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해탈의 향을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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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9-02-10 17:01 조회3,537회 댓글0건본문
매일매일 해탈의 향을 올리자
이정우 법사(8군단 충룡사)
문:절에서 향(香)을 피우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답:과도하게 열성적인 어느 타종교 신자는 향냄새만 맡아도 머리가 부서질 듯 아프다고 법석을 떠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의 잠재의식에서 ‘향은 불교와 직결된다’는 마음이 빚어낸 과민반응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아무튼 우리나라에서 ‘향(香)’이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절’을 떠올리게 되는 인연이 있습니다. 좋은 현상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절에서 향을 왜 피울까요? 절에서 향을 피우는 것은 그윽한 향기를 불보살님들께 공양(供養)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외에도 향을 피우는 데에는 다음의 몇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 향은 정화(淨化)작용을 합니다. 향을 피우게 되면 나쁜 냄새나 좋지 못한 냄새가 사라집니다. 모든 악취가 깨끗이 정화되는 셈이지요. 거룩하신 불보살님께 다가가기 전에는 예로부터 입속의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양치를 꼭 했고, 몸에서 나는 악취를 풍기지 않기 위해 향을 피웠던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에서는 자신의 몸에 갖가지 향수를 뿌리고 법당에 오는데 향이 필요할까 하는 질문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자신이 좋아하는 향수가 도리어 남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으니 하나의 향으로 법당을 향기롭게 만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둘째, 향은 공기의 정화뿐 아니라 마음의 정화와 안정을 가져다 줍니다. 명상을 할 때 향은 평온한 마음을 유도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마찬가지로 절에서도 향은 번뇌망상을 벗어나게 하고 ‘마음고요’로 이끌어 주는 좋은 역할을 담당해 줍니다.
셋째, 향은 불보살님의 삶을 중생들에게 가르치는 상징입니다. 누구나 다 아시다시피 향은 자신을 태움으로써 향기를 내뿜습니다. 자기를 찍는 도끼날에게조차 자신의 향기를 묻혀주고 향기를 뿜어줍니다. 이러한 완전한 자기희생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얻습니다. 그러므로 향은 불보살님께서 중생들에게 일러주시는 희생과 자비심의 표상입니다. 향을 피움으로써 우리는 매일 매일 자기희생과 자비심을 쌓아가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의 삶도 향처럼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물리적 향이 주는 교훈과 더불어 예불 때마다 목청껏 외는 ‘오분향례’를 우리는 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 올리는 가장 값지고 훌륭한 향은 바로 계(戒)와 정(定)과 혜(慧)라는 삼학(三學)의 향이며, 해탈(解脫)과 해탈지견(解脫知見)의 향이라는 것입니다. 중생의 몸을 벗어나 하루 빨리 부처님처럼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 부처님께 가장 큰 향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헌향진언(獻香眞言) 『옴 바아라 도비야 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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