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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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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람지기 작성일06-02-08 09:20 조회4,7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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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텔 부처님나라 참선법문]2002년 6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



축서사 무여큰스님(2002. 6)



"세분 오시는 건 봤는데, (나머지 분들은) 몇 시에 오셨던가요?"
"좀 막혀서요, 수련화랑 서광님은 11시 반 정도에 왔습니다."
"아이구, 네... 늦게 오셨군요."
"그리고 장휴창님은 혼자 차가지고 오셨구요."
"네...그간 잘 계셨소? (보광화에게) 공부 잘 하나?
너는 공부라면 학교공부도 공부고 참선도 공부고...
어깨가 무겁겠다? (웃음) 가까우면 오시기가 좀 편리할텐데...
화두가 좀 되는 듯해요, 어때요?"
"큰스님, 저희 화두 드는 사람 아무도 없거든요...(웃음)
다 지금 수식관중이거든요."
"아... 수식관인가? 하하... 수식관이 좀 되는 듯 해요?"


전에도 뭐 비슷한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어쨌든 삶은 아주 짬질어야 돼요. 뭘 하면 반드시 이익이 있어야 되고요. 쉬어가면서 놀아가면서 그렇게 하는 일도 있긴 있는데, 사실은 무슨 일이든지 그래 하면 별 이익이 없어.. 물건을 하나 팔면, 요새 우리 그 업체에서 수출하는데 손해보고도 뭐 수출 한다고 하대, 그렇게 수출하는 경우도 있을 지 몰라도, 인생은 그래 살면 안돼요. 절대 손해보는 그런 인생은 안 살아야 돼, 반드시 유익해야 돼, 반드시. 그래서 장사하시는 분이 물건을 하나 팔면 반드시 얼마 이윤이 남듯이, 밑지는 장사 해서는 안돼요. 그렇듯이 공부나 삶 자체가 아주 경제적이고 좀 실리적으로, 너무 닳는 것도 좀 뭣하지만 움직였다 그러면 반드시 유익해야 돼요. 공부도 그렇게 하세요.


그래서 수식관도 한번 하면 반드시 이익이 있을 정도로. 그냥 보통 하고 막연하게 하고 하면 되겠지 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할 수 있어요, 그래 하는 것이 유익한 경우도 없지 않아 있어요., 그러나 한번 하면 제대로 하는 거래요. 기도하는 분, 염불하는 분은 고 기도 한번 한번이 아주 성실하고 아주 좀 간절하게... 하다가 보면 하는지 마는지 그냥 뭐 입으로만 들먹거리고 마음은 저 딴 곳에 가있는 그런 경우도 있고... 호흡법도 그럴 거래요. 하다가 보면 뭐 그럴 수는 있어요. 그러나 그런 수는 되도록이면 없어야 돼. 그래서 한번한번을 아주 지극하게 하는 거래여. 그것이 바로 실생활에 그대로 적용이 되고 그런 생각으로 살아가고... 그래서 어디 가서 논다, 필요없는 시간을 보낸다 그런 것은 사실은 내 사전에는 그런 것은 없어야 돼. 그러긴 뭐 어렵습니다만, 적어도 수행은 그렇게 할려고 애를 쓰셔야 돼...


수행이 그렇다면 다른 일상 생활도 그래야 되고요. 어쨌든 그런 생각으로 하시란 거예요, 생각으로... 그래서 이 뭐 아주 조그만 일을 하더래도 예사롭게 하지 말아요, 바로 직결이 되도록 해요. 운동하는 거라든지, 먹는 거라든지 일거일동이 사실은 그래야 돼요. 그래서 나아가서는 참으로 실리적이라야 돼요. 지금 보통 사는 것하고 실제 진리의 세계에서 사는 것 하고는 엄청난 차이가 나는데, 늘 진리의 세계를 맛보면서 살 수 있도록... 그런 말은 조금 이해가 안가실 텐데, 어쨌든 실리적으로, 뭐 한 번을 하더래도, 호흡 한 번을 하더래도, 기도한 번을 하더래도 아주 실리적으로, 바로 되도록, 바로 느껴지도록, 바로 이익이 있도록... 그래서 삶 자체도 그렇게 살아야 되고요. 그래 살면 뭐가 잘 안 된다, 어렵다 그런 말은 나올 수가 없을 거래요, 수행이 아무리 어렵다, 힘든다 해도 그래 사는 분에게는 아주 쉬운 일이래. 세상 쉬운 일이 수행이지, 사실은.


가정도 그렇고 사회 활동하는 것도 그렇고요. 무슨 일이든지 내가 하는 일은 그렇게 되도록... 그래서 수행하는 분은 자기의 못된 버르장머리, 습성, 못난 점, 단점을 환하게 고쳐 나가셔야 돼요. 호흡법만 하고 행동은 개차반이면 그건 호흡법이 수행이 되느냐, 진정한 수행 안됩니다, 뭐 흉내는 낼 수 있겠지, 흉내가 바로 자기 인격하고 직결은 안돼요. 어쨌든 할 때, 아주 제대로, 정말 알뜰하게, 아주 실리적으로, 바로 느껴지도록 도움이 되도록, 그래서 바로 그런 자세나 생각이 자기를 근본적으로 가꾸어 나가는 그래서 남보다 좀 앞서고 잘 살고 돈 버는 사람 좀 많이 벌고, 공부도 잘 하고... 그래서 어쨌든 내가 유불동에 들어왔다, 축서사 잘 다닌다, 그런 것이 스스로 느껴지도록.
하루에 보통 어느 정도씩 하나요? (보광화에게) 넌 어느 정도 하나? 바쁘지?


보광화: 아침에 1시간, 저녁에 1시간이요.


큰스님: 아이구, 많이 한다. 그 정도면 많이 하는 거다... 근데 네 형편으로는
많이 하는 편이지만, 호흡법으로 봐서는 많지 않고 적은 편이고...
호흡법은 한 번 앉으면 두 시간 정도는 하면 좋아. 한 시간 정도는
준비하다가 끝나. 수련이 된 분은 바로 들어갈 수도 있는데, 대부분
아직 초보단계나 제대로 수련이 안되신 분들은 뜸들이다가 고만 일어나는 기라. 정작 본격적으로 인제 좀 될락말락하면 일어나는 셈이라.


정우: 큰스님, 그럼 아침 저녁으로 1시간씩 하는 것보다 한 번에 몰아서
2시간을 하는 게 나은가요?


큰스님: 그렇지, 그래 하는 게 낫지. 근데 이제 아침 저녁으로, 아침에도 하는 습(習)은 들여야 돼. 고 자체도 중요하지만, 아침에는 기분좋게 출근을
해서 하루 종일 좀 열중할 수 있도록. 일종의 기분전환일 수도 있거든.
깊게 들어가면 뭐 수행이고. 깊게 못 들어가더래도, 기분전환도 좀 시키고, 마음도 좀 가다듬고, 잘 살려고 노력하고 맹세하는 고런 시간일 수 있지.
그래서 새벽에는 설사 잘 안되더래도, 꼭 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지면 좋아요. 하시고 출근하시고... 하고 책도 본다든가 또 다른 일 하시고... 아침 저녁으로는 꼭 하시면 좋지요. 저녁같은 경우는 할 때, 한 시간 더 이상 할 수 있으면 더 하면 좋고, 저녁에는 한시간 뿐만 아니라, 두 시간, 세 시간... 한 시간 이상 좀 충분히 많이 하면 좋아요. 어쨌든 초보 단계나 잘 안되는 상태에서는 장시간 하는 데서 좀 제대로 되고, 하는 기분을 좀 느낄 수가 있는 거래요. 처사님들이나 보살들이 잘 안되는 이유중의 하나가, 될만큼 못하기 때문에 그래 안되는 그런 경우가 있어요.


법천: 아침에 50분 정도씩 수식관을 하는데요, 호흡에 대해서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할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는데, 호흡에 어떤 정도(正道)가
있는 건지요, 다르면 다른 대로 그걸 관하면서 호흡을 하면 되는 건지요?


큰스님: 느낌에 따라서, 우리 몸뚱아리가 그렇게 예민한가 하면 순간순간 변해요. 그래서 느낌 자체가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느낌에 대해선 별로 신경을 쓰지 말고 하는 방법만 확실하거든 느낌이 다소 다르더래도 그건 신경쓰지 마이소. 육체는 아주 예민해, 그래서 수행을 해 보면 늘 과정을 막
거쳐요. 어떨 땐 순간순간 달라질 때도 있어요. 예민한 분은 그런 데다 신경 쓰거든요, 그러면 수행하기 어려워. 방법만 확실하고 마음가짐만 제대로 갖추었거든 어떤 육체적인 상황의 변화가 오더래도 그냥 꿋꿋하게 여법하게 밀고만 나가요.


법천: 그냥 들숨날숨에 집중하면서...


큰스님: 그렇지. 어쨌든 호흡 자체에 인생을 걸어요, 아주. 모든 것을 바치다시피 해요. 그래서 아주 지극하고 정성껏... 그야말로 호흡 한번 일으켰다가 내쉬지 못하면 이제 가는 길이지만, 늘 그렇게 마지막 안간힘을 쓰듯이
고렇게 아주 지극하게 애쓰는 거래요. 호흡 한번한번이 그냥 뭐 예사롭게 호흡하지 말고, 그야말로 내 생명이, 내 인생이 그 호흡 한 번에 걸려
있다는 그런 생각으로 지극하게 그래 정성껏 하세요.


정우: 수식관을 너무 오래 하지 말라는 분들도 있는데요, 보광화나 저는 1년 반 정도 됐거든요.


큰스님: 좀 된다 싶을 때가 좀 있던가?


정우: 혼자 생각이지만, 최근에는 좀 될락말락할 때가 있... (웃음)


큰스님: 음... 아직, 1년 반 정도 같으면 좀 더 해, 좀 더해도 괜찮아. (네.)
사실은 직장 생활을 하고, 보살같은 분에게는 뭐, 1년 반 정도가 아니라, 계속해도 좋아, 계속해도... 화두는, 방법 자체는 참 좋은데, 차원이 높고. 근데 당장 느낌은 수식관보다 못해. 실제 내게 좀 유익한 것도 수식관보다 못할 수도 있고요. 방법자체는 좋은데, 우선은 화두보다는 수식관이 훨씬 유익하지. 음... 보광화한테도 그렇고...


그래서 어떤 방법을 택하느냐, 좋아도 지금 당장 실제로 느낌이 없는 것을 택할 것이냐, 그러나 현실적으로 좀 맞는, 바로 유익한 것을 택할 것이냐... 보살들에게는 좀 현실적인 것이 나을 거야.


정우: 어제 철야하면서 1시간 정도 무자(無字) 화두를 들어봤거든요, 시간은 훨씬 잘 가더라구요.


큰스님: 그거, 남의 집에 가면 더 잘 사는 것 같고(웃음), 남 음식은 더 맛이 있는 거 같애. 근데 실제 그 집에 가서 한 사흘만 살아 보면, 아이고, 이 집도 그렇구나(웃음)... 선(禪)하는 분이 그런 분이 있어요. 어떨 때는 지루하 거든, 잘 안되고, 답답하고 짜증스러우니까, 아침에는 무자 하다가 오후는 또 수식관하는 기라, 저녁에는 또 기도하고(웃음)... 기분은 훨씬 나아. 그러나 실제 결산하면 남는 건 별로 없어. 남 보기는 돈 벌이 매일 나간다고 하면서 빈털터리로 들어오는 그런 분하고 비슷하지.


법천: 사회생활을 하면서 의문나는 게 있는 데요,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떤 사람들은 편안하고 우호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을, 단 1분을 만나더라도 나한테 어떤 인연이 닿아서 만난 거라서 무조건 잘 모셔야 하는 건지요?


큰스님: 사람을 다, 늘 웃으면서 잘 대해주면 좋겠지, 어떤 분이래도... 그런데 내 일에 열중하면서 남에게 다, 그렇게 반기면서 기분좋게 잘 대해드리기는 어렵잖아요? 어디까지나 내가 주인이고, 내 하는 일이 중요하니까 내 일을 잘 할려면 남에게 크게 관심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내 일에 빠지다 보면... 그러나 내 일에 빠졌다고 해서 또 기본적인 예의범절을 무시한다든가 가볍게 여겨서는 안될 테고, 내 일에 좀 열중하면서, 남에게, 내가 상대할 분에게는 좀 떳떳하게 잘 해드려가면서, 너무 신경을 쓰지 말고, 만나는 사람, 그 소수의 그런 분들에게는, 어쨌든 대할 때는 아주 성의껏 좀 잘 대해주고, 고걸로 끝내는 거래요. 두고두고 생각한다든가, 뭐 고심을 한다든가 아니면 더 큰 마음을 낸다든가 그런 생각도 없이, 만날 때나 일할 때는 아주 좀 제대로 성의껏, 정말 반갑게 그래 해주고는 일 끝나면 고걸로 끝나는 거래요. 그러면서 이제 내 일에 좀 집중하고, 내 일에 집중하고 열심히 하면서도 잘 해줄 수 있으면 그건 뭐 얼마든지 좋아요, 그러나 내 일에 방해가 되면서 남에게 너무 신경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에 내가 내 일을 안 할 거 같으면 남을 위해서라도 살아야 돼요. 그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러나 어디까지나 내 일을 잘 해가면서 남에게도 잘 해드려야 되니까, 내 일에 손해가 좀 안가면서... 어쨌든 이 학생 아이 같으면, 내가 일단은 공부를 잘 해야 되는 기라, 자기 공부도 못하면서 남 일에 덤벙거리고 남 일에 신경쓰고... 그런 학생들 있지요? 뭐 반 일이라든지, 지나치게 남에게 관심을 갖는 고런 것은, 글쎄 뭐 그런 것을 위주로 사는 분도없지않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거 같애요. 일단은 내가 공부를 잘 하고 남에게도 관심을 갖고 위해주는 것이 정상이 아닐까요. 사회생활도 결국은 마찬가지일텐데, 어쨌든 내가 주(主)고 다른 사람은 객(客)이다, 주객은 항시 분명해야 되니까.


법천: 회사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잘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는데요, 안될 때 더 열심히 일에 매달리는 게 나은지, 아니면 일에서 벗어나서 마음 공부를 하면서 여유롭게 지켜보는 게 나은 지요?


큰스님: 안 되면, 굳이 안될 때 뿐만 아니라, 잘 될 때도 매일 자기를 반성하는, 점검하는 그런 시간을 가지세요. 매일 자기를 결산해야 돼요. 사무실에서 사무적인 결산도 해야 되지만, 집에 와서는 자기를 반드시 결산해야 됩니다. 자기 하루를 꼭 결산하세요. 그래서 무엇이 잘 안된다 카면, 이유가 자상하게 결산을 해보면 안 되는 이유를 반드시 알거래요. 모르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압니다. 왜 안 되는가.. 알면 바로 부족한 점 못난 점을 바로 고칠 수 있는 것은 바로 고치고, 만약에 바로 고칠 수 없는 것은 꾸준히 고칠려고 애를 쓰고... 그렇게 자기를 반성하고 하지만, 모를 경우, 이유를 잘 모른다든가, 조금 부족함을 느낀다든가 그런 것은 마음을 좀 닦아서, 마음을 좀 열어서 그렇게 서서히 고쳐나가는 그런 방법이 현명할 거래요. 그래서 두 가지를 늘 매일 해 나가셔야 될 거래요. 그래야 자기라는 인간이 좀 원만하고 좀 갖추어지고, 그래서 일도 좀 잘 되고 사는 것도 잘 살아서 좀 보람을 느낄 겁니다.
어쨌든 늘 자기를 반성하고 참회하고 자기의 잘 잘못을 환히 들여다보면서 사셔야 될 거래요. 보통은 그렇게 안 사는 이가 거의 태반일텐데, 그렇게 자기를 들여다보듯이 그래 살면 사실은 안될 일이 드물 거래요. 뭐 실수를 어쩌다 한번쯤 하더래도 큰 실수를 안하고요. 늘 그런 자세와 생각으로 사시면 좋아요.

법천님: 가끔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 진심(瞋心)이 올라올 때가 있는데요, 그게 제가 잘못해서일 수도 있지만, 상대방의 잘못 탓일 때도 있는데요, 그런 것도 표현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건지...


큰스님: 그렇지. 거 뭐,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상대가 나한테 욕을 한다든가, 진심(瞋心)을 일으키게 한다고 해서 내가 놀아나면 안돼요. 상대야 뭐
어떻든 내 마음은 변하질 안 해야 마음대로 그 사람을 움직일 수가 있어 요. 정도로 나갈 수가 있거요. 그럴 때는 호흡법 하면서 한참 시간을 두세요. 그러면 그 상대는 제 풀에 꺾여버려요(웃음).


범지: 염불을 하다보면 가끔 뱃속에서 열기가 올라올 때가 있고 때로는 눈물이 날 때도 있고 또 어떨 때는 갑자기 엉뚱한 말이 튀어나올 때가 있는데요...


큰스님: 신경만 쓰지 마세요. 수행은 수행의 여러 과정을 거쳐요. 그래서 그때 그때 눈물도 나고 이런 저런 번뇌망상도 일어나고 그렇지 않으면 실체적인 그런 느낌도 오고 또 심지어 건강이 안 좋을 수도 있고 좋을 수도 있고... 별 그런 과정을 다 거치는데, 어떤 과정이래도 거기에 대해서 신경만 쓰지 말고 담담하게 그것만 분명하게 더 잘 해 나가세요, 더 잘 해 나가. 그러 면 자연스럽게 과정을 거치게 되고 좋게 되고 원만하게 됩니다. 날카로운 분들, 특히 여성들이 그런 분이 많은데, 좀 느껴지면, 아 이거 잘못된 것이 아닐까, 이런저런 번뇌망상을 다 입히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그래서 잘 안되는 기라, 어렵고. 어떤 상황에든 약간 좀 둔한 사람 비슷하게, 그냥 담담하게 내 갈 길만 가듯이, 하는 것만 제대로 더 잘 하세요.


정우: 1년 반 정도 공부를 했는데, 크게 보면 다듬어져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긴 하는데요, 하지만 때때로 주변의 말이나 행동같은 것에 더 예민해지는데 그런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이면 될까요?


큰스님: 음, 그거, 좀 예민해진다는 거라. 예민해진다는 것이, 그만큼 마음이 이제 좀 맑아진다는 기라. 맑아지면 자연스럽게, 예민하고, 평시에 느끼지 못했던 것 그런 것 까지도 이제 느껴지는데, 그럴수록 마음을 더 담담하게 아주 고요하게 가져요. 일체 신경을 쓰지 말고, 그러면서 더 애쓰면 깊게 되고, 그런 상황도, 훗날 뭐 별것 아니다 그런 것이 느껴질 정도로 무난하게 그래 넘어갈 수가 있어요. 어쨌든 고런 데 보살들은 특히 좀 주의를 해요.

범지: 아침에 파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자니 의문이 생겼는데요, 파리도 번뇌가 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것도 번뇌라고 할 수 있는지요, 만약 파리는 번뇌가 없다면 파리가 사람보다 나은 건지요? 이런 걸 여쭤봐도 될까요?(웃음)


큰스님: 파리도 사람과 꼭 같은 불성이 있으니까, 아주 번뇌가 없을 수는 없겠지. 있더래도 이제 사람이 생각하는 번뇌하고는 다른 그런 번뇌일텐데, 그것을 우리가 번뇌다 하기가 조금 어렵겠지만, 어쨌든 번뇌라면 번뇌가 있을 수 있겠지. 그러나 우리 사람이, 그 놈들이 더 행복하냐... 흔히 개 팔자란 말을 하잖아요? 개 팔자, 소 팔자... 세상에 팔자가 좋은 놈들이거든?(웃음) 사람보다 사실은 더 나아, 얻어먹는 신세지만(웃음). 그러나 그 놈들은 사람이 될려면 참 까마득하거든?(웃음) 그런데도 우선은 괜찮은 기라. 그러나 소가 얻어만 먹다가는 옛날 소처럼 끙끙 일만 해주기도 하고, 즉 얻어먹기 때문에 결국은 공짜는 없어. 소든 개든 공짜는 없는 기라. 결국은 자기 밥 값은 해야 돼. 그래서 옛날의 소들은 고생을 많이 했거든? 근데 요새 소들은 그냥 바로 도살장으로 가 버리는 기라. 즉 그렇게 얻어먹었으니까 결국은 몸으로 보시를 하는데, 그것을 좋게 볼 수도 있고 아주 안 좋게 볼 수도 있는데 어쨌든 결국은 불자가 좋다, 어떻다... 잘 사느냐,못사느냐 관념의 차이인데... 바위같은 경우도, 어떻게 보면 오히려 사람보다 나은 놈들이긴 하지만 역시 불쌍한 놈들이래. 그래서 고런 것을 보고 우리가 좀 발심을 하고 좀 더 공부 잘 할 수있는 그런 분이 현명할 거야.


수련화: 저처럼 정근을 하는 경우도, 실제적이냐 아니냐 나누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전 염불이 맞고 좋은데요, 그냥 염불을 하는 게 맞는지요?


큰스님: 뭐 계속 할 필요는 없고, 당분간은 해요. 평생 할 필요는 없어요. 이제 하다가 어느 순간 참으로 깊은 경지에 들어가면 자연적으로 화두를 하게 돼 있어. 그럴 때 하면 아주 쉬워요. 그래서, 학교 안 갈려고 하는 애들, 유치원생같은 그런 애들, 처음부터 학교가 좋다고 하면서 유치원에 가라고 하면 잘 안 갈려고 해요. 애를, 뭐 과자도 준다든가, 유치원에 가서는 애들하고 오히려 놀게도 하고, 어쨌든 애가 유치원에 가서 재미를 좀 느끼고 유치원에 갈만하다, 유치원이 집보다 좋다 그렇게 애한테 유도를 시키는 거래. 그래서 자연스럽게 유치원에 가도록 그렇게 만들듯이, 유치원 교육이 좋지만, 그 애가 뭘 알아요? 너 가서 배워야 한다, 유치원 교육이 좋다, 처음부터 그래 이야기해서는 안 먹혀 들잖아요? 그렇듯이 어쨌든 기도에 좀 재미를 실제 느끼면서 기도가 되도록만 해. 그러면 자연스럽게 화두하고 접목이 돼요.


수련화: 그동안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다른 분의 질문에도 답해주셨는데요, 공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 끄달리지 말라는 건 잘 알고 있는데, 이것하나만은 좀 여쭤보고 싶습니다. 정근시나 사무실에서도 가끔 제가 뭔가에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어떨 때는 계란속에 들어가서 보호를 받으며 걸어가는 것 같고, 묘한 기운이랄까 그런 느낌이 드는데요, 그 기운이 저한테서 나오는 건지, 외부의 것인지 궁금합니다.


큰스님: 수련화한테서 나오는 것이 거의 태반이라. 거의 전부에 가깝다고 할 수가 있는데, 외부 기도 내 것으로 만들어 가지고 에너지화하는 고런 작용도 돼. 그러나 현재 같은 경우는 수련화 몸에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믄 돼. 몸은 아주 신비하고 아주 불가사의해. 그래서 늘 기도를 하고 다니면 관세음보살이 늘 따라다니는 거라. 따라다니는 것으로 느껴져, 따라다니는 것과 다름이 없고. 실제 전혀 기도 안 해본 에게 그런 이야길 하면 거짓말이 다 그런 말이 나올 수가 있는데, 사실 그건 또 거짓말일수도 있어. 그걸 못 느낀 사람한테는 거짓말처럼 들려요. 그러나 참으로 기도가 지극하면 그렇게 늘 보호막 속에서 사는 것 같은, 그렇게, 행동하고, 뭐 아무렇게나 막 해도 상처 안나. 이를테면 안될 일이 좀 드물고. 그럴 정도로 늘 보호막 속에서 부처님 빽으로 마음대로 다니는 것과 같애. 실제 그래. 그래서 어디 가면 안될 일이 드물고, 날 싫어하고 날 미워할 사람 없는 기라. 어디 가도 떳떳하고 당당하고 그런 힘이 어디서 나오느냐, 기도에서 나오는 기라. 그래서 빽중에 가장 큰 빽이 관세음보살 아니면 부처님 빽이거든(웃음). 늘 그런 빽을 난 뭐 마음대로 행동해도 뒤따라가면서 늘 보살피는 격이라, 실제래요. 그건 안 해본 분은 그래 못 느껴요. 거짓말이다, 실제 그럴려고?(하고 안 믿지) 또 실제 안 해 본 분은 그렇고(보호를 못받고). 그런 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이해를 할 수가 없는 기라. 그러나 또 해본 분은 또 실제 그런 기라(보호를 받는 기라). 그래서 전에 춘천호에서, 양양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가 한대 떨어졌는데, 아주 차 전체가 폭 가라 앉아버렸는 기라, 차 전체가... 그런데 갓난 애기, 3개월된 갓난 애기하고 노 비구니 스님 두 분만 나왔는 기라. 갓난 애기가 무슨 수영을 할 줄 알겠어? 노 비구니 스님도 완전히 맥주병이라, 전혀 수영하고는 거리가 먼 분이래. 그냥 밖에 나와 있더라는 거라. 어떻게 물에 빠졌다는 그런 생각도 없었고... 어쨌든 그냥 허우적거리다가 보니까, 허우적댄 것은 생각이 난다는 거라, 얼마 허우적거리지도 않았는데 어쨌든 밖에 나와 있더라는 거래요. 밖에 나와서 이래 보니까 버스가 완전히 전복돼서 푹 빠져 가지고, 뒷부분만 조금 드러나 있더라는 거래요. 그 때 45명이 탔는데 43명이 현장에서 즉사하고... 그래 두 분만 튀어 나왔는 기라. 근데 그 비구니 스님이 훗날, 내 직접 들었는데, 양양에서 탈 때부터, 타기 전부터 그렇게 그 날 염불이 그래 되더라는 거래요. 자기는 계속해서 염불하면서 미시령 고개인가 거길 넘는 줄도 모르고 어쨌든 빠지는 줄도 모르고 마지막에, 허우적거리며 빠져 가지고, 어떻게 튀어 나왔는지도 자기는 모른다는 거래요. 다만, 마지막 이렇게 허우적거리듯이 수영한 기억 고거 조금만 있는 기래요. 그래 가지고 그 때 화제가 됐어요. 수련화도 어디 가도 걱정 안 해도 될 거예요. 어디 가도, 잘 되면, 보호막처럼 늘 느낄 정도로, 아주 느낄 정도로 해. 사무실에서는, 일하시면서 못하겠지만 할 때는 좀 몰록 폭 빠지듯이 참으로 애써 봐요. 그러면 뭐 종로 네거리를 아무리 활보해도 끄떡없을 거예요. 하여튼 수행을 잘 하면 우리 육체 내에서 아주 불가사의한 것을 느껴 요, 불가사의한 것을... 그래서 고런 것을, 느낌에 빠진 분들은 바로 인제 거리가 먼 결과를 가져와요, 신통이라든지, 아주 특별한 그런 힘같은 거... 그런 것을 느껴서 고걸 써먹을려는 분들이 있어요. 고기에 빠지는 분이 있고... 그건 수행하고는 거리가 먼 거고... 그런 것을 느끼더라도 신경쓰지 말고 더 애쓰면 참으로 깊은 곳에 들어갈 수가 있어요. 어쨌든 수행은 꼭 해야 된다, 반드시 해야 되는 것이다, 그런 것을 늘 생각을 하면서 한번한번을 지극하게, 제대로 하세요. 그것이 실생활에 적용이 되고 나의 모습으로 나타나도록... 수행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래요. 행(行)으로 해야 돼, 행으로 실제 나타나도록... 그래 하셔야 돼요. 사실 그러기는 좀 어렵지만, 지극하게 애쓰면 바로 연결이 돼요. 그래서 더 깊으면 일상의 부분부분하고 다 접목이 되다시피 해요.


범지: 염불하면서 제 목소리를 들을 때도 있지만 아무런 생각이 없을 때도 있거든요. 그게 제가 깜빡 존 건지, 진짜 생각이 없었던 건지 궁금할 때가 있구요, 목소리를 듣는 게 좋은 건지, 나쁜 생각이 아니라면, 생각이 없었던 게 좋은 건지 궁금합니다.


큰스님: 생각이 졸아서 없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경우보다는, 고것이 공(空)한 상태로 되는 기라, 흔히 뭐 공이다, 고런 말 하잖아요? 공한 상태라. 어떤 경우, 이런 저런 경우가 있는데, 열심히 좀 제대로 해서 그렇게 순간순간 컴 퓨터가 고장이 나서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기억이 안된 거처럼, 그렇게 전혀 그런 기억이 없는 그런 상태가 있어요. 존다든가, 그렇지 않으면 의식 자체가 순간순간 딱 끊기는 그런 상태도 있고, 공부가 돼서 공한 상태도 있고 그래요. 공한 상태가 돼야 제대로 되고 잘 되는 거래요.


범지: 그럼 존 것인지, 공부가 잘 되어서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큰스님: 공부가 좀 된다 싶어서 바짝 더 애쓰면 참으로 되는 상태에서 그렇게 되고, 공부가 안된 상태에서 혹 그런 것이 느껴졌다면 그것은 졸았다든가, 아니면 혼이 빠진 상태라(웃음).


수련화: 그럼 공부가 잘 된 상태면 자신의 염불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니라,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건가요?
큰스님: 그렇지. 염불소리도, 참으로 염불이 제대로 지극하게 되면 염불소리도 안들리고, 하다가도 끊어져 버려. 염불도 안 해. 즉 염불이 좀 되는 상태가 참으로 집중이 되면 집중된 상태만 꾸준하게 지속이 되지, 뭐 소리를 낸다든가, 들리는 그런 데로 신경을 안 쓰고 폭 빠지는 상태가 돼요.

수련화: 그게 삼매인가요?


큰스님: 삼매로 들어가는 과정이지. 그래 깊게 들어가면 꿈속에서도, 꿈속에서도 염불을 하기도 하고, 더 깊게 들어가면 그것마저도 이제 끊어져. 어쨌든 지극하게 아주 정성껏 좀 폭 빠질 정도로 그래 잘 하이소. 지금은 별것 아닌 그런 상태고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지 몰라도, 제대로만 하면 훗날은 엄청난, 아주 대단한 그런 정도가 될수있을 거예요.

오늘도 날씨가 참 좋네. 요새는 날씨가 참 좋소.
그럼 바람도 좀 쏘이시고, 참배도 좀 실컷 하고 그래 가소. 올라가실 때는 또 조심하시고.



[이 게시물은 가람지기님에 의해 2017-03-02 09:15:51 금주의 법문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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