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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호및지난호

마흔에 맞이하는 결혼 14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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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희연 - 작성일06-01-21 17:55 조회3,1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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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마흔에 맞이한


결혼 14주년!


늦잠꾸러기 신랑


아침 일찍 일어나더니


오늘 뭐 해줄까?


왜, 무슨 날이야?


웬수하고 결혼했는
날 아이가?



신랑은 아침부터 고민이다.


무엇을 해 주어야 이
웬수로부터 인정을 받을까 하면서....


목록이 줄줄 나온다.


월부 식기세척기.


테니스 라켓.


르까프 체육복.


꽃 100송이.


길게 쓴 편지......등



한참 듣고 있다가 웃으니까


왜 웃느냐고 한소리
한다.


웬수가 주려고 하는
선물!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데.....


선물은 그렇게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을 담아서 조용히
주는 것이라고 ....



준다고 해도 난리네!


그냥 하면 마음에 드네,
안 드네하며 힘들게 할 것이면서.....


신랑 왈


무엇이 필요하다고
하면 얼마나 좋아, 힘들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매번 숙제가 너무 어렵다나?



그 숙제의 결론은 잊어버리지
않으면


신문에 둘둘 말아 온
꽃다발이였었는데......



이제 나이 마흔이 되었으면


적당한 선에서 포기도
하고


기대도 적당한 선에서
하고


좀 편하게 살면 얼마나
좋아 하면서 투덜 투덜.....


아무말 없이 듣고만
있다가 웃었다.



오늘 애들이랑 함께
축서사 올라가자!


오늘 시월 초하루!
천일기도 입재일인데....


당신이랑 함께 가면
가장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은데....



우리 오늘 친목회 하는데.....


일찍 올 수 있으려나....


그래도 적당히 하고
와.....



철없는 대학 1학년에
만나


친구처럼 웬수처럼
만난지 햇수로 20년이다.



오늘 아침 신랑 왈


당신이 장인 장모랑
함께 살아 온 스무해!


웬수같은 신랑이랑
함께 한 스무해!


이젠 나랑 함께 한
시간이 더 많아지겠네.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벌써 이렇게 숫자상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나?


내겐 마흔이라는 숫자가
다가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여고시절!


아카시아 꽃향기 아래
모여 앉아


가위 바위 보 하면서
아카시아 잎


하나 하나 떼가면서
나누었던 아름다운 얘기들....



난,


서른 살까지만 살거야!


더 살면 추해질 것
같아.



서른 살이 되면


사랑도 해보고,


결혼도 해보고,


아이도 가져보고....등등



가장 예쁘고 아름다울
때 가야 한다고


친구들에게 역설을
했다.



그 서른 살을 훌쩍
뛰어 넘어 마흔이 되었다.


신랑은 늘 내게 ‘넌
10년을 덤으로 살았으니까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살아라’고


웃으며 농담반 진담반을
한다.



일 년 전 힘들었던
결혼 13주년 보다


큰스님의 향기에


생각의 여유가 생겨
나고


마음 한켠에 이해의
여유가 생겨나고


화를 다스리는 지혜가
생겨나고


상대편의 입장에서
서 보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조금은 삶에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좀 더 진지하게 부모님이랑,
신랑이랑, 애들이랑,


이웃이랑 함께하며
살아야 하리라는 마음을 가져본다.



내 나이 마흔에 맞이하는
결혼기념일!


큰스님의 향기가 가득한
축서사에서


아이들이랑 예쁜 마음으로
기도하며


행복함으로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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