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장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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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8-08-09 17:41 조회3,070회 댓글0건본문
감자 장떡
박상혜_사찰요리연구가
여름이다.
난 여름만 되면 옛 추억에 사로잡혀서 살아간다. 내 어릴 적엔 여름에 비가 왜 그렇게도 많이 내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장마가 무척 길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름만 되면 어머니께서는 장마가 찾아오기 전에 장마가 끝날 때까지 먹어야 하는 식재료를 사서 준비해 놓으셨다. 양파도 망태기로 사놓으셨고 감자도 박스로 사놓으셨다. 그리고 오이로 장아찌도 담아 놓으셨고, 무로 단무지도 많이 담가 놓으셨다.
지금 기억으론 장마철엔 김치를 먹어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옛날엔 지금과 달리 정말 배추 값이 금값보다도 비싸서 구경도 못했다. 그 옛날 여름엔 친척집에 가더라도, 절에서 공양을 먹더라도 거의 반찬이 오이지에 감자볶음이었다. 그런 식재료로 어떻게 색다른 요리를 만들어 식탁을 바꾸는가가 주부들의 중요한 일이었다.
그런 옛 추억이 떠올라 이번 장마엔 나도 감자를 한 박스를 구입해 두고두고 먹고 있다. 감자밥도 해먹고, 감자로 수제비도 끓여먹고, 전도 부쳐먹고, 쪄서도 먹고 있다. 그냥 감자를 보고 있으려니 옛 추억이 떠 올라 빙그레 웃음이 입가에 인다.
나는 시장에 가면 절대로 야채 값을 깎지 않는다. 물론 부처님께 올리는 음식을 준비할 때는 더욱 그렇다. 사찰음식을 공부한 뒤부터는 농사짓는 분들의 고마움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지난 여름처럼 비가 많이 와서 농사를 다 망쳐버린 그분들의 쓰라린 마음을 십분의 일도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서다.
내가 오늘도 이렇게 맛있는 감자나 야채를 집에서 받아먹을 수 있는 것도 그분들께서 힘들게 농사지으셔서 택배로까지 보내주기 때문이니, 난 집에서 그냥 받아먹기만 하면 되는 거다.
오늘처럼 감자전이라도 후라이팬에 부쳐 낼 수 있는 것은 농사짓는 분들의 수고로움과 나의 고마운 마음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오늘저녁엔 감자로 국수를 끓여 먹으려 한다. 그리고 지금 부치고 있는 감자전과 함께….
_재료
감자 2개, 양파 1/2개
청고추 5개, 고추장 1/2큰술, 우리밀가루 적당량,
(참기름 + 식용유) 적당량
_만드는 법
1. 감자는 곱게 채 썰어 물에 담구어 전분기를 빼준다
2. 양파는 아주 곱게 채 썰고
3. 청고추는 반을 잘라 씨를 제거한 후 곱게 채 썬다
4. 볼에 감자 채, 양파 채. 청고추 채를 넣어 적당한 양의 물과 밀가루를 넣어
반죽한 후 고추장을 넣어 반죽을 해준다
5. 참기름과 식용유를 반반씩 넣어 기름을 만들고 반죽을 한입 크기로 지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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