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체대비의 염원을 담아-경기도 곤지암 신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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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10-06-06 10:42 조회3,489회 댓글0건본문
동체대비의 염원을 담아
경기도 곤지암 신도회
글 |여래심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며칠 동안 기도하기 위해서 서울에서 내려오신 젊은 보살님의 관음정근 소리가 기도스님이신 혜관스님의 목탁 소리에 맞추어 대웅전을 퍼져 나와 온 도량에 청아하게 휘감아 돌아 조용한 새벽녘 문수산에 잔잔히 울려 퍼진다. 기와지붕 사이사이 새들의 지저귐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추위는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고 봄에게 자리를 양보함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쉼 없이 지저귀는 사월의 아침이다.
진신사리탑 향로에선 본심화 보살님께서 피운 진한 향 냄새와 연기로 문수산 축서사 도량을 옹호하는 불보살님들에게 향공양을 드리며 밝아오는 아침을 맞이한다.
정갈한 도량의 구석구석마다 정성이 깃들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정성과 정성으로 일궈낸 도량불사. 처음 찾아오는 이들은 감탄에 탄성을 더하며 아름다운 도량을 감상하고 있다. 처음 오는 이들이 이러한데,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축서사의 변화 하나하나와 함께 했던 불자의 마음은 어떠할까. 아마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비포장도로를 걸어서 하루가 다 걸리도록 찾아오셨던 경기도 곤지암 문수행 김소연 보살님과 보살님으로 인해 한 분 한 분 인연을 맺게 된 곤지암 신도님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말이 30년이지, 그 세월을 돌아보면 저의 모든 삶이 아니었나 합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1년 동안 대수술을 몇 번이나 반복하며 병원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죽을 것만 같았던 그 시간 속에서 축서사 큰스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고통으로 살아왔던 시간들이 삶의 즐거움과 가치를 알아가며 평온을 되찾아갔습니다. 흙먼지가 뿌옇게 날리는 비포장도로의 먼지를 온몸에 뒤집어 쓴 채 찾아온 축서사.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가 좋았고, 향 냄새가 좋았고, 티 없이 맑으신 큰스님의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친정어머니처럼 매번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공양간 노보살님들의 정에 이끌려 왔던 세월이 30년이라니, 큰스님의 가르침대로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믿고 의지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화장을 곱게 한 문수행 보살님의 얼굴에 지난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함께 빛난다. 그러면서 30년 전 티 없이 맑았다는 우리 절 큰스님의 모습을 잠시 상상해 보기도 한다. 큰스님께선 축서사 도량이 오늘날 이렇게 변화되리라 상상이나 하셨을까? 큰스님의 숭고한 원력에 감사하는 불자들이 지금도 줄을 잇고 있으니, 정성과 간절함으로 일궈낸 도량에서 공부하는 스님들과 불자들은 세세생생 복을 많이 지으신 분들임이 분명하다.
가정의 위기를 맞아 몸과 마음이 황폐해질 정도로 힘들었다는 불도화 최창순 보살님은 축서사와의 인연으로 가정의 안정과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면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매월 전화 접수에 동참하는 이들의 이름을 정성들여 한 분 한 분 일러주신다.
또한 문수행 보살님과 함께 곤지암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계시는 향산 송인호거사님은 회원들과 의견을 모아 매월 초하루 법회만이라도 빠지지 말자며 초하루 전날 밤 10시에 축서사를 향해 출발했다고 한다.
초행길. 밤중이라 길을 잘못 들어서 헤매다 겨우 도착하니 새벽 2시 반. 창문을 열고 문수산의 공기를 마시니 가슴이 벅차고 아찔할 정도로 매우 황홀했다고 한다. 법당문이 열리는 3시에 맞추어 사중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자는 문수행 보살님의 말씀에 처음으로 접하는 큰 사찰의 새벽예불을 기다리는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새벽어둠을 가르며 울려 퍼지는 목탁과 행자님의 절제된 도량석을 들으면서 미지의 이방인들이 진정한 부처님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 경이로운 순간이었다고 한다. 큰스님의 광채에 눈을 마주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그 순간의 감동을 참석한 모든 이들이 함께 느끼고 있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매월 초하루 법회는 꼭 참석하자는 약속을 하면서 함께 한 시간들이 오늘에 이르고 있으니 그날의 순수한 염원들이 경인년 방생법회 때 70여 분의 동참하는 이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신도들의 가정에 행복을 기원하는 축원문을 출력하기 위해 매번 종이를 보시해 주시고 묘목, 기자재, 달력 등 사찰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부분들을 체크하시면서 공양을 해주시고 계신다.
행사마다 이른 새벽을 가르며 축서사 부처님을 향해 마음을 모아주시는 곤지암 신도님들에게 하나의 염원이 생겼다고 한다. 현재는 소형차 두 세 대 가량이 참석하고 있으나 머지 않아 봉고차와 대형버스를 마련해 부처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모른 채 고통을 받고 힘들어하는 이들을 한 분 한 분 모시고 법회에 참석하실 날을 기원한다고 한다. 각자의 마음속에서 느꼈던 부처님의 무한한 가피를 이제는 회향하겠다는 대승의 마음을 내신 듯하다.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에 불법이 뿌리내려야 한다. 불교는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하는 종교이다. 부처님을 믿고 그 가르침에 따라 실천하는 불자에게는 공덕이 쌓인다. 공덕을 쌓아가는 삶, 그러한 삶이 바른 불자의 삶이 아닐까. 어김없이 초하루법회마다 새로운 신도님 한분 한분 모시고 오시는 곤지암 불자님들의 환한 얼굴이 종무소를 밝은 기운으로 돌게 만드는 건 무언의 마음이 통하는 기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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