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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 그 거룩한 의미를 그대도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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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람지기 작성일15-05-29 08:22 조회4,0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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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스스로 빛난다. 부처가 남긴 가르침 또한 천년을 이어와 중생을 일깨우는 이치를 보자면 그 가르침 역시 별빛과 다르지 않다.

사람에게서도 그러함을 발견하게 되는 때가 있다. 화려하지 않아도, 애써 차려 입지않아도 빛이 나는 사람이기에 뛰어나지 않은 무리들을 돋보이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 한 사람으로 인하여 전체의 분위기를 격상시켜주는 예가 되니 검박한 모습으로도 충분히 화려한 빛깔을 발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장엄'의 의미를 알아 처처에 이로움 주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지대한 공로인가 알 수 있는 것이다.

오래전,불교계 신문사에 입사해 자주 접하거나 썼던 용어 중 하나가 '장엄'이었다. 사찰의 입구를 조금 더 사원답게 보이도록 도와주는 신장들과 수목의 조화로움을 거론할 때에도 우리들은 장엄이라는 말을 무리 없이, 그리고 쉽게 퍼다 쓰곤 했다.

그러나, 그토록 가볍게 차용해대던 용어가 쉬운 용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난 미련하게도 경전을 접하고 난 후 그제서야 비로서 '장엄 莊嚴' 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고루 가지런한 모습, 혹은 풀이 성한모습' 이라는 표현으로 장자는 표기가 되었고, 엄자는 엄하다 혹은 가득하다는 표현으로 표기가 되니 들판에 융성한 한갓 풀로도 들녘을 풍요롭게 할 수 있으므로 그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말이다.

그렇게 미물로도 역활은 주어진다 하겠다. 하물며 사고하고 움직이는 사람이야 오죽하겠는가. 더욱이 시간과 공간에 따라 역활이 주어지는 데는 사람으로서 그만한 비중이 없다는 얘기이며 크다면 큰 의미가 깃들어 있다는 요지이다.

그런 말이 있다. 잔칫집은 사람이 넘쳐나야 한다는, 그러고 보면 잔칫집으로 구분지어도 무리가 없는 전람회나 음악회에도 사람만큼 중요한 역활을 하는 것은 없다. 숫자가 부족하여 그 상황을 위안 삼자는 식으로 숫자에 연연하지 말자는 말을 하긴 하지만 기실은 좌석을 꽉 메우고도 넘쳐나야 잔치 분위기는 흡족하다. 그것이 바로 '장엄'인 것이다.

필자는 최근 들어 장엄에 앞서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너무도 뼈저리게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소위 '돈'이 필요한 자리가 있는가 하면, 그렇게 사람이 필요한 자리가 있는데 그것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부분이다.

모름지기 선거를 치러보면 그 '사람' 의 역활이 얼마나 지대한가를 알게 될것이다. 이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식으로 표현을 하곤 하지만 그 전제 조건이 바로 '사람' 이지 싶다. 그 승패는 바로 사람이며 그들의 마음을 얼마나 얻었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니 말이다.

어디 정치권의 그런 사안들 뿐이던가. 가정에서는 가정이 있어야 할 자리가 있고 내조하는 사람이 있어야 할 몫이 있으며 자녀 또한 둬야 할 일이다. 누구라도 부모없는 사람은 없을 테고 누구든 무리지어 살아가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훌륭한 부모가 아니리 할지라도 우리 모두는 부모의 몸을 빌려 세상에 왔고 제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사회적 연대를 벗어나 살아가질 못한다.

단지, 그 사실에 감사의 마음을 갖지 못하며 살아가므로 그들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그 난 자리가 얼마나 컸던가를 그때야 비로서 속속들이 알게 되니 말이다.

그 역시 '역활' 이자 '장엄' 인 것이다. 해외에 가 보면 더 절절해지는 상황이 있다. 그것도 소통이 안되는 출입국 관리소에서의 돌발 상황이라든가 여타 난처한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면 다급하게 찾는 것이 제 나라 사람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제 나라 사람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이 생기고 위기 극복의 길은 열리는 기분이다.

처지를 호소할 수도 있고, 변명 같은 얘기라도 나눠 가질 수 있을 때 심장의 박동소리는 평정을 찾게 된다. 그것이 바로 '사람' 이다.

수일 앞으로 다가온 불기 2559년 부처님 오신 날이다. 도량마다 연등이 걸리고 사람,사람마다 서원의 등불을 밝히게 될 것이다. 그 거룩한 등불을 밝히는 일이야말로 도량의 장엄이 될 것이다. 정중하여 이를 데 없는 참 마음으로 도량에 걸음했다면, 어느 도량이 된다 할지라도 그 도량에는 웃음꽃이 피어 나고 무진의 등불이 켜질것이다.

나를 빛내줄 나의 반려자, 나를 기쁨으로 충만하게 해주는 나의 아이, 나를 정법안장의 길로 인도해주는 수승한 스승, 그리고 나의 공부의 인연을 함께 지어가는 도반, 나를 외호해 주는 동료와 이웃. 그들 모두가 오늘의 나에게 얼마나 큰 '장엄' 인지를 깊고 넓게 헤아려 볼 일이다. 그들 모두로 인해 내가 별처럼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더 또렷이 알아야 할 것이다.

부처가 남기신 진리이다.

글 / 맑은소리 맑은나라 대표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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