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중한 인연, 축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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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8-11-03 14:19 조회3,405회 댓글0건본문
박진선(수련화)_서울
삶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무엇일까? 또한 어떤 마음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사는 것이 내게 최선일까? 5년간의 직장생활, 대학원 학업 생활 등 늘 쫓기듯이 추구만 하고, 조건적인 무언가를 가지려던 삶을 살던 내게 이제는 내가 진정 원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남들은 내게 부러울 것 없겠다는 소리도 많이 해 주었지만, 실상 내면이 허해져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직장생활을 하던 신도시 지역 어느 조그만 절 스님께서 문득 축서사 방문을 권해주셨다. 생소한 이름의 절 축서사. 처음엔 언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을 뿐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안 있어 나는 잠시 직장 생활을 중단하고 인도 여행을 훌쩍 떠났다. 인도 여행은 나는 생각이 더욱 많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에 돌아오니 축서사 생각이 우연치 않게 떠오르면서 마음 정리도 할 겸 방문을 하게 되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봉화행 버스에 올라탔다. 그런데 축서사에 올라왔을 때 느낌은 정말 ‘이런 곳이 다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히 천국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단지 경치가 좋은 것뿐만이 아니라, 무여 큰스님의 소중하신 진리 법문과 여기서 공부하시는 스무 분 가까이 되는 다른 스님들의 좋은 말씀, 친근하신 도반들 덕분에 나는 고향집에 온 듯이 편안하고 기쁘게 머무를 수 있게 되었다.
새벽예불 및 기도, 아침기도 및 사시예불, 오후기도, 저녁 예불 및 기도. 이렇게 하루 4번 정도의 관세음보살 염불 기도 수행을 하면서 나의 마음은 조금씩 고요해지고 내가 가진 무의식 속에서의 여러 가지 생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늘 자식 걱정을 해주시는 부모님 모습이 떠오르면서 눈물이 났고, 친구, 직장동료 등등 나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나면서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나에게 나쁘게 행동해서 밉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니, 그들에게 자존심을 내세웠던 나의 잘못도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너무 내 자신의 내면과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소중함에 대해 잘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고, ‘관계 속에서 행복하다.’는 부처님 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 주변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다.’라는 말이 있다. 기도수행을 하다 보니 부처님의 연기(緣起)법 사상이 떠오르면서, ‘나의 진정한 행복은 내 주변 사람들의 행복 그 자체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까지는 나 자신만 편하고 잘되면 그만이지라는 개인주의적인 생각도 있었고, 부모님과 나를 둘러싼 소중한 많은 분들의 은혜는 깊이 생각지 못하고 내가 잘나서 지금 이때까지 잘 살아온 줄 오해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나라는 존재는 나를 돌보아 주신 많은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온전히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축서사에 온 인연으로 나는 그동안의 어리석음의 반성과 소중한 생각의 깨우침을 얻게 되었다.
부처님의 진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축서사와 같이 훌륭한 도량을 이끌어주시는 무여큰스님께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아울러 늘 절 살림에 애쓰시는 도감스님, 원주 스님과 내게 특별히 좋은 말씀으로 많은 도움주신 일승스님, 맛있고 영양가 있는 밥과 반찬으로 건강히 부처님 법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공양간 보살님들, 어려운 일이나 의문이 있을 때마다 친절히 안내해주시는 종무소 보살님 및 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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