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기를 서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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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8-05-21 13:53 조회3,244회 댓글0건본문
김제선 (보덕월)
前 축서사 바라밀합창단 회장
봉화군 결혼이주여성 한국어 강사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축서사 부처님이 계신 곳을 향해 머리 숙여 삼배를 올린다.
“거룩하신 부처님 어리석은 중생 번뇌 망상에서 벗어나 내가 아닌 고통 속에 사는 이웃을 위해 보시하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기를 부처님 전에 서원 드립니다. 마음에 걸림이 없고 두려움이 없어 잘못된 망상을 떠나 올바른 깨달음을 얻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반야심경의 심오한 뜻을 되새기고 부처님과 같은 삶을 살기를 서원하며, 부처님의 진리를 담은 찬불가로 법음을 전달하는 축서사 바라밀 합창단 전 회장 보덕월 보살님!
가는 겨울을 못내 아쉬워하며 밤새 내리던 눈비가 멈추고 모처럼 봄볕이 따사로이 내리쬐는 화창한 월요일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 목련처럼 환한 미소를 머금고 마주 앉는 보살님, 둥글고 원만하게 부처님 말씀을 실천 수행하며 살아 온 모습에서 포근하고 넉넉함이 배어 나옴을 느낄 수 있었다.
보살님은 중풍으로 고생하시는 시어머니를 34년간 봉양한 착한 며느리이자, 교직에 몸담고 있는 남편을 내조하는 현숙한 아내, 1남2녀의 엄마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여기에다 지역사회의 든든한 일꾼으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누구보다 바쁜 보살님의 일과를 여쭤 보았다.
봉화군 결혼이주여성 한국어 강사, 봉화군 생활체조연합회 회장, 봉화자원봉사센터 이동 목욕봉사 등등 하루가 부족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사회 문제점인 이주여성의 한국어 교육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언어가 소통이 되지 않아 자신이 낳은 아이에게 마저도 대화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한글을 가르치며 그들의 안정되지 않는 마음에 따스한 사랑과 온정을 불어넣고 있다. 때로는 언니처럼, 때로는 인자한 엄마처럼 자상한 한국어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특히 축서사 바라밀합창단원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을 해야 하니 24시간을 알차고 짬지게 쪼개어 생활한다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바쁜 일과 속에서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수행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기도를 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언제부터 시작이 되었는지 물었다.
“결혼 당시 3년째 중풍으로 인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매일 새벽기도를 다니시는 시어머니의 지극하고 정성스런 신행의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처님을 향해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지극하고 간절한 마음이 선뜻 생기지 않았지만 큰딸아이의 입시가 코앞에 다가오니 간절함과 절박함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군요. 자식으로 인해 부처님께 정성 드리는 간절함이 생긴 것이죠.”
생애 처음으로 시작한 새벽기도 10일째 만에 천수경을 외울 수가 있었고, 방법이나 형식을 떠난 정성 하나만으로 시작했던 기도를 통해 풀리지 않았던 일들이 하나하나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환희심과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신행 생활에도 변화가 왔다. 불가에서 하는 말로 인연이 된 시기였다고나 할까. 세세생생 지어왔던 인연으로 인해 축서사와의 인연이 맺어지게 되었고, 바라밀 합창단원으로 부처님께 음성공양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던 것이다. 자비스런 마음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회원 간의 화합을 도모하며 남다른 리더십으로 절에서 행하는 행사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님을 생각하면서 지역사회의 노인들에게 이동목욕을 시켜주는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게 봉사활동과 신행활동 등을 함께 할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시간이 없음을 말한다. 그러나 시간이 없는 것 보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러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봉사라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봉사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단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자기의 얼굴을 온화하게 하고 친절한 말로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 있는 봉사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라며 잔잔한 미소를 지으신다.
‘欲知前生事 今生受者是(욕지전생사 금생수자시)
欲知來生事 今生作者是(욕지래생사 금생작자시)’
‘그대가 전생 일을 알고 싶거든 현재 그대가 받는 것을 보아라.
미래세의 일을 알고 싶거든 지금 네가 하고 있는 행동을 살펴보아라.’
보살님은 실천하는 삶 속에서 《법구경》의 말씀을 항상 생각하며, 날마다 복된 과보를 지어 최선을 다하는 불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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