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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영 작성일13-05-02 19:07 조회3,217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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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윤왕좌 수월관음도’ 첫 발견

가필없이 원형 그대로… 국보급 가치,
정우택 동국대 교수 日조텐사서 찾아

54794079.1.jpg600여년전 고려의 미소 일본 후쿠오카 현 조텐사에서 발견된 14세기 고려불화 ‘수월관음도’. 고려불화로 정면을 응시한 채 한쪽 무릎을 세운 윤왕좌 자세를 취한 관음보살 그림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우택 동국대 교수 제공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고려 관음보살이 60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후손에게 그 미소를 허락했다.

그동안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고려불화 1점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고려불화는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데다 지금까지 세계를 통틀어 160여 점만 확인돼 국제 경매시장에서도 진객(珍客)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사상 처음으로 발견된 ‘윤왕좌(輪王坐)’ 자세의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여서 국보급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윤왕좌는 부처나 보살이 정면으로 앉은 채 세운 오른 무릎에 오른팔을 올리고 왼손은 바닥을 짚은 자세다.

정우택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교수는 29일 “일본 후쿠오카 현 조텐(承天)사에서 14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수월관음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수월관음도란 달밤의 물가 바위에서 관음보살이 선재동자에게 법을 설파하는 장면을 담은 불화를 일컫는다.

고려 문화재의 윤왕좌는 조각상이나 쇠거울 선각(線刻·선으로 새긴 그림이나 무늬)으로 일부 존재할 뿐 불화에서는 유례가 없다. 지금껏 알려진 고려 수월관음도는 비스듬히 옆으로 반가좌를 튼 자세가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불화 발견은 조선시대에 성행했던 윤왕좌 관음도가 당대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기존 학설을 뒤집는 결정적 계기도 마련했다.

이 그림은 가로 47.5cm, 세로 97.1cm 크기로 비단 바탕에 채색하는 전형적인 고려불화 기법을 따랐다. 후대에 수정하거나 손댄 흔적이 없으며, 제작 당시 원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14세기 전반 고려불화인 일본 야마토문화관(大和文華館) 수월관음도와 비교해 보면 △의복 형태 및 착용 방식 △투명 베일의 표현법 △국화무늬 치마 문양 등이 놀랍도록 닮아 동시대나 14세기 후반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불화가 발견된 조텐사는 조선시대 양국 교류의 거점으로 이용되던 사찰로 고려 동종(1065년)과 또 다른 고려불화 반가좌 수월관음도를 소장한 곳이다. 정 교수는 “윤왕좌 수월관음도는 세련된 공간미와 차분한 주제의식이 조화를 이룬 걸작”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번 성과를 5월 4일 동악미술사학회 전국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고려~조선佛畵 연결고리 찾았다
'윤왕좌 수월관음도’ 발견 의미
 
 
54793242.1.jpg
 
 
 
 
굳은 입술엔 묘한 미소가 입가에 맺혔다. 정면을 바라보는 눈빛은 지긋한 듯 찌릿하다. 인도 신화 속 제왕인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취했던 자세(윤왕좌·輪王坐)여서일까. 편안한 듯 다부지게 세상을 내려다본다. 그 기세를 아우르며 감싸는 천의(天衣)의 보드라움이란. 발아래 앙증맞은 선재 동자의 합장 따라 어느새 두 손이 모아진다.

정우택 동국대 교수(동국대박물관장)가 올해 초 찾은 윤왕좌 수월관음도는 일본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숨겨진 존재’였다. 30여 년 전 나온 한 출판물에 자그마한 흑백 사진이 실리긴 했으나 정 교수가 이를 발견할 때까지 누구도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 14세기 후반에 그려진 관음보살은 그렇게 누군가 자신을 찾아오길 600여 년을 기다렸다.

일본 후쿠오카 현 조텐(承天)사 수월관음도가 이토록 빼어난 아름다움을 갖추고도 주목받지 못한 것은 선입견 탓이 컸다. 그간 고려불화에서 관음보살은 45도쯤 왼쪽으로 몸을 기울인 채 반가좌를 튼 자세가 대부분이었다. 정면을 향해 무릎을 세우고 한 손을 짚은 윤왕좌 관음은 18세기 조선불화에서 인기를 끌었던 자세였다. 이 때문에 이 불화도 정확한 조사 없이 흔한 조선불화 가운데 하나려니 지레짐작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고려 수월관음도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일본 야마토(大和)문화관 소장 작품(14세기 전반 추정)과 비교해 보면 조텐사 불화의 가치가 여실히 드러난다. 보살이 걸친 천의의 형상과 착의법이 거의 똑같고, 왼손으로 천 자락을 누르듯 잡은 방식도 일치한다. 투명한 베일을 바위 좌우로 흘러내리게 한 기법, 흔한 거북등무늬를 생략하고 국화무늬로만 감싼 과감성도 조선불화에선 찾기 힘들다.

이 수월관음도는 이 땅의 불화 전통이 켜켜이 이어져 내려왔음을 증명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윤왕좌는 조선불화에 많이 등장하고 고려불화엔 없다 보니 그동안 학계는 윤왕좌의 원류를 15세기 중국 법해(法海)사 벽화를 비롯한 명대 불화로 짐작해왔다. 하지만 조텐사 불화의 등장으로 고려와 조선을 잇는 소중한 명맥을 되찾은 셈이다.

불화가 발견된 조텐사가 한반도와 역사적 관계가 많은 곳이란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양국의 교류 거점으로도 자주 이용돼 일본행록(日本行錄)을 썼던 조선통신사 송희경(宋希璟)이 이 사찰에 대한 시를 짓기도 했다. 국내에는 ‘승천사 동종(承天寺 銅鐘)’으로 유명한 1065년 고려 동종과 또 다른 고려불화를 소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인연이 바탕이 됐다.


댓글목록

보현행님의 댓글

보현행 작성일

무어라 표현 할수가 없네요...
너무 아름답고 벅차서요.
_()()()_

영영님의 댓글

영영 작성일

귀족족인 고려 불교에 어울리시는
화려 장엄하신 관음보살님이시랍니다.
우리 불교의 중흥을 다시 한 번 기대해
보는 순간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