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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축서사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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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암 작성일10-12-14 10:36 조회5,333회 댓글12건

본문

 

2011년 달력입니다.

 

표지제목은 정견(正見)으로 달았습니다.

정견은 영어로는 Right View라고 하는데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여덟가지 바른길(팔정도)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지요?

 

어떤 이가 부처님께 "무엇을 깨달았는가"하고 여쭈니

부처님께서는 "나는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알았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바로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아는 것"

그것을 정견이라고 한답니다.

 

부처님의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아는"경지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2011년에는 그야말로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아는 길로 조금이라도 들어서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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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장을 열면 아직까지 12월입니다.

 

올 해 1월 2일

아침에 눈을 떠보니 눈이 오고 있었습니다.

축서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눈이 오나요? "

 

눈이 계속 내린다는 말에 서둘러 카메라를 메고 서울을 떠났습니다.

봉화가는 버스에는 두어명밖에 타지 않은 눈 오늘날의 봉화행이었습니다.

눈이 오면 축서사엘 어떻게 올라가나 하는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눈 길..

혼자 걷는 눈 길..

멀리서 보이는 축서사..

모든 것이 그림 속으로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큰 스님 계신 응향각을 향해 찰칵!

올해의 첫장을 넘기는 12월의 달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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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축서사는 문수산 아래 해발 약 700여미터 고지대에 있습니다.

멀리 소백산맥이 흘러가고 있는 산의 흐름을 잔잔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축서사의 '축'자가 뭐지요? 

 

'축'은 원래 '독수리 취'라고 부르는데 불교에서는 독특하게 이것을 '축'이라고 읽습니다.

 

인도 불교성지에 영축산이라고 부르는 곳이 라자가하(한역으로는 왕사성)에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늘 머물던 곳인데 이곳에서 법화경을 설하셨다고 대승경전은 말합니다.

그 영축산을 줄여 영산이라고도 합니다.

예불문에 "영산당시"할 때 바로 그 영산입니다.

 

통도사의 뒷산이름도 영축산입니다.

부처님계신 곳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축서사는 부처님계셨던 영축산 즉 '축산의 정기가 서린 절'뜻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한 절이 눈을 잔뜩 머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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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저는 한달에 한번밖에 축서사에 가지 못합니다.

가끔은 어쩔 수 없이 빠지기도 합니다.

어느 해인가는 한달에 한번 가는 주말마다 비가 오곤 했습니다.

그래서 비오는 축서사에 익숙해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비내리는 축서사가 나는 왜 그렇게 좋은지 모릅니다.

제가 좋아해서 비가 그렇게 많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깨어보니 안개가 자욱합니다.

이럴 때 대웅전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면 그야말로 도솔천이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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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비가 또 밤새도록 내렸습니다.

많은 도반님들은 그 빗속에서 고요에 잠김니다.

화두가 주는 고요..

염불이 주는 고요..

내 마음 속에서 밧밧하게 고개를 쳐든 번뇌들이

잦아드는 번뇌들의 고요..

 

고요의 밤이 끝나고 선열당의 방문을 열고 아침을 맞이 합니다.

그리고 환상의 장면과 맞닥뜨립니다.

그 때 나는 정말 놀랐습니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저 장관의 축서사..

언제 또 만나볼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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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보물 1379호 석가모니 괘불탱입니다.

이 괘불은 큰 행사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괘불입니다.

 

저도 딱 한번 보았습니다.

너무도 장엄한 나라의 보물이자 축서사의 자랑입니다.

괘불을 그리시느라고 수고가 많으셨던 그 옛날의 탱화작가님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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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부처님 오신날의 연등입니다.

축서사 드나든지 여러해였지만 축서사에서 부처님 오신날을

지내지는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부처님오신날 그 전날부터 축서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참 아름다운 축서사의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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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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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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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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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보광전 앞에 담쟁이가 한껏 단풍을 물었습니다.

보광전 안에는 비로자나 부처님이 계십니다.

비로자나부처님은 인도말로는 바이로차나 붓다입니다.

'바이로차나'는 빛을 뜻합니다.

우리에게 세상의 모든 이치를 환하게 알 수 있고 볼 수 있게 하는 빛입니다.

이러한 '빛 부처님'이 가을의 단풍을 굽어보시고 계시는 곳이 가을의 보광전 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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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가을이 깊어갑니다.

문수산 전체가 단풍에 물들었습니다.

보탑성전이 그 한가운데 자리잡았습니다.

보탑성전은 부처님진신사리 탑을 예배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이 안에 들어가 않으면 진신사리가 모셔진 보탑과

대웅전이 한 눈에 보입니다.

이곳에 앉아 새벽예불을 하면 신심이 절로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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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어느 해인가 저녁 어스름에 축서사에 도착했습니다.

해는 졌고 조각달 하나가 또 올랐습니다.

이렇게도 달과 해가 있을 수도 있나 했습니다.

저는 이 사진을 특히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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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이 때쯤 되면 또 한해가 가고 있겠죠?

그 해 겨울도 그랬습니다.

눈과 얼음 그리고 대웅전 마당..

그리고 그곳을 적시는 감미로운 물...

그 물 한모금이면 모든 것이 깨끗해지는 느낌을 가집니다.

 

저는 기도합니다.

 

올 한 해..

우리 도반님들 모두...축서사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늘 고요와 정감이 가득 흐르는 축서사에서

도반님들의 삶을 부처님의 자비로 가득 채워서

이 세상을 밝게 빛나게 하도록 말입니다...

 

서암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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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영영님의 댓글

영영 작성일

서암님!!!
정말 멋있습니다.

지금 조금 바쁘기에 초벌구이로 잠깐 올립니다.
달력을 펼쳐들면서 만날 새로운 축서사의 창조력에
한껏 들뜰 저 자신을 상상해 봅니다.

새로운 새해가 기다려집니다.^^

혜안등님의 댓글

혜안등 작성일

사진도 멋지고
글 또한 더욱 멋집니다.
2011년 달력의 제목처럼 정견(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아는 것)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지금껏 보아온 달력 중 가장 의미있고 아름다운 축서사의 달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암님이 계셔서 축서사가 더욱 빛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달력을 어서 받고 싶습니다.

보덕월님의 댓글

보덕월 작성일

축서사에 보배이신 서암님!!
2011년 축서사 달력 넘 좋습니다. 감동 받았어요.
물안개 피어나는 축서사 늘 잊지 못했는데 자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현수님의 댓글

보현수 작성일

그림 한장 한장이 깊은 뜻을 담고 있군요.
서암님의 멋진 설명이 곁들어 지니
그림 하나 하나가 더욱더 의미있는 멋진 작품으로 다가 옵니다.

서암님 같으신 분이 우리절의 신도라는 것이 자랑 스럽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 합니다.^^*

마하심님의 댓글

마하심 작성일

사진이 작게 보여서 저처럼 답답하신 분들은 사진에 한번 더 클릭 해보세요.
그래도 성에 차지 않으니 달력을 직접 받아 보는 수밖에요...^^

초윤합장님의 댓글

초윤합장 작성일

한번 오르기만 하여도 바로 神仙이 될것 같은 道의 경지...

남영자님의 댓글

남영자 작성일

열두폭에 담은 우리 축서사 에 장엄하신 풍경에 감탄합니다
나무너무 자랑 스럽습니다
한장 한장 속에 글들도 감명 깊습니다  ,

도현님의 댓글

도현 작성일

달력을 보면서 서암님의 열정을 함께 보았습니다.  항상 여여한 모습 참 보기좋습니다.
건강 하세요.

영영님의 댓글

영영 작성일

오늘 축서사에서 달력을 받았습니다.
소중한 듯 모시어 한 장 한 장 엄숙히 감상해 보니
역시 저의 생각대도 장마다 새로운 축서사의 정경이
분명하고 아름답게 나타나 보이더군요.

멋진 사진과 더불어 그 세세하심에 정말 놀라울 따름인데
장마다 고심하시고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시더군요.
그래서
돌아오는 새 해에는
축서사 달력과 더불어
날마다 ‘정견의 날’이 되고
날마다 있는 그대로를 바로 알아차리는
좋은 날이 되어 보겠다고 염원하였답니다.

새해!!!
작심 365일을 발원합니다.^^

여담으로 새해는 불기 2555년이고 단기4344년이어서
해마다 같은 숫자가 세 개씩 있군요.
왠지 특이한 사항 같아서 눈에 뜨이네요.
재밌는 해인 것 같습니다.

법융님의 댓글

법융 작성일

달력의 사진에 흠뻑 빠져서 넘기다보니
2011년이 훌쩍 지나 가버리네요
서암거사의 지극하신 정성이 배어있는 걸 작품인데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애많이 쓰셨습니다
서암거사님과의 인연이 있는 축서사 불자님들 모두가
행복 합니다.

권이숙님의 댓글

권이숙 작성일

어지럽고 복잡할때면 사무치게 축서사가 그리웠는데 서암 거사님 덕분에 늘 마음 밭을 고요히 할수 있게 됐읍니다 .성불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수선화님의 댓글

수선화 작성일

정말 멋진 달력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행복과 행운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