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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호및지난호

진흙탕에서 핀 한송이 연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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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8-05-21 13:37 조회3,8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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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난복 (서울)

 

‘모든 일체중생이 건강하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게 하여지이다.’

내가 불법을 만난 곳은 서울 삼성동 봉은사입니다.

그림을 그리러 다녔는데 그날 법당에서 들려오는 염불소리가 뭔지 모르지만 마음을 끌었습니다. 그 후 붓을 꺾고 관악산 관음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원찰이지요.

모든 불자들이 그렇듯 처음으로 천수경, 반야심경 등 경전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이산혜연선사 발원문 끝에 나오는 ‘허공 끝이 있사온들 이내 소원 다하리까’라는 구절은 묘하게 여운이 남고 남았습니다.

그 뒤로 그저 절이 좋아서, 불법이 좋아서 매일 매일 절에 가서 기도하고 봉사하며 다녔습니다. 역시 초보자는 절 수행이 최고지요. 마음속 구정물을 다 쏟아낼 수 있는 수행, 바로 절 수행입니다. 그리고 큰스님의 주옥같은 법문 테이프를 듣고 또 계속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앞뒤 연결이 안 되어서 혼란스럽고 답답했는데 세월이 지나자 하나로 연결되었습니다. 속이 시원하고 통쾌했습니다. 그 순간만은 이 우주가 다 내 것 같았습니다. 이 좋은 법문을 듣고 이해하고 알 수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설거지, 법당청소, 합창반과 종무소 소임, 시달림, 49재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도 관음정근은 놓치지 않고 계속 이어나가면서 아주 적극적으로 신나게 다녔습니다.

나는 지금도 관음시식과 아침 종송을 제일 좋아합니다. 어떤 댓가도 가피도 바라지 않고 한 없이 그저 할 뿐입니다. 이것이 쌓여서 업장이 소멸되고 공부에 힘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왠지 승복을 입은 스님들의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표현할 수 없는 이끌림이 있었습니다. 묘하지요. 청정한 모습이 이 세상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자식들한테 자유롭지 못하지요. 대학입시 등 수험생을 둔 어머니들의 노심초사야 말할 것이 없습니다. 나 역시 많은 세월을 자식기도에 일관했습니다. 지금은 딸 아들이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데, 다 불법을 공부한 공덕이라 믿습니다.

불법을 공부하고나서 나름대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모나고 이기적이고 까다로운 성격이 둥글둥글해지고 ‘이 세상 이해 못 할 것이 무엇인가’ 하는 허공 같은 마음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항상 무루복을 닦으면서 마음을 밝고, 넓고, 깊게 쓰리라 다짐합니다.

축서사를 알게 된 것은 큰스님의 법문 동영상과 테이프를 접하게 되면서였는데 참으로 대단한 법문 내용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철야참선법회 소식에 망설임 없이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참선할 준비도 되어 있지도 않았습니다. 무조건이었습니다. 참선법회는 내 생애에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소중한 인연이었습니다.

어느 스님 법문에 열심히 정진하다 보면 수행력에 맞는 선지식을 꼭 만나게 된다고 하시더니 이야말로 다행한 일입니다. 이 나이에 참선을 접하고 선지식을 만나게 된 것을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는데 지금은 원찰 같은 느낌입니다. 홈피에 울려진 모든 글과 사진들을 다 보고 읽고, 백중기도와 새벽 사시 기도를 하면서 모든 것이 그대로 흡수되었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호법심 보살님의 배려도 감사드립니다.

참선은 염불에서 느낄 수 없는 뭔가가 있었고, 확연히 달랐습니다. 그렇게 고구정녕 큰스님들이 ‘참선이 최고다’ 하신 말씀 저는 믿고 확신합니다. 석 달까지는 참으로 힘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조금씩 조금씩 수마도 조복 받으면서 화두도 성성적적으로 물 흘러가듯이 갑니다. 생을 마감 할 때까지 끊임없이 하리라 다짐도 합니다.

나고 날 적마다 부처님 정법과 훌륭한 선지식을 만나

생사해탈을 이루기 위해 세세생생 가리라

나는 할 수 있다 자신 있다

세속의 부귀영화 아침이슬이요, 뜬구름인 것을

불생불멸한 상락아정의 참 나를 찾아서 가리라

무소의 뿔처럼

나유타 겁을 지나서라도 이루리라

일체중생에게 회향하리라

부처님 부처님 우리부처님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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