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법문

  >   무여스님   >   감로법문

감로법문

주사위는 던져졌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가람지기 작성일06-02-08 09:14 조회3,753회 댓글0건

본문

[유니텔 부처님나라 참선법문]2002년 2월



주사위는 던져졌다



축서사 무여큰스님(2002. 2)



큰스님: 몇시에 오셨는가?
수선각: 8시 조금 넘어서 왔습니다.
큰스님: 음...
(보광화에게) 넌 저번에 잘 지냈나? (보광화: 네.)
큰스님: 밥값 했나? (웃음)
제법 그 잘 할려고 애를 쓰는 것 같더라, 언니들 덕분이지...
(정래명님에게) 음... 처사는 저번에 오셨던가?
정래명님: 네, 10월, 12월에 왔습니다.
큰스님: 아, 그래요?
(진여정에게) 잘 지내고??
(서광님께) 처사는 잘 지냈습니까? (서광님: 네)


큰스님: 집에서 아침저녁으로 공부를 좀 해? 한 얼마나?
수선각: 될 수 있으면 아침에 하고 출근을 할려고 하구요,
저녁에는 적게는 30분, 많이는 두시간까지 하고 있습니다.
큰스님: 그래, 보살은? (진여정에게)
진여정: 12월에 회사를 그만 뒀거든요,
그래서 못 앉으면 한시간, 많이는 서너시간까지 앉고 있습니다.
큰스님: 매일 출근하다가 안 가는 기분도 좋지? (웃음)



따뜻한 방에 앉아서 좀 게으름도 좀 피우고 공부한답시고 흉내내면, 뭐 이것이 행복 아닌가 그런 것이 느껴지기도 할 거예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왜 직장을 그만뒀는지 모르지만, 한편으로서는 아이구, 잘 했다, 진작 놀 걸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좀 불안할테고...따뜻한 방에, 요새 바깥에 나가면 춥고 번거롭고 시끄럽고 그런데, 조용한 방에서 따뜻한 데서 남들이야 출근하든 말든 누워 있으면 그 기분도 보통 기분이 아니거든? 그런데, 수행이 좀 되면 그건 또 비교가 안돼... 그렇게 직장 안가고 누워있는 것은, 기분이 좋을 때는, 좋지만, 누워있어도 편치 않을 때가 많을 거예요, 좀 불안하고 좀 괴롭기도 하고... 이런 저런 번뇌망상을 피우기가 쉬운데, 그래서 직장에 가도 괴롭고 안 가도 괴롭고, 중생살이는, 고것이 저 보살처럼 저렇게 된 분만이 아니고 중생살이 자체가 그래요, 따지고 보면... 늘 그렇게 불안하고 괴로워요. 그런가 하면 좋은 음식을 못먹을 때나 따뜻한 방에 누웠을 때처럼 고렇게 좋은 면도 있지만 그러면서도 늘 불안해요, 먹으면서도 불안한 기라. 돈없는 사람이 고급음식점 가서 먹으면 소화도 잘 안돼요. 따뜻한 데 누워있으면, 푹 쉬면 좋을텐데, 며칠은 푹 쉬면 좋지, 그 며칠만 지나면 인제 서서히 괴롭기 시작하는 기라.


즉 그렇듯이, 중생살이 자체가 그래요... 그런데 인제 참선을 잘 해서 좀 제대로 되면 그런 불안이 전현 없어져요.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내가 있는 공간이 절인지 집인지도 모를 정도로, 폭 빠지는 기라. 즉 외부의 어떤 영향도 전혀 안받아요... 그러면서도 아주 고요해요. 고요하다는 것은 그렇게 편하다는 기라, 그렇게 안정되고... 그래서 고런 상태가 되면 세상없이 좋은 걸 줘도 그거하고는 안 바꿔. 금덩어리를 아무리 갖다주고 아무리 어디 좋은 자리 모시고 하더래도 그것만 못한 기라. 직장에 나가서 돈을 얼마를 벌고 주변에 어떤 좋은 환경이, 내게 이익이 오더래도 그거하고는 비교가 안돼요.


그런 그 좋은 길이 어쨌든 수행의 길이래요. 그렇다는 생각을 하면, 이건 뭐 그렇다는 생각뿐 아니라, 좀 애 쓰면 누구나 느껴요. 거기까지 가야 수행하는 보람이 있고요. 거기까지는 꼭 느껴봐요. 그래서 참으로 수행하는 기쁨, 절에 오는 기분을 아주 진하게, 좀 제대로 느껴봐요. 그러면 외형적으로 무엇이 좀 안되고 조금 어렵다고 하더래도, 때로는 좀 불안하고 어려운 일이 있고 하더래도, 전혀 신경쓰이질 않애요. 이거면 됐지, 뭐 이 이상 더 바라느냐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와요. 굳이 뭐 다른 데 가서 아둥바둥하고 뭐 원하고 할 필요가 없는 기라. 누가 나를 무시하고 멸시하고 요새 왕따라고 하대, 왕따를 시키든 말든 그건 너희 할 일이고 내겐 뭐 전혀... 왕따될수록 더 좋지 뭐. 남들은 뭐 죽는다 산다 해싸도 내 마음은 극락에서 놀아. 그래서 설사 뭐 조금 옷이 불편하고 겉모습이 좀 안좋은 그런 옷을 입었더래도 전혀 그런 데 대해서 신경쓰이지 안해. 먹는 것이 설사 좀 부족하더래도 있으면 있는 대로 먹고 없다고 해서 뭐 안절부절하고 괴로워하지 않고... 누가 날 뭐 대접해주고 이것저것 나한테 관심을 갖든 말든 아주 무관해요. 홀로 막 독야청청하듯이 그래...


즉 그렇게 주변에 신경을 안쓰고 기분을 느끼면서 잘 살 수 있는 길이 참선의 길이라, 염불의, 기도의 길이고. 목표는 분명히 부처이지만, 부처님으로 가는 과정에서 그런 것을 무한히 느끼는 기라, 꼭 부처님 돼야 느끼는 것이 아니고. 그래서 이 공부는 하라 마라 할 필요가 없어요, 하라 마라 할 필요가 없어요. 그건 뭐 안하면 자기 손해라... 하여튼 고런 깊은 것을 좀 느낄 수 있도록, 하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하기는 좀 어렵겠지만, 늘 하는 습을 들여요, 늘. 하루에 밥을 세끼나 몇 끼씩... 밥은 잘 안 굶잖아, 숨쉬듯이, 물 마시듯이 자연스럽게 하는 거래요, 그래서 참으로 진솔한 그런 기분을, 즉 행복을 느끼시라는 거래요.


어떤 보살들은, 예를 들어서 어떤 보살은 열 여덟 살에 과부가 되어서 평생 혼자 외롭게 때로는 눈물로 사시다가 훗날 선(禪)을 해서 아주 대단한 체험을 하고, '내 팔자가 다른 분보다 훨씬 낫다'는 거래요. 내 혼자 된, 열 여덟살에 과부가 된 것이 그렇게 고맙게 느껴진다는 거래요. 보통 사람이 볼 때는 '저 여자가 미쳤나' 그런 생각도 할 수 있을 거래(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바른 말이래...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불교를 만나게 됐고, 만나서 의지하다 보니까 본격적인 수행을 했는기라, 맞아 떨어졌는 기라. 제대로 갈 길을 간 기라. 그래서 농담처럼 또 내가 젊어서 결혼을 한다면 이젠 더 어린 나이에 과부가 됐으면 좋겠다, 아 그런 얘기도 얼마든지 가능해요.


즉 법(法)은, 도(道)는, 남편도 아내도 아니면 뭐 자식도 어떤 것 보다도 앞서요, 무엇보다도 앞서요. 즉 그런 그 아주 대단한, 대단하다면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그런 엄청난 그런 것이 법이래요, 그런 것이 도(道)래요. 그런 것을 바로 느낀 분이 성인이고, 부처님같은 대단한 성인이고... 성인, 부처님이 그런 것을 느꼈기 때문에 2500년 가량 인류의 스승으로, 지금까지도 뭐 군림하면서, 여러분이 그 서울에서 여기까지 얼마나 멀어요, 밤에 내려오고, 그렇게 목탁을 치면서 앞에 공양물, 우리 절뿐만 아니라 어떤 절에도 가면 의례히 공양물 저렇게 올려요. 보통 사람은 평생 저런 상 한번 받기도 어려워요. 안 그래요? 사실이잖아요. 한번 받기도 어려워요. 매일 받고, 절이 얼마나 많은데 절마다 다 저래 올리는 기라. 그 보통 도(道)가 아니라.


절을 할 때도 그냥 법당 들어가서 대충 하는 분 있던가? 아주 새색시가 결혼한 첫날 남편의 그 어머니 아버지, 즉 시부모에게 절하듯이 하는 기라. 그 정성은 아주 예사롭지 않지. 그렇게 수많은 사람에게 공양을 받고 즉 대접을 받고 절을 그렇게 받을 정도로 예배 대상이 되는 기라. 존경의 대상이 되는 기라. 그것은 그 분이 얼굴이 잘 생기고 인간적으로 장점도 많지만, 그래서가 아니래요. 그런 점도 물론 있지만. 도道가 높기 때문이래요, 도(道)가.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성철스님, 저 경상남도 고향에 가보니까 겁외사라고 절을 지어 놨대. 동상도 아주 잘 모시고. 뭐 인간적으로 수승한 면이 많은 분이지만. 요새 그 성철 스님 시봉기 누가 읽었어요? 아, 읽어보면 아이구 노장 이렇게 까다로울까, 욕쟁이 노장같고... 사실이라. 그런 노장이라도 그렇게 그 대접을 받는 것은 도가 높기 때문이라, 도가. 즉 전공을 잘 택했는 기라, 전공을. 한마디로요. 스님들 중에서도 전공을 다른 것으로 택했으면 그래 존경을 못받아요. 전공을 제대로 택했는 기래요. 그래서 그 전공을 참 성공화시킨 분이래요.


즉 보살들이, 처사들도 이 공부 잘 하면 철 스님 뿐 아니라 부처님처럼 존경을 받아요, 부처님처럼. 그거는 남녀가 없어요, 처사 보살이 없어. 스님이나 속인이 없어... 누구나 하면 돼... 뭐 대학 졸업했거나 국민학교를 졸업했거나 따지지 않애요. 어쨌든 이 처사나 보살들도 그런 좋은 문을, 활짝 열려져있는 좋은 길로 들어왔는 기라. 이미 출발 신호는 울렸는 기라. 주사위는 던져졌어. 내가 인제 얼마 나 수행을 잘 해서 대단함을 느끼느냐 문제는 그거만 남았어요. 아주 좋은 길로 들어왔는 기라. 보통 좋은 길이 아니라. 인간으로서는 최상의 길이라. 인간으로서는 가장 좋은 길로 들어왔으니까 놓치질 말아요. 제대로 갖추고 제대로 체험을 해요.


그래서 내가 참 불교신도가 잘 됐다, 유니텔에 잘 가입을 했다, 축서사 그 좀 시원찮은 절이지만 그래도 잘 다녔다, 그런 생각이 아주 훗날 굴뚝같이 날 때가 있을 거예요. 잘 못하면 그런 생각 안 날 거예요. 잘 하면 오지 말라고 해도 안 올 수가 없어요. 멀고 하니까 '축서사 오지 말지요' 해도 안올 수가 없어요. 왜냐, 뭐 다른 곳에 가도 맛볼 수는 있지만 어쨌든 불교의 진리 그 알맹이는 그렇게 대단하니까. 팔자 고치려면 고걸로 밖에는 못 고쳐요.


어쨌든 좋은 길인데, 좋은 길이 아무리 좋은 길이래도 같이 가더래도 한 분은 느끼면서 기분 내면서 잘 사는 분이 있는가 하면 한 분은 참 쪽박이 신세처럼 아주 춥고 배고플 수도 있어요. 춥고 배고프듯이 수행을 하면 안돼요. 생활은 검소하게 절약해 가면서 그래 살아야 되지만, 공부는 남보다 반드시 앞서야 돼요. 그래서 어쨌든 늘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그래 사이소.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요. 좀 불안하고 괴롭다 살다가보면 이런저런 번뇌망상이 많을 수도 있는데 설사 내 환경이 조금은 안 좋더래도, 좀 어렵더래도 뜻과 같지 않아서 미흡하더래도 마음을 아주 편안하게 가져요.


그러면, 아무리 환경이 좋고 뛰어난 사람보다도 내가 더 앞서고 더 좋은 나일수가 있어요.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아주 중요한데, 마음을 아주 편안하게 먹고 기도할 때나 참선할 때는 아주 화끈하게 열심히 해요. 또 기도하고 참선하는 고 기분으로 열심히 살고요. 법당에 가서 절할 때, 아주 간절하게 해요. 그렇게 하잖아, 아까 이야기했듯이 새색시가 절하듯이 하는 기라, 그 생각은 아주 간절한 생각이라. 집에서 무슨 일 할 때, 그렇게 절하면서 간절하게 절하듯이 기도하듯이 무슨 일 해 봐요. 안 되는 일 없어요. 안 그렇겠어요?


법당에서 그렇게 얌전하게 지극하게 절하듯이 그렇게 살면은, 그렇게 기도하듯이 살면은 안될 일 있어? 없어. 이 세상에는 그렇게 지극하게 간절하게 살면 싫다거나 방해를 할 사람도 없고, 그런 사람은 그냥 모셔 갈 거예요. 그런 사람이 일이 안되고, 공부가 안 될 리 없어요. 기도하는 고 자세로 그런 간절한 생각으로 생활을 하라는 거래요. 즉 법당에서 기도하던 모습이 생활에서나 직장에서나 인간관계에서나 그대로 내 삶 전부에 그대로 미치고 변화가 있도록 해요. 그렇게. 그게 기도 공덕이래. 그게 수행공덕이래. 법당에서만 할 때, 그냥 법당에서만 하고 나오면 그렇게 안 하듯이 그래 살면 기도하는 공덕이 없는 기라. 법당에서 자세나 생각처럼 나와서도 그렇게 그런 자세로 그런 생각으로 사는 기라. 직장에서 그래 근무하면 상사가 안 좋아할 리 있겠어? 그런 분이 예를 들어서 구조조정을 해도, 그래 사는 분이 있으면 다 짤라도 그 사람은 모실 거예요, 그렇지? 그게 기도 공덕이라.


기도와 삶이 둘이 돼서는 안돼요. 하나가 돼야 돼요. 기도가 즉 삶이고 삶이
기도라야 돼요. 그렇게 공부하면 서울대학 아니라 서울대학 할아버지 대학도 들어갈 거래요. 가기 싫어서 안가지 뭐... 흔히 돈이 안 벌린다, 잘 못산다 하는 분들은 가만히 보면 전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못사는 기래요. 대번에 보면 표 나. 아, 저러니까 못사는 거구나, 저러니까 직장에서 쫓겨나는 구나, 저러니까 뭐가 안 되는구나... 학생도 보면, 공부하는 학생 뭐 뒷모습만 보면 알지... 그렇듯이 그런 문제점, 그런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고쳐나가는 것이 기도라, 그래서 더 잘 살게 하고 더 열심히 하고 더 돈 많이 벌고 좋은 대학 들어가고..


그런가 하면 또 부처로 서서히 가깝게 하는 것이 참선이라. 어쨌든 그 이렇게 오는 이 공덕이 대단해서 인생에 아주 큰 덕목이 되도록 그래 해요. 요 다음달에는 얼굴이 좀 달라지도록, 내 보면 아, 복이 좀 붙었다, 안 붙었다 대번에 좀 느껴지도록 해요. 오늘 법당에 재가 있다고 해서 오라고 하네요. 그래 혹 물을 거 있는가? 뭐 잘해서 물을 것도 없을 거예요.(웃음) 어쨌든 예쁘게, 씩씩하게 그래 잘 사시오.



[이 게시물은 가람지기님에 의해 2017-03-02 09:15:51 금주의 법문에서 이동 됨]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