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도 『축서사』, 신년호에서 발췌-

수행

삼 일간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백 년간 탐하여 모은 재산은 하루아침에 먼지가 된다.

三日修心千載寶 百年貪物一朝塵

삼일수심천재보 백년탐물일조진

- 자경문 -

처음 발심하여 절에 들어와서 최초로 배우는 『초발심자 경문』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누구나 읽고 외운 글이기에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삼일 동안의 짧은 기간이지만 수행을 하면 천 년이란 오랜 세월 동안 보배스러운 일이 되고, 백 년이란 오랜 기간 동안 물건을 탐해도 하루아침에 먼지처럼 허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닦되 재물은 탐내지 말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발심을 한 사람에게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수행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일을 위하여 왕궁을 버리고 출가하여 6년 동안 설산(雪山)에서 고행하셨으며, 달마대사는 9년간 소림굴에서 면벽수행을 했습니다. 역대 조사와 천하 납승도 이 공부를 하기 위해서 청춘을 불사르고 인생을 바쳤습니다.

공자님께서는 “아침에 도에 들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고 했습니다. 도가 얼마나 중요하기에, 얼마나 간절했으면 그런 말씀을 했겠습니까. 이 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닙니다. 반드시 해야 되고, 꼭 해야 되는 일이 마음 닦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옛 어른들은 인생의 할 일은 오직 이 일뿐이라고 한결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재물에 너무 탐착하고 인생을 허송하고 있습니다. 재물은 인생에서 수단이지 그 목적이 아닙니다. 현대인 중에는 수단을 넘어서 목적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니 안타깝습니다. 돈이나 재물은 먹고 살 만하면 만족해야 할 일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에 자신을 바치고 있습니다. 현대인 중에는 물질 만능주의에 빠져 있는 분도 있고, 돈을 숭배하는 배금사상에 빠져 있는 분도 많습니다.

돈과 재물은 바로 보고 바로 알아야 합니다. 재물이야말로 아무리 애써 모아도 하루아침에 먼지처럼 허망한 줄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수행과 재물은 알맞게 선택할 줄 모르면 세세생생 한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