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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로운 마음으로 신행생활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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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10-02-25 15:04 조회2,7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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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로운 마음으로 신행생활을 합시다

이정우 법사  육군 8군단 청룡사

 

2010년, 경인년(庚寅年) 새 해가 밝았습니다. 한 해를 맞는 이 시기에 누구나 자신의 삶을 한 번 되돌아보고, 계획하는 시간을 갖기 마련입니다. 불자로서 매번 절에는 다닙니다만 제 자신의 신행생활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게끔 올 한 해 절에 다니면서 꼭 기억해야 할 항목들이 있으면 일러주시기 바랍니다.

 

 

‘절’이라고 하는 단어는 절에 가게 되면 ‘열심히 절하면서 수행하라고 만들어진 단어’라고 우스개 소리로 하기도 합니다. 절(사찰)을 한자로 쓰면 ‘사(寺)’자로 쓴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압니다. 그래서 절에 나가는 사람들이 어떤 신행을 해야 하는지를 옛 선인들은 이 절 사(寺)자를 가지고 이미 정리해 놓았습니다. 한 번 살펴보시겠습니까?

첫 번째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글자는 바로 이 “시(恃)”자입니다. 절에 가서는 모름지기 마음을 잘 닦는 것이 최우선이겠죠? 불자들의 참다운 믿음은 바로 자기 자신 안에 있는 불성(佛性), 자신의 마음을 먼저 믿고 깨닫는 일입니다. 그래서 ‘믿고 의지할’이라는 뜻의 이 ‘시(恃)’자는 절(寺)자와 마음 심(心)자가 어우러져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니 올 한해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을 생각하거나 절에 갈 때는 반드시 마음의 때와 번뇌를 내려놓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두 번째, 우리들이 절(寺)에 다니면서 잊지말아야 할 것은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를 잘 받들고 모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절에 다니는 사람(人)은 너무나 당연히 이 삼보를 잘 시봉(侍奉)하여야 한다고 해서 “모실 시(侍)”는 사람 인(人)과 절 사(寺)가 어우러져서 만들어져 있는 것입니다. 이 삼보를 제대로 시봉하지 않는 사람은 불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절(寺)에 다니는 사람(人)은 누구나 이 “시(侍)”자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올 한 해 우리 불자들은 불자의 기본인 이 삼보에 잘 귀의하는 불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우리들이 기억해야 할 절 사(寺)자 들어간 의미 있는 글자는 다름 아닌 “시 시(詩)”자입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시(詩)’라는 글자는 바로 ‘말씀 언(言)’자와 ‘절 사(寺)’자로 이루어져 있음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많이 듣고, 보고, 배워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부처님의 가르침들이 하나같이 주옥(珠玉) 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참다운 시는 부처님의 한마디 한마디이고 어느 것 하나 쉽게 버릴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경전을 읽고 배우며 법문을 듣지 않는 불자는 불자라고 내세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절에 가서 엉뚱한 것들만 배워오고 엉뚱한 잡설(雜說)들만 주고받으며 절 도깨비가 되어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래서는 절대 안 되겠습니다. 또 하나 ‘시(詩)’자가 주는 가르침은 절에 다니는 사람들은 입을 항상 조심하여 내뱉는 말 하나하나가 모두 ‘시(詩)’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사상(思想)이 소리라는 형태로 세상에 표현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한마디 말이라도 시어(詩語)와 같은 말로써 표현될 수 있도록 올 한 해 깊은 수양(修養)을 하여야 하겠습니다.

다음 네 번째는 “대(待)와 지(持), 치()”라는 글자가 주는 교훈입니다. ‘기다릴 대(待)’자는 행할 행(行)자가, ‘지닐 지, 믿을 지(持)’자는 손 수(=手,)자가 ‘갖출 치, 준비할 치()’자는 발 족(足)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절에 다니는 불자는 모름지기 ‘행동하는 사람,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인사 대(待)천명’하고 올바로 믿어 지니고(持), 내생을 준비하고 공덕을 저축()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합니다.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가르침은 한낱 관념에 불과할 뿐입니다. 우리 몸은 남녀 똑같이 총 206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양쪽 발에 있는 뼈의 개수를 모두 합하면 52개, 양손에 있는 뼈의 개수가 54이니 우리 몸의 뼈 중에서 손과 발이 차지하는 뼈가 절반이 넘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손과 발이 다른 어느 것보다도 발달하고 전체 몸의 과반수가 넘는 뼈를 지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생의 절반 이상이 손과 발에서 만들어진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머리나 입이 아니라 사실 손과 발이 성공을 만들어 주는 게 아닐까요? 206개 뼈 조각, 106개 손발 뼈를 부지런히 움직여서 행동에 직접 옮겨야 합니다. 경인년에는 그런 불자가 되셔야 합니다.

다섯 번째, 올 해 우리 불자들이 기억해야 할 한자는 “특(特)”자입니다. 소(牛)가 절(寺)에 있으니 참으로 특별한 경우이겠죠? 그런데 고려 때의 나옹 혜근(1320~1376)선사의 비문(碑文)에 보면 아주 재미있는 문구가 나옵니다. 바로 “우행호시(牛行虎視)”라는 문구입니다. ‘소처럼 행동하고 호랑이 눈빛을 지니고 세상을 살아라’라고 하는 말씀이지요. 참으로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는 가르침인 것 같습니다. 우리 불자가 가져야 할 삶의 자세입니다.

마지막으로 “시(時)”자입니다. 우리는 하루(日)도, 한시도 절(寺)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시시(時時) 때때로 수행하고 위의 모든 것을 실천해 나가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는 광명(日)을 절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2009년을 그렇게 보냈듯이 2010년도 ‘잠시(暫時)’입니다. 인간의 몸을 받은 이 때(時)를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외에도 절에 다니며 배워야 하는 많은 것들을 절 사(寺)자와 더불어 만들어 놓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8가지만 소개해 보았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여러분들이 머릿속에 넣고 곱씹어 보면 지면으로 다하지 못한 더 깊은 도리를 여러분들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자들과 더불어 여러분 각자의 신심과 신앙생활이 날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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