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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충만 수행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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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9-11-15 12:52 조회3,6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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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충만 수행의 길

 

羽仙한영우_농협중앙회 수정동 지점장

 

 

새벽 5시 30분-누운 상태에서 잠시 운기조식하고 일어나 찻물을 끓인다. 좌복 위에결가부좌하며 눈을 감으면 물 끓는 소리에 고요함은 더욱 깊어진다. 상쾌한 아침 기운과 함께 차훈명상을 시작, 물아일여(物我一如)에 든다.

우주와 내가 하나되는 이 시간의 감사함과 편안함, 행복함! 차훈을 끝내고 1시간 정도 명상에 든다. 7시에 명상에서 깨어나 부처님과 우주법계, 나에게 이런 이치를 깨우쳐 주시고 인도해 주신 스승님, 삼계 두루한 유정, 무정 모든 님들께 감사드리고 난 후 출근을 준비한다.

오늘 하루도 환희심 가득찬 일터로 가면서 대문을 나선다. 언제나 똑같은 일상이지만 날마다 행복으로 충만하다. 처처에 부처님들이 계시므로…….퇴근 후 아무리 늦어도 차훈명상과 결가부좌는 1시간 이상 꼭 하고 잠자리에 든다. 저녁명상은 경전(유마경)공부와 함께 한다, 경전은 되도록 소리내어 반복해서 독경한다. 거의 매일 똑같이 독경과 참선을 하지만 날마다 가슴 벅차게 행복하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인연에 너무 감사하다.

어린 시절, 우리집은 할아버지는 장로, 할머니는 권사, 아버지는 집사, 유독 어머니만 불자였다. 어머니도 시집 오셔서 처음에는 교회를 다니셨는데 병명도 없이 시름시름 아프셔서 할머니께서 어머니가 절에 다니고 제사도 지낼 수 있게 허락해 주셨다. 우리집은 제법 민주적이었다. 제사 때 조상님께 절도 하고 찬송가도 부르며 종교적으로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처녀 때는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도 하고 개척교회에 초대받아 가기도 했다. 그러나 수많은 시간 목사님으로부터 설교를 들었으나 내 가슴에 와닿지 않고 공허하기만 했다.24살 때 우연히 한 고객이 부처님 일생과 참선, 화두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너무나 가슴에 와닿는 것이 아닌가? 곧장 책방에 가서 ‘오도의 길’, ‘벽암록’, ‘무문관’같은 책을 사서 뜻도 모르지만 무작정읽기 시작했다. 화두참선이 뭔지도 모르면서 빨려들기 시작했다. 결혼하면서 책을 놓고 말았는데 어느 날, 책장을 정리하다 먼지 속에 쌓인 책들을 발견하고 불교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불교대학에 입학했다. 공부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공부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지, 세간에서 어떻게 공부해야 도에 이를 수 있는지 의문은 점점 깊어만 갔다.

직장생활이 너무 바빠 제대로 강의를 듣지는 못하였지만 마음 속에 참선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고 있었다. 어느날 부산 관음사 바자회에 들렀다가 송광사에서 4박 5일 참선수행이 있다는 포스터를 보고 지현스님께 추천을 부탁드려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송광사에서의 참선수련은 훗날 나에게 결가부좌에 대해 더욱 갈망하게 만들었다. 그때의 참담함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힘든지를…….

반가부좌로 하루 8시간씩(50분 앉고 10분 방선) 앉는데, 첫째 날은 다리부터 마비가 오고, 둘째 날부터 허리, 어깨, 목까지 마비가 오기 시작하는데 마지막날은 다리를 오므리지 못하고 편 상태에서 철야정진을 했다.

나는 보기와 달리 기관지가 매우 약해 365일 감기와의 싸움에다 연탄가스 중독 수차례, 대형 교통사고, 두 차례 수술 등 그야말로 움직이는 종합병원이었던 셈이다. 그러니 반가부좌도 1시간 하기란 너무도 무리인지라 결가부좌는 꿈도 못 꿀 터.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언젠가 꼭 제대로 앉아 참선수행 하겠다는 생각을 한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2006년 여여선원에서 선대학원을 열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 유마경을 강의하시는 정암스님을 만나면서 나의 수행공부가 본격 시작되었다. 스님께서는 3시간 결가부좌를 원만성취할 수 있어야 제대로 선정에들 수 있다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날부터 나는 스님께 나같은 몸도 수행할 수 있는지 인도해 주시기를 간청 드렸다. 그리하여 먼저 단식과 통기차훈을 통해 몸을 정화하고, 기혈통창을 위한 차훈명상과 태극권, 결가부좌 연습 등과 함께 유마경 공부를 통해 몸과 지혜를 일깨우는 공부를 3년째 계속하고 있다. 현재 체중 12㎏을 감량하면서 편안한 몸을 유지하게 되었으며(지금까지 감기 등은 하지 않았음) 경전공부를 통해 겸허함과 지혜를 배우고 차훈과 결가부좌로 심신의 건강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부처님 도량에서 이루어지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발심수행’과 관련해 재가수행자는 어떻게 성취할 수 있는지 스님으로부터 공부한 내용을 소개하고 싶다.

세속(世俗)에서 가족과 함께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능히 불도(佛道)를 성취할 수 있다는 이치를 경전(經典)의 가르침을 통해 알 수 있다. 세속을 벗어나 수행하는 스님과 같이 재가수행자도 굳은 신심(信心)과 올바른 견해(見解) 그리고 겸허(謙虛)한 마음으로 꾸준히 정진(精進)하면 분명 생사(生死)의 윤회(輪廻)에서 해탈할 수 있다는 것을 유마경의 가르침을 비롯해 승조대사, 부대사, 혜능대사 등의 가르침에서도 뚜렷이 알수 있는 것이다.

불도(佛道)의 성취(成就)가 본성(本性)을 일깨움에 있다는 입장에서 수행자 자신이 어떤 외형의 모습이든 깨달음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그러나 재가수행이 출가수행에 비해 실제 생활면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것 또한 경전에서 밝히고 있다. 몸의 무상함을 체득하여 몸의 한정된 틀로부터 초월하려는 마음에서부터 수행이 시작되는데, 세간에 있으면서 과연 몸의 한정된 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과 동료, 친구들과 부대끼고 세상사에 얽히고 부딪치면서도 그로부터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거나 고뇌하지 않으면서 올곧게 정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재가수행자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기초는 재가수행으로도 불도(佛道)를 성취할 수 있다는 견고한 신심과 수행하면서 심신의 건강을 함께 유지할 수 있는 방법, 도(道)에 대한 개념정립, 기본 수행정신, 수행법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수행법의 체계를 선명하게 정립하는 것이다.

이제 나는 은행원의 꽃인 지점장 생활을 마감하는 시점에 서 있다. 퇴직하면 스승님의 가르침을 따라 겸허한 마음으로 발보리심 수행정신으로 정진하면서 보살행을 실천할 수 있도록 오늘도 간절히 부처님께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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