸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와 같이 영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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