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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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8-11-03 13:36 조회3,228회 댓글0건본문
박상혜_사찰요리연구가
어느덧 길고긴 여름이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는 가을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쌀쌀해지는 가을이 되면 항상 바쁜 곳이 사찰의 공양간이다.
나의 기억에서도 그렇다.
무를 말려서 무말랭이를 만들어 놓고, 가지를 말리고, 열무를 말려서 장아찌를 담아놓고, 호박이며 버섯들을 말려서 겨울에 미리 먹을 것을 분주히 만들고 있는 곳이 공양간이다. 나 역시 이맘때면 이것저것 만드는 일 때문에 하루 일과가 어떻게 끝나는 줄 모른다. 여름 끝자락에 따놓은 산초를 말려서 산초기름과 산초가루를 만들어 놓고, 각종 버섯으로 장아찌와 장을 만들어 놓는다. 열무로 만든 장아찌는 입맛 없을 때 입맛 잡아주는 밥도둑이 된다.
가을이 되면 이처럼 정말 할 일이 많다. 하지만 이 일들이 힘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나의 이런 일들이 다른 사람에게 사찰음식을 조금이라도 알려주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해서일까? 난 스님은 아니다. 가끔 스님들께서 머리 깎고 절로 들어오라는 말씀을 내게 하신다. 한 집안에 스님이 나오기까지는 엄청난 기도와 함께 수행이 곁들여진다고 하는데 아직 난 거기까지는 아닌가 보다. 그래서 난 스님은 아니지만 음식으로 많은 대중들에게 포교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음식 속에 들어있는 부처님의 마음과 공양간에서 행자시절부터 수행의 한 분야로 배워오던 음식법들을 통해서 내가 알고 있는 사찰음식을 대중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맘이다.
요즘 대학에서 사찰음식 강의를 하는데 학생들이 “사찰음식이 이래서 좋은 것이구나” 하며 알아 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저 작은 행복을 느낀다. 부처님의 가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찰음식을 전하는 내가 더 진솔하고 깨끗한 마음이 되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열무장아찌
재 료: 열무1단, 생강30g
양념장:
간장1컵, 조선간장1/2컵, 조청1/2컵, 흑생강청1/2컵, 고추씨2큰술, 설탕1/2컵, 매실청3큰술
만드는법:
1. 건조된 열무를 한 가지씩 꼬아서 준비한다.
2. 양념장을 만들어준다.
3. 생강은 편으로 썰어준다.
4. 양념간장에 편으로 썰어 놓은 생각을 넣어 식을때까지 둔다.
5. 용기에 한 가지씩 꼰 열무를 담아주고 양념장을 부어준다.
6. 일주일 뒤부터 꺼내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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