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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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9-11-15 12:33 조회3,685회 댓글0건본문
종교란 무엇인가
이윤환_안동
저는 불교신자는 아니었지만 절의 향내음이 좋고 산중에 위치한 사찰의 경치를 좋아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06년 여름, 축서사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병원 신축 때문에 매우 힘든 시기였습니다. 이해관계가 걸려있던 사람때문에 제가 갚아야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채업자에게 억대가 넘는 큰돈을 대신 갚아줄 수밖에 없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무엇보다도 병원신축공사 중이었기에 한푼의 자금도 아쉬운 상황에서억대가 넘는 큰돈을 물어줘야 한다는 억울함에 수많은 밤을 잠 못 이루며, 고민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마음 한편으로는 잊어버리고 새출발하자는 마음을 수없이 다짐했지만어려운 현실에 부딪히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한 원망, 분노가 되살아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날들만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안동 신도회장님의 인도로 축서사 무여 큰스님을 처음으로 친견하였습니다. 처음 뵙는 큰스님의 인자하신 모습에 제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느낌이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큰스님께 그동안 힘들었던 과정을 모두 이야기 드리고 나자, 큰스님께서 제게 하신 말씀이 “처사님이 전생에 그분들에게 빚이 있어 이생에서 갚는다고 생각하세요”란 말씀을 듣는 순간 저를 괴롭히던 증오, 분노가 눈녹듯 녹아내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살면서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그 뒤로 마음의 평온을 찾고 제 사업에만 전념하여 신축공사를 무사히 마치고, 병원 정상화 또한 빠른 시간안에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사업을 하다보면 힘든 일이 생길 때도 있고, 타인과의 이해관계가 걸릴 때가 있는데 큰스님 말씀을 떠올리며 한발 물러나는 여유가생기곤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제 맘도 편안해지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아 세월이 지난 뒤 되짚어보면 그 당시의 손해가 오히려 약이 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현대인들의 고민, 분노, 증오 이 모든 것에 대한 해결은 바로 우리들 마음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이 평범한 진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걸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저 또한 아직은 이 평범한 진실이 잘 실천되지 않아 노력하는 중입니다.“종교라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수많은 답이 있겠지만, 삶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제가 감히 생각하기에는 내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종교라면 이 시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역시 지금도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 주위의 가까운 절에 가서 향사르고 가만히 앉아있다 돌아오면 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곤합니다.
저 같은 보통사람이 생각하기에 종교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가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 내게 위로가 되고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곳이 내종교라고 생각합니다.
감히 제 느낌과 생각을 말씀드렸는데 고귀한 스님과 수행자님들에게 주제넘는 소리로 전달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누가 언제든지 물어온다면 내 마음의 안식처는 향내음이 은은한 법당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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