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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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9-04-28 15:47 조회3,267회 댓글0건본문
우리는 사랑입니다
주영미_법보신문 기자
나누는 기쁨 중 가장 큰 기쁨은 부처님의 말씀을 나누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금강경』의 ‘묘행무주분’이 떠오릅니다.
“부차 수보리 보살 어법 응무소주 행어보시 소위 부주색보시 부주성향 미촉법보시(復次 須菩提 菩薩 於法 應無所住 行於布施 所謂 不住色布施 不主聲香 味觸法布施)”
“복덕을 떠나 바라는 마음 없이 나누어야 한다”는 말씀, 부처님의 그 당부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부처님뿐만 아니라 역대 조사님들, 그리고 우리 스님들의 마음과 가르침 또한 그러합니다. 태양이 만물을 비추어 차별과 집착 없는 마음으로 세상을 일깨워 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그러면 그런 가르침을 받는 우리 불자들의 마음과 생활 철학도 그와 같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집착과 친구, 동료, 연인, 부부간의 애착, 사회와의 관계들 속에서 차별과 갈등들로 생각이 규정짓는 담장을 더욱 튼튼히 쌓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얼마 전, 중학생이 된 자녀의 문제로 한 스님께 상담을 요청하는 보살님의 얘기를 접했습니다. 그 보살님은 사춘기에 접어들어 반항하는 자녀와의 갈등, 그리고 자녀가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어머니로서의 소망을 얘기했습니다. 스님은 이 고민에 대해 이렇게 답변을 하셨습니다.
“훌륭한 아이로 키우고 싶으면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자녀들은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면서 자랍니다. 자녀가 자신의 모습을 닮는다면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을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으십시오. 그러고 조건 없는 사랑으로 행복의 기쁨을 가득 느끼십시오. 그러할 때 그 모습을 보는 자녀 역시 훌륭하게 자랄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돌이켜보면 저 역시 어머니의 조건 없는 사랑을 받으면서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바람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해왔습니다. 언제나 자비와 사랑, 그리고 행복의 실천을 얘기하는 직업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작 가족에게는 오히려 불평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 우리들의 행복을 위해 제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저를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우리는 종종 매스컴을 통해 자신에게 깊은 상처를 준 사람이나 그들의 혈육까지 자식처럼 돌보며 살아간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게 됩니다. 그들이 바로 마음 속 깊은 내면에서 우러나는 사랑을 머무름 없이 실천하는 불보살님들이 아닐까요. 세상의 모든 고통을 자신이 지겠다고 하시는 지장보살님의 마음, 세상의 모든 복덕을 타인을 위해 모두 나누시겠다는 관세음보살님의 마음, 그런 마음이 진정 나누는 기쁨이라 생각됩니다.
초하루, 보름, 일요일 등 대중법회가 열릴 때면 우리의 스님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대중을 위해 아낌없이 전해 주십니다. 탐내는 마음, 화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을 쉬어 가자고 하십니다. 그리고 끊임없는 자비와 사랑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나누어 주십니다.
감사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이러한 때 우리 불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서 그 위없는 가르침을 알아차려야 하는 의무를 가져야 합니다. 깨어있는 알아차림을 근본으로 삼아 부처님을 공양하듯 나와 이웃을 공양합시다. 일체 만물이 끝없는 연기의 그물로 서로 연결된 세상 속에서 나와 남이 둘이 아님을 느낄 때, 우리들의 마음에는 사랑과 행복이 넘쳐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실천은 저절로 기쁨이 될 것입니다.
나부터, 내 가정부터, 우리 사찰부터 나누는 기쁨을 먼저 실천합시다. 두려워하거나 의심하지 말며, “우리는 부처님의 씨앗”이라는 사실을 굳게 믿고 두 손 모아 미소를 지어 봅시다.
다시 『금강경』의 부처님 말씀을 떠올려 봅니다.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응운하주 운하항복기심(發阿多羅三三菩提心 應云何住 云何降伏其心)... 아개영입 무여열반(我皆令入 無餘涅槃)...”
“나누는 기쁨과 함께하는 세상을 만드는 일, 그것은 머무르는 마음 없이 스스로가 그 ‘기쁨’을 느끼며 나부터 실천하는 것이리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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