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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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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9-08-22 16:14 조회3,3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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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순례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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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석_불교교양대 9기 회장

 

이른 새벽 어둠이 채 가시기 전에 나는 창밖을 보며 잠시 생각해보았다. 불교 교양대학 제9기 󰡐성지순례󰡑의 날, 불교대학에 들어와 처음으로 해보는 󰡐성지순례󰡑이다. 진주 공군교육사령부의 충국 성불사, 팔공산 동화사, 칠곡의 송림사 등을 순례할 예정이다. 나에게 축서사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즐겁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 무작정 찾아가 부처님께 삼배하고 나면 모든 것이 평온해지기 때문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에게 젖 달라고 졸라 배부르게 먹고 잠자는 것과 같다. 이번 󰡐성지순례󰡑를 도반들과 뜻깊고 보람있게 보내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성지순례를 위한 준비를 했다.

새벽 5시에 집결지에 도착해 한 분 한 분을 대하니 반갑고 감사했다. 왠지 모든 것을 함께 나누고 동고동락한 기분이었다. 불교 교양대학 제9기 60명은 2대의 버스에 나누어 타고 영주를 출발해 진주 공군교육사령부로 향했다.

법문은 축서사 스님이신 학감 혜산스님께서 해주셨다. 스님께서는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은 국가를 위한 맹목적 투신과 자폭을 강조하지만, 한국 스님들의 의병활동은 국가와 민족, 더 나아가 너와 나의 애국심으로 뭉쳐 있다고 말씀하셨다.

 

12시, 공양시간에도 사람들은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푸짐한 공양으로 허기를 채우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했다. 군무원의 안내로 군부대를 시찰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리는 대구 팔공산에 있는 동화사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동화사로 이동하는 한 시간 30분 정도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동화사󰡑라는 이름은 오동나무가 겨울에도 꽃을 피웠다 하여 심지대사께서 이름을 고친 것이라고 한다.

 

오후 4시경 동화사에 도착했다. 중생의 병을 고친다는 약사여래석조대불의 위엄있는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동행한 도반님들과 함께 108배를 하기 위해 통일대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법당 안에 들어가 약사여래석조대불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죽비 소리에 맞춰 108배를 했다. 가족의 고통과 우리 모두의 고통을 대신하는 마음으로 불공을 드렸다. 108배를 마치고 학감스님께서 옆에서 땀 흘리며 같이 한 도반들에게도 삼배의 예를 갖추라 하셨다. 도반님들에게 절을 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108배를 다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얼굴은 홍당무로 변해 있었지만 마음과 얼굴에서 번져 나오는 미소가 평화로워 보였다. 108배를 드려서인지 동화사에 좀더 머물고 싶었지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다음 목적지인 송림사로 향했다.

송림사에 도착해 보물 제189호인 오층 석탑의 설명을 듣고 짧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동하는 동안 언젠가 기후스님께서 들려주신 말씀이 떠올랐다. 기후스님은 󰡒머리로는 생각을 하지만 심장과 가슴은 머리를 이해시켜준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기후스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다.

 

길다면 긴 시간이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나의 눈과 귀와 입, 그리고 마음에 담아온 소중한 깨달음 하나하나를 꼭 남겨두고 싶다. 불교 교양대학 제9기생들과의 성지순례는 잊지 못할 시간이 될 것이다. 충국 성불사, 동화사 서별당, 송림사 오층 석탑, 동화사의 서별당은 건축 구조는 일반 사찰에서 찾아보기 힘든 구조였던 것 같고 송림사의 오층 석탑은 독특하게도 신라시대 벽돌을 사용해 제작한 것이다.

특히 선과 색채 그리고 신발을 벗은 채 큰 의자에 발을 올려 결가부좌하고 앉은 사명대장 진영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더 많은 도반님들과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다음에는 더 많은 도반님들과 같이 했으면 한다. 함께 한 학감 혜산스님과 불교 교양대학 제9기 학생 모든 분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은 무척이나 가볍고 흐뭇했다.

 

불교 교양대학 임원 여러분과 학생은, 도반들께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이번 성지순례를 잘 다녀왔습니다. 성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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