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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의 요체, 법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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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8-02-22 16:38 조회3,9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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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의 요체, 법계도

 

                                                                                 이광세 (경북불교대학 강사)

 

일승법계도 (법성게)

불교의 심오한 철학(哲學)과 우주 만유의 현상을 가장 고차원적인 이론(理論)으로 설하고 있는 경전이 대방광불화엄경으로서 수많은 경전 가운데 화엄사상을 가장 핵심으로 담고 있다.

이러한 화엄교학을 가장 잘 함축하여 그 요체를 나타내 놓은 것이 이백 열자, 30구의 법성게이다.

법성게(法性偈)의 원래 이름은 화엄일승법계도시인, 화엄법계도, 해인도, 일승법계도합시일인(一乘法偈圖合時一印)등으로 불려진다.

법성게는 삼관(三觀)의 심오한 뜻을 포괄하고 있으며 육상원융(六相圓融)과 열 가지 십현문(十玄門)의 아름다움을 드러내어 화엄사상을 훌륭하게 나타내는 게송으로서 많은 중생들의 마음이 되는 삼세제불과 보살들의 도장이라 할 수 있다.

부처님이 성도(成道)하시고 처음 37일간 설법하신 화엄경의 분량(分量)이 얼마나 많은가 하면 오대양(五大洋) 바다 물로 먹을 삼고 수미산으로 붓을 삼아 글을 써도 모자랄 정도로 부사의한 해탈의 경지를 보이고 있다. 이 화엄경 10조 9만 5천 48자의 방대(方大)한 분량의 내용(內容)을 단 이백 열자 칠언 삼십 구절로서 핵심을 밝힌 것이 법성게이다.

2세기경 제8조 용수보살이 화엄경 약찬게를 저술 한 후 1400년이 지나서 서라벌의 의상조사님이 법성게를 저술하셨다. 의상조사님은 스승이신 지엄 스님의 사상(思想)을 충실(充實)히 계승하면서 여기에 지론교학(地論敎學)의 일면(一面)을 반영하고 조사님의 독자적 사유(思惟)를 진전시켜 법성게를 탄생시켰다. 약찬게는 화엄경 39품의 구성만을 저술하였지만 법성게는 화엄경의 내용을 여여하게 표현한 명작이라 할 수 있다.

 

법계도의 저술 경위

법계도의 저술 경위에는 세 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 화엄종의 학적(學的)체계를 이룬 바 있는 지엄 스님은 수현기를 비롯한 다수의 저작을 남겼으나 만년(晩年)에 자기의 사상(思想)을 종요(宗要)의 형식으로 마무리 하시려고 그의 교학(敎學)을 정리하여 줄 것을 명(命)하니 의상조사님이 처음에 대승장(大乘章) 열 권을 지어 지엄 스님에게 교정을 청하니 의리는 합당하나 문장이 옹색하다 하시므로 번거로운 것은 삭제하고 네 권(四券)의 입의숭현장(立義崇玄章)을 저술하시었다. 이는 지엄 스님의 숭현 본래의 뜻을 숭상 하고자 함에서이다.

이를 가지고 지엄 스님과 조사님이 함께 불전에 나아가 ‘언사(言詞)가 성지(聖旨)에 맞으면 글자가 불에 태워도 타지 않도록 하여 주소서’ 하시면서 불에 태우니 다 타고 210자가 남는다.

남은 이백 열자를 주워서 불속에 다시 던지니 역시 타지 않는다. 이를 모아 수일동안 연구하여 7언 30구로 법성게를 저술하니 지엄 스님이 보고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기록(記錄)으로 전한다.

두 번째, 지엄 스님이 화엄경법계무량의(華嚴經法界無量義)를 도표(圖表)로서 제자들에게 설명 하시기를 혹은 둥글게, 혹은 모나게 그리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서 무려 72개의 법계상(法界相)을 만들어 보이셨다.

그것은 조사님은 이 72개의 의지(義旨)를 종합하여 한 그림을 만들어 스승에게 보이시니, 그대의 한 그림이 나의 72개의 그림보다 훌륭하다고 극찬하시면서 그대는 법성의 참뜻과 불법의 참 의지를 통달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여기에다 해석(解釋)을 잘 붙여 30절의 문장을 지으니 이것이 법계도(法界道)이며 다시 주석(註釋)을 붙인 것이 법계도기(法界道記)이다.

세 번째, 지엄 스님 문하에서 수학(修學)을 하고 있을 때 세 번의 기이한 일이 있었다.

첫번째는 어느 날 밤 꿈에 용모가 뛰어난 신인(神人)이 나타나서 이르시기를 그대가 깨달은 정수의 지혜를 저술하여 후세의 많은 사람들이 읽어 깨닫도록 하여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면서 총명약을 주어서 먹었고, 두 번째는 선재동자가 총명약을 10여 개를 주어서 먹었으며 세 번째는 청의동자(靑衣童子)가 지혜(智慧)를 깨달을 수 있는 비결(秘訣)과 총명약을 주어 먹었다.

각고의 수행으로 대각을 이루었는데 천인(天人)으로부터 총명약을 세 번 얻어 먹었으니 더 없이 명석하였을 것이다.

지엄 스님이 이 사실을 듣고 천인이 나에게는 한 번 신령스러운 총명약을 내렸는데 그대에게는 세 번이나 내렸으니 이는 그대가 열심히 수행한 공덕이라고 칭찬하셨다.

 

법계도의 구성과 반시(槃詩)

조사님은 자서(自書)에서 법계도를 저술하신 목적(目的)과 반시(槃詩)를 읽어 나가는 법(法)을 가르치고 있다. 지극히 과학적이고 조직적(組織的)인 법계도의 게송은 중앙의 법자로부터 시작하여 왼쪽으로 움직이면서 사각(四角)을 이루는데 이 모양은 보살수행의 중요한 덕목(德目)인 사섭법(四攝法)과 사무량심(四無量心)을 상징하는 것이다. 사면(四面)은 동사섭(同四攝)을 뜻하니 보시, 애어, 이행, 동사이고 사각(四角)은 사무량심(四無量心)이니 자비희사(慈悲喜捨)이다.

도인(圖印)이 끊이지 아니하고 한 길로 이어지는 것은 여래(如來)의 일음(一音)인 선교방편(禪敎方便)을 나타내었고, 번거롭게 돌아가는 것은 중생의 근기가 같지 아니함을 나타내었으며, 한 길로 이어져 시종(始終)이 없는 것은 선과 교가 자재함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7언30구가 54번으로 제체를 돌아 법자(法字)로 시작하여 불자(佛字)와 만나는 신비로운 모습이 도인에 담기는 교묘(巧妙)한 배열은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이 신기하게 고안(考案)하신 것은 불법이 담고 있는 모든 세계의 진리를 상징하기 위해서이다. 조사님은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邊情覺)의 일승무애(一乘無를碍)를 제창하는 화엄사상의 핵심을 상징적인 도인으로 도안하고 일승법계를 완성하였다고 할 수 있다.

도인은 바탕의 백지(白紙)에 붉게 틀을 그리고 검은 글씨의 시구를 써서 이루어진다. 붉게 긋는 인문(印文)의 획은 깨달음의 세계인 지정각 세계를 뜻하고, 검은 글씨의 시구는 수행하는 주체인 중생세간을 의미하며, 바탕의 백지는 무대가 되는 세계인 기세간을 뜻한다고 강의 하셨다. 그러한즉 법계도인 하나에 삼세간(三世間)의 상징적인 의미를 모두 담아서 이해시키려는 뜻이다.

해인도인(海印圖印)을 분해하면 다음과 같다. 이 인(印)의 전부를 인상(印相)이라 하고, 밖으로 둘러쳐진 큰 줄을 인곽이라 하며, 내부의 선을 인문(印文)이라 하고, 선상에 있는 문자(文字)는 인자(印字)이며 글자와 글자가 연속하여 나아감을 인도(印道)라 하고 인도에 굴곡처(屈曲處)를 인각(印角)이라 하며, 인도(印道)에 쓰인 인자(印字)를 칠언식으로 읽어 나가면 모두 30구절의 게(偈)를 이루니 인시(印詩)라 한다. 이 모두가 이백 열자이고 인각총계(印角總計)는 54각이다.

법성게는 화엄경의 진수(眞髓)를 담은 것으로 우주(宇宙)를 꿰뚫어 보는 혜안(慧眼)이며 우리가 명(名)과 상(相)에 집착하여 헛되게 세상을 사는 것을 경책하고 아무런 욕심 없는 텅 빈 자리의 무명 진리로 돌아가게 하며, 도인을 따라 돌면서 마음에 참 자리를 찾을 것을 가르치고 있다.

 

법성게를 읽고 소장하는 공덕

1) 미천한 영혼의 조상신은 자연 천도하고

2) 현세에는 가정화목과 수명장수하고

3) 원하는 소원을 이루며

4) 내세에는 자자손손 영화를 얻고

5) 사후에는 9품 세계에 왕생극락 한다.

6) 삿된 부적보다 값지고 귀한 것이니,

누구나 이 법성게의 공덕이 두루하여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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