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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으로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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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9-02-10 17:20 조회4,6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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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으로 삽시다


무여 큰스님

존경하는 불자 여러분!
불기 2553(2009) 기축년(己丑年) 새해를 맞이하여 사부대중(四部大衆) 여러분에게 부처님의 자비광명(慈悲光明)이 더욱 충만하고 날마다 청안(淸安)하시며 마음의 행복과 생활의 향상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오늘 우리들은 새해맞이 축제 대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경제적 시련과 도전을 맞고 있습니다. 백 년만에 한 번 있을 정도라는 매서운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그 파장은 무척이나 넓고 커서 전 세계를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인류를 속수무책(束手無策)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제2의 세계 경제대공황을 경고하고 있고, 각국의 기업체들은 어떻게 하면 부도를 피할 수 있을까 묘책을 강구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불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것인지, 또 불교가 인류에게 어떤 화두를 던질 수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제대로 발심하여 자비심을 증장한 신남신녀(信男信女)라면 위기에 빠진 세계가 불교의 밝은 지혜와 끝없는 대승보살심(大乘菩薩心)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신도 여러분!
이번 신년호의 법문은 ‘적극적으로 삽시다’라는 내용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존.F.케네디 대통령께서 어느 날 참모들에게 말했습니다. “동양에서는 ‘crisis’를 위기(危機)라고 쓴답니다. 위(危)는 위험을, 기(機)는 기회를 뜻한다고 합니다. 즉, 위기가 닥쳐오면 위험에만 빠져 있지 말고, 위기를 예측하는 동시에 기회를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동양인의 사고방식이 서양인보다 사뭇 유연하며 깊다고 본 모양입니다. 그의 말마따나 위기는 혼자 오지 않고 기회를 동반합니다. 불황이라는 얼굴 뒤에는 희망의 표정이 있습니다.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면 희망이 보일 것입니다. 그것은 불황의 힘보다 훨씬 강합니다.
그리하여 세계인들은 절망을 희망으로, 좌절을 자신감으로, 몰락을 성공으로 전환해서 총체적 난국을 타개하고 궁극에는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정초이고 머지않아 입춘절(立春節)이 다가옵니다. 덕담을 겸해서 옛 어른들의 이야기를 꺼내겠습니다.

옛 어른들은 정초나 입춘에 한 해의 소원을 빌었습니다. 입춘절이란
1년 24절기 가운데서 제일 먼저 오는 절기로 봄이 비로소 시작되는 날이자 한 해가 비롯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한자로 설입(立)자와 봄춘(春)자를 쓰는 까닭은 봄이 섰다, 즉 봄이 시작되었다는 말입니다. 천문학적으로 입춘은 태양의 황경이 315°일 때입니다. 황경(黃經)이란 태양의 시궤도(視軌道)를 말하는데 이는 지구에서 보아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천구상(天球上)의 큰 원입니다.
이 황도가 지구의 적도(赤道)와 만나는 것은 춘분점과 추분점이고 이 날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입니다. 황도는 적도에 23°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낮과 밤의 길이가 다른 것입니다.
만물은 이날부터 봄의 기운을 느끼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몇 년 전 일입니다. 입춘 날 새벽 뻐꾸기 울음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 겨울은 유난히 추웠는데 백설이 하얗게 덮인 고요한 산사에서 뻐꾸기가 입춘의 울음을 터트린 것입니다. 맑고 차가운 공기를 가르는 뻐꾸기 소리를 들으며 ‘날짐승이지만 참으로 영물이구나’하는 경이로움까지 느꼈습니다.
요즘도 시골에 가면 가끔 볼 수 있는데, 민가에서는 이 날 입춘방(立春榜)이라 하여 벽이나 대문짝 또는 문지방 등에 한문으로 방을 써붙이는 풍습이 있습니다.

입춘대길(立春大吉) : 입춘을 맞이하여 큰 길운 있으라.
수여산 복여해(壽如山 福如海) : 목숨은 산과 같이 높고, 복은 바다와 같이 넓도다.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 대문을 여니 만 가지 복이 들어오고, 땅을 쓰니 황금이 나오도다.
거천재 래백복(去天災 來百福) : 천 가지의 재앙은 물러가고 백 가지 복은 들어오너라.
옛 사람들의 소원은 대체적으로 ‘수명은 장수하고, 복덕은 구족하며, 출세하여 이름을 떨치는 것’이었습니다. 신도 여러분께서도 한 가지씩 간절한 소원을 빌어보시길 바랍니다.

옛 사람들은 삼재(三災)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절에서도 입춘절을 맞이하여 화엄신중(華嚴神衆)께 삼재기도를 드렸습니다. 요즘도 스님들은 축원할 때 ‘삼재팔난(三災八難) 사백사병(四百四病)을 소멸해 주소서’ 하며 축원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여러 가지 액난(厄難)을 만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처참한 것이 화재를 당하는 일, 물난리를 겪는 일, 그리고 태풍의 피해를 입는 일입니다. 이것들은 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재해를 당하지 않도록 불자들은 불보살님과 신장님들께 기도를 올립니다.
사실 곰곰 생각해보면 삼재란 것도 원인 없이 닥쳐오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지은 업(業)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입니다. 인과응보란, 나쁜 짓을 하면 그 과보를 당하게 되고, 노력하면 그만큼 유익한 대가를 받는다는 대원칙입니다.
요즘 세상 사람들이 즐겨하는 새해 인사가 ‘돈 많이 버십시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말이 그저 인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돈 많이 벌 수 있도록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또 ‘행복하세요’라고들 하는데, 마찬가지로 각자 행복할 수 있도록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이렇게 기도하고 노력할 때 불보살님이 감응하시어 하는 일마다 잘 풀리고 원만해질 것입니다.
올해는 삼재에다 전재(錢災:돈재)까지 지구촌을 삼킬듯이 밀려왔습니다. 불자님들이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진정으로 다 같이 발심합시다.

발심(發心)이란 마음을 내는 것,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 난국을 반드시 타개하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와 욕망을 일으켜야 합니다.
발심은 수행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말이지만, 일상을 살아가거나 큰 일을 당했을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발심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일체 모든 것은 마음의 조작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또, “마음은 화가와 같아서 어떤 그림도 그릴 수 있다.”고 하셨으며, “마음은 여래(如來)를 만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잘 사느냐 못 사느냐, 수행을 잘해서 깨치느냐 못 깨치느냐,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느냐 아니면 대공황을 맞이하여 파탄을 맞느냐는 우리들의 의지, 곧 발심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자 여러분, 어렵고 괴로움에 처해 있을수록 간절하고 지극한 마음을 내어 보십시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어야 하고, 의지가 분명한 사람이라면 쓰러질수록 오뚝이처럼 일어설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승 위산(山)선사와 함께 위앙종을 창종한 앙산스님의 발심은 오늘날까지도 출가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앙산 혜적(仰山 慧寂)스님은 어릴 때부터 불가에 인연이 많은 사람이라 아홉 살에 중국 광주 땅 화안사(和安寺)로 통(通)스님에게 출가하였습니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출가 수행자가 된 것을 못마땅히 여기고 14세 때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집안에서는 서둘러 아들을 장가보내려 하였으나 앙산은 한사코 거절하였습니다. 그는 진심으로 발심하여 재출가를 고집하였습니다. 부모의 반대 역시 완강하여 앙산이 2년간이나 애원했지만 끝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출가를 미룰 수 없었던 앙산은 어느 날 손가락 2개를 잘라 부모에게 바치면서 말했습니다.
“부모님, 소자는 반드시 출가하여 꼭 스님이 되고 싶습니다. 제발 허락해 주십시오. 이 못난 자식은 세세생생(世世生生) 부모님들께 입은 은혜를 갚으려고 하오니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두 분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사문(沙門)의 길을 열심히 가겠습니다.”
이렇게까지 간절하게 청하자 부모도 아들의 거룩한 행위에 감동하여 출가를 허락하였습니다. 이후 앙산은 뼈를 깎는 무서운 정진을 하였고 마침내 당대의 대선지식인 위산 화상을 친견하여 크게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흔히 발심은 앙산 스님처럼 굳세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수행은 발심이 문제입니다. 진정한 발심은 화두와 바로 계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대 한국 정치인 가운데 가장 존경을 받는 백범(白凡) 김구(金九) 선생은 젊은 시절에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일제(日帝)에 빼앗긴 조국을 위하여 이 한 몸을 바치리라’고 맹세하였습니다.
그는 중국 상해(上海)로 망명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 조직에 참여하였습니다. 선생은 임시정부의 경무국장, 내무총장, 국무령을 역임하고 마침내 임정 최고 직책인 주석(主席)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경무국장은 언뜻 높은 직책처럼 보이지만 요즘으로 말하면 사실상 문지기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김구선생은 문지기에서 출발하여 최고의 총수까지 된 것입니다. 낮은 직책이라 누구나 꺼렸던 자리를 백범은 자청하여 맡았다고 합니다. 조국을 위하는 일이라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성실히 임한 김구 선생의 충정을 알 수 있습니다.
선생께 누군가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첫째도 대한독립, 둘째도 대한독립, 셋째도 대한독립, 오직 대한 독립’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자신을 전부 바쳤습니다. 해방정국 당시 국가가 혼란할 때 백범 같은 애국자가 한 사람만 더 있었어도 나라가 분열이 안 되고 진정한 해방을 맞이했을 거라고 지금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선생은 겨우 한학을 수학한 정도의 교육을 받았지만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보다도 투철하여 국가와 민족을 위해 태산 같은 족적을 남긴 것입니다.

백여 년 전 영국에는 데이빗 로이드 조지라는 수상이 있었습니다. 그는 구두 수선공 집안 출신으로 훗날 대영제국의 수상을 역임, 영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힙니다. 데이빗은 어릴 적부터 장차 조국의 수상이 될 것을 발원하였다고 합니다. 그 시절은 신분의 차별이 컸었기에 능력만 있으면 뜻을 펼칠 수 있는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구두 수선공 같은 하층 계급이 수상이 된다는 것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지요. 그러나 그는 수상이라는 최고 통치자의 꿈을 이루었고 역사에 길이 남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꿈을 꾸기만 하면 꿈에 그치지만 실행에 옮기면 현실이 됩니다. 어린 데이빗이 그의 집에서 공장으로 출근하려면 템즈강을 건너야 했습니다. 그는 나무 다리 난간에 ‘데이빗 로이드 조지’라는 자기 이름의 첫 자인 DLG를 새겨 놓고 매일 아침저녁 출퇴근하며 맹세했습니다. ‘나는 반드시 영국의 수상이 될 거야, 나는 반드시 영국의 수상이 되고 말 거야’ 하면서 발원했습니다.
그는 구두 수선공 일을 하면서도 장차 수상이 되기 위해 꾸준히 공부를 하였습니다. 이런 실천이 있었기에 그의 꿈과 희망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는 영국 하원(下院)에 진출하여 명성을 떨쳤고, 장관에 이어 당수가 되더니 마침내 수상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수상이 된 후에도 그의 발원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는 영국의 평화,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였고, 이런 소망대로 영국은 오래 태평성대(太平盛代)를 누렸고 세계도 평화로운 시기를 맞이합니다.
그가 수상직을 물러나면서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발원하라, 매일 발원하고 또 발원하라. 그러면 꿈은 이루어진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발심입니다.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발심해서 시작하면 이미 반을 이룬 것입니다. 외국 속담에도 ‘시작이 성공이다’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발심해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축서사를 창건하신 의상(義湘)대사께서는 화엄경의 요지를 밝힌 ‘법성게(法性偈)’에서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이라 하셨습니다. 처음 발심할 때 이미 깨달음의 구경지 즉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말입니다. 시작과 끝이 하나요, 원인과 결과가 하나라는 깊은 뜻이 담긴 말입니다. 참으로 발심하면 그 자리가 부처자리라는 것입니다.
옛 사람이 이르시기를, ‘초보유착(初步有錯)이면 남북현격(南北懸隔)이므로 초보요정(初步要正)하라’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첫 출발을 잘 하라는 말입니다. 첫 발을 잘못 내디디면 남과 북만큼 큰 차이가 나므로 첫 발을 바르게 내딛으라는 것입니다.
한 마음 바르게 내면 곧 부처님의 나라에 이르게 되지만, 한 마음 어긋나면 영원히 윤회의 수레바퀴를 도는 중생계를 면치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한 생각 바르게 내면 곧바로 극락세계에 이르지만 한 생각 잘못 내면 지옥고를 자초한다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 첫날과 봄의 시작인 입춘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뜻깊은 날입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 또 어떤 염원으로 사느냐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진심으로 바른 서원을 세우고, 오늘 세운 이 마음을 변치 않는다면 금년 뿐만 아니라 세세생생 소망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둘째, 심사숙고(深思熟考) 하십시오.

작금의 금융위기처럼 큰 일이 닥쳐오거나 힘든 일에 봉착하면 먼저 깊게 생각하여 해결점을 찾아야 합니다. 중요하고 심각한 일일수록 자신을 철저히 비우고 쉬어서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해야 합니다. 참으로 쉬고 쉬어야 깊은 사고(思考)를 할 수 있고, 진정으로 비우는 데서 특별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모 재벌회사의 대표는 회사가 어려울 때나 큰 시련이 닥쳐와 위기에 처할 때면 문을 걸어 잠그고 일체 출입을 삼가했다고 합니다. 먹는 것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심지어 며칠간 잠도 안자면서 용맹스럽게 생각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무섭게 사고하고 사고해서 묘안이 떠오르면 문을 박차고 나와서 전쟁터로 나가는 장수처럼 솔선수범 진두지휘했습니다. 전장에서 일사불란하게 지휘하는 장수처럼 사원들의 생각과 자세를 바꾸고 회사의 분위기를 쇄신하여 기업실적을 올림으로써 오늘날 같은 아성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다음은 삼국지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입니다. 한(漢) 왕조의 피를 이어받고 후에 촉한(蜀漢)의 임금이 되는 유비(劉備)는 젊은 시절 마땅한 기반이 없이 창주 유포의 객장으로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던 유비였기에 자신과 생사를 같이 할 장수가 필요했고, 마침내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통해 관우(關羽)와 장비(張飛)라는 든든한 용장을 곁에 두게 됩니다.
도원결의는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이 한나라 중흥을 목적으로 유비의 집 도원에서 동생동사(同生同死)하기를 서원하고 형제결의를 맺은 데서 나온 말로써 끝까지 변치 않는 우정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비 휘하에는 뛰어난 전략참모가 없었기에 주변국가와 대소전투를 하면 늘 패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유비는 제갈공명(諸葛孔明)이라는 천재적인 전략가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됩니다. 제갈공명은 전란으로 시끄러운 세상을 등지고 창주의 수도 양양 근처 시골 마을에서 은거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전쟁에 이길 수 있을 것인지 심사숙고하던 유비가 찾은 묘책은 바로 제갈량을 참모로 모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길밖에 없다고 판단한 유비는 곧장 제갈공명을 포섭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아갑니다.
첫 번째 방문에선 제갈공명이 외출하고 집에 없어서 만나지 못합니다. 며칠 뒤 눈을 맞으며 두 번째로 방문했지만 역시 부재중이었습니다. 함께 간 관우와 장비는 제갈공명에 대해 심하게 불평했습니다. “공명은 뭇사람들의 평판만 높았지 실제 능력이 그에 미치지 못하므로 지레 도망친 것이다.”라며 단념하기를 권했지만 유비는 아우들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는 이듬해 길일을 선택하여 갔는데 이번에는 낮잠을 자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유비는 자존심이 상해 화가 난 관우와 장비를 타이르며 그가 깨어나기를 기다립니다.
이윽고 잠에서 깨어난 공명은 의관을 정제하더니 유비에게 자신의 무례를 사죄한 후 유비의 포부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한나라 왕실 부흥을 꾀하는 유비의 뜻을 따라 그간의 은거생활을 청산하고 참모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유비와 제갈공명의 이 일화를 수어지교(水魚之交)라고 합니다. 유비가 삼고초려(三顧草廬)하여 대전략가인 제갈공명을 얻은 것을 관우와 장비가 못마땅하게 여기자, “내가 제갈공명을 얻은 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얻은 것과 같다.”고 한 데서 비롯된 말입니다. 처음엔 돈독한 군신관계(君臣關係)를 비유하는 말이었으나 지금은 일반적인 친구의 우정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후 유비는 제갈공명의 전술에 힘입어 전투마다 승승장구하여 드디어 촉한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위의 두 경우처럼 우리는 어떤 문제에 봉착하면 먼저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해결책을 찾으면 문을 박차고 현장으로 달려 가야 합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원인은 무엇인가? 시정하고 보완할 점은 무엇인가? 족집게로 집어내듯이 문제점을 추출하여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합니다.
어떤 일이든 발심을 했으면 “내가 이 정도 수모로 쓰러질 수 있으랴.’ 다짐하며 과감하게 행동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합니다. 때로는 앙산스님처럼 발심하고, 때로는 배수진을 친 장수처럼 진두지휘하고, 때로는 유비처럼 자신을 낮추어 인재를 얻기도 하고, 때로는 김구 선생처럼 지상의 가치를 위해 자신을 던질 줄도 알아야 합니다.
현명한 사람은 악운을 행운으로 바꾸고, 슬픔을 기쁨으로 바꿉니다. 용기 있는 곳에 희망이 있고, 지혜로운 곳에 미래가 있습니다. 오늘을 놓치면서 내일이 있다고 믿지 마십시오. 기회는 두 번 다시 같은 문을 두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직 오늘 이 순간 바로 해결하십시오


 셋째, 집중하여 최선을 다하십시오.
 
이처럼 심사숙고하여 해결책이 나오면 곧장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행동은 과감하고 용맹스러워야 하고 집중적으로 실행해야 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평소에 집중법을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마음 닦는 법입니다.
마음이 집중되면 행동도 집중할 수 있습니다. 마음 따로 행동 따로가 아닙니다. 집중하여 일하면 능률도 오르고 보람도 느낄 것입니다. 몸과 마음을 집중하면 성공 못할 일이 드뭅니다. 능력이 없는 사람일수록, 자신감이 없는 사람일수록 이제부터 총력을 경주해보십시오. 어느 순간 자신이 남보다 앞서가고 있음을 느낄 것입니다. 집중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요, 행복으로 가는 계단입니다.

일본 기업의 자존심인 세계 제1의 자동차 회사 도요다자동차를 창업한 도요다 사키가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한 일은 아직 남이 할 수 있는 일의 100분의 1밖에 안된다.”
그는 항상 자신을 낮추고 겸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고 합니다. 그는 기계에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오로지 기계만을 연구하고 발명에 몰두했습니다. 어느 해 정월 초하루날, 여느날처럼 아침 일찍 공장에 나가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고 어두워져서 집으로 돌아온 그가 말했습니다. “오늘은 직원들 모두 회사를 쉬었더군. 이렇게 바쁜 때에 도대체 무얼 하는 건지.”
이 말을 듣던 부인이 깜짝 놀라며 대답했답니다.
“오늘은 정월 초하루잖아요. 아마 모두들 제사 지내고 세배하러 다녔을 거에요.”
그러자 그가 말했습니다.
“아아, 오늘이 설날이구나. 그래서 모두 안 나왔군.”
도요다가 정월 초하루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일했다는 이 일화는 오늘까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도요다는 일에 빠지면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고 일에 열중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한 가지 일에 철저했던 도요다의 창업 정신이 도요다자동차를 오늘날 세계 제1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입니다.
일반인이 따라잡기 힘든 ‘도요다 사키가지’ 같이 존경스러운 사람도 철저한 수행자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 화두가 잘 되는 수행자는 24시간 오롯이 삼매에 들어 있습니다. 가나 오나, 앉으나 서나, 심지어 꿈속에서나 깊은 잠에서나 화두를 놓치지 않습니다. 모름지기 진정한 수행자라면 하루 종일 화두가 떠나지 않아야 하고, 한결같이 화두 들리는 상태가 되어야 참도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방 이전 금강산 마하연 선원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어느 철 대중 가운데 아주 열심히 참선하는 수좌가 있었습니다. 그 스님은 언제나 절구통처럼 앉아서 정진하였습니다. 변소 가는 것도 별로 볼 수 없고, 공양도 어쩌다가 한 번씩 하니 마치 단식을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대중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벙어리처럼 말이 없었습니다. 옷을 빨거나 갈아입는 것 같지도 않았고 세수하는 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삭발은 안거 동안 한 번도 하지 않아 쑥대머리 같이 마구 흐트러져 있고, 얼굴에는 수염이 덥수룩해서 형체를 알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간혹 조느라고 머리를 까딱까딱 움직이기는 했지만 항상 선정에 든 모습이었습니다. 대중들이 그 모습을 보고 감격해서 분심을 내어 함께 용맹정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해제가 가까운 어느 날이었습니다. 이 스님이 어떤 노덕스님을 멀리서 한참동안 물끄러니 보더니 다가가서 넙죽 절을 하며, “스님 오셨습니까?” 하였습니다.
한 철 석 달 동안 같은 방에서 지내면서도 노스님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오직 정진에만 열중했던 것입니다. 이 광경을 보고 대중들은 말문이 막혔다고 합니다.
간혹 이런 대단한 스님이 있습니다. 간절하게 공부를 안해 본 사람은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얼마나 공부가 중요하기에 먹지도 자지도 않고, 옷도 갈아입지 않고, 삭발도 않고, 말도 잊고, 심지어 인정마저도 끊고 도 닦는 공부에 자신을 바치고 던집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일에 강약을 둘 줄 알아야 하고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은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이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천재라고 하는 사람도 99%가 노력이고 땀의 결실이라는 말입니다. 천재라고 주위의 부러움을 샀던 영국의 수학자 월리암 헤밀톤은, “천재는 근면의 결과일 뿐이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프랑스의 천재 조각가 로뎅 역시 “천재? 그런 것은 결코 없다. 공부밖에 없다. 그저 부단히 계획할 뿐이다.”라고 했습니다. 흔히 예술 분야라면 노력보다 천부적인 재능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한데 로뎅은 그런 선입견을 깨고 얼핏 영감에 지배되는 것 같이 보이는 조각도 실은 노력이 전부라고 천명한 것입니다. ‘부단히 계획하고 있다’는 그의 말에서 진정한 창작의 고통을 느낍니다. 이런 고통을 잘 견디는 것이 천재의 본분일 것입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도 “천재란 이상하리 만큼의 인내자를 말한다.”고 했습니다. 인내하지 않으면 천재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박물학자 죠지 루이스는 44권의 방대한 박물지를 남긴 대학자입니다. 어느 날 누군가가 그에게 천재라고 칭송하자, “천재란 인내다. 나는 다만 인내를 잘 하는 사람이다.”고 했다 합니다.


존경하는 불자 여러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전국의 해돋이 명소에서마다 유난히 밝은 해를 보았다고 합니다. 그 밝은 해를 보면서도 우리들 마음 속은 장차 얼마나 무서운 경제 위기가 닥쳐올지 염려하여 어둡기만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과감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움츠리고 위축되면 더욱 어려워지고 마침내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합니다.
모두가 ‘No’라고 할 때 비상의 시나리오를 써야 하고, 세계 경제가 최악의 상태에서 허덕일 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멋진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 선제적 투자를 하는 것도 유능한 전략 중의 하나입니다. 이처럼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어려운 상황이 또다른 성공의 전기가 되는 역전의 묘미가 우리네 삶 속에 있습니다.

사람은 성공할 때보다 낙오될 때 희망가를 불러야 하고, 사망선고를 받았을 때 더욱 살고자 하는 의지를 다져야 합니다. 약자가 강자를 추월할 수 있는 호기는 불확실성이 고도로 높아질 때라고 합니다. 일등을 꿈꾸고 최고를 희망하거든 남들이 어려워하고 괴로워할 때 대반전의 각본을 짜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길은 있고 문은 열려 있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고 하루하루 용맹정진 해야 합니다. 이런 중요한 시기일수록 세상을 직시하고 미래를 꿰뚫는 안목을 키워야 하며, 지혜의 비수를 갈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수많은 천재들은 뛰어난 성실과 인내로 독보적인 인물이 되었습니다. 큰 깨달음을 얻은 수행자들은 먹고 입고 잠자는 시간까지 아끼면서 목숨을 건 수행을 했습니다. 아무리 힘든 시기라 하더라도 사람사람이 본래 부처임을 잊지 마십시오. 대승보살심(大乘菩薩心)을 밝혀 나와 남이 한 몸이라는 동체대비심을 일으키면 무슨 일인들 이루지 못하겠으며 어찌 날마다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한 물건 신령(神靈)하여 만고에 밝았으니
일체에 걸림 없고 만사에 유능하구나
만일 그대가 한 마음 크게 낸다면
천지(天地)도 움직이고 만물도 다스릴 수 있으리라.

[이 게시물은 가람지기님에 의해 2017-03-02 09:15:51 금주의 법문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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