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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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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9-11-15 10:10 조회3,4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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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김성규_영남대

 

 

  투명한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젖어드는 가슴을 죽이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어쩌면 철이 들기 시작하고부터 이제까지 45년 동안 나의 뇌리에서 한번도 떠나 본적이 없는 화두는 “불교중흥으로 인류평화”였다. 한 때는 조직과 경제력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다. 몇 년 동안 불교활동을 통하여 얻은 결론은 조직도 경제력도 그 무엇도 아니었다. 우주라는 거대한 유기체 속에 지구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한 점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한 점의 요동으로 전체 유기체는 변화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 조직체는 절대 변하지 않을 철옹성 같기도 하지만, 한 인간의 노력으로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손톱 밑에 박힌 가시와 같은 것이다. 손톱 밑에 박힌 가시가 우리 육신을 변화시키는 못하지만 손톱 밑의 가시로 온 전신이 고통을 받는 것이다. 우리 인간부터 미물까지, 지구부터 우주까지 어떤 조직체이든 묘한 역동성을 다 가지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우리가 속해 있는 한국사회나 승단이라는 조직체도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한 인간의 의지로도 변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인간이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왜 늙고 병들고 죽느냐?”하는 문제이며,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인간에 내재해 있는 탐심과 진심과 치심의 절제와 직시를 통하여 깨끗함과 올바름과 깨달음을 증득하여 진리, 열반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왜 발전하지 못하고 부패하고 멸망하느냐?”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조직이 갖고 있는 이기성과 독단성과우매성의 절제와 직시를 통하여 윤리성과 행복성과 진리지향성을 증득하여 인류를 자유와 평화의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부처님께서 평생 가르치신 진리는 어떤 종교를 신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이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우주의 진리다. 불교란 무엇인가를 경전에서 찾을 때, 인간이 사회에 살아갈 때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가느냐 하는 문제는 초역사적인 부처님의 가르침이란 것을 알 수 있다.예를 들어 삼국시대를 보자. 그 당시 사람들을 지금 보면 어떻게 보일까? 삼국시대 사람들도 그 나름대로의 윤리, 가치판단에 기준을 두고 있다. 그 기준에 맞추어 올바른 사회인, 종교인이 되어 사회발달에 공헌하면서 살아간다.

돌이켜 보면 삶이란 사회가 갖고 있는 바탕을 분석하고 평가하여 자신에게 가장 절실한 길로 종교의 길을 간다. 부처님 당시의 불교가 다르고, 인도에서의 발달된 불교가 중국으로 건너가서 중국화된 선불교를 이루고 한국에서는 선·교 통합된 한국불교, 일본으로 건너간 불교는 염불의 극치를 이루는 일본불교를 이루고 있어 역사적, 지리적 상황에 따라서 항상 다르다. 그렇다고 그들이 불교가 아닌 것도 아니다. 우리가 갓난아기로 태어났다고 해서 몸을 받은 그때와 지금이 다른 것이 아니다. 그러나 틀린 것도 없지만 같은 것도 없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진리는 같지만, 진리가 표현되는 것은 역사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다. 즉 인도, 중국, 한국, 일본에서 꽃 피운 불교의 표현이 다르며, 또한 시대에 따라 다른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하고 사회가 아무리 변해도 구도자가 구도자의 길을 걷지 않을 때 존재할 수 없듯이 구도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다.

진리는 수행하는데 있어서 시대가 앞선 것을 요구하더라도 이겨내는 것이 자신의 삶이며 그렇게 못할 때 올바른 사람을 만나면 그를 따라야 한다. 그것이 불교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점이며 재가불자들이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승려가 올바르게 자신의 길을 갈 때는 재가와 인류의 스승이 되지만, 승려가 그렇치 못할 때에는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재가불자들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들은 간혹 조직과 이데올로기의 허구에 빠지기도 하고, 지배자들은 자신의 권력과 이익의 창출을 위하여 우리를 허구에 빠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던지면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처럼 자신의 문제로 귀착된다. 결국 진리는 진리일 뿐이다. 진리는 진리를 추구하며 그렇게 애쓰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일 뿐이다.

道心堅固須要見性도를 이루겠다는 마음이 하늘에 이르면 필히 견성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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