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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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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람지기 작성일06-02-08 09:18 조회3,6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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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텔 부처님나라 참선법문]2002년 4월



마음의 그늘


축서사 무여큰스님(2002. 4)



음... 그래... 공부를 해 보니까 어때요? (잠잠~) 성과가 좀 있는 거 같애요?
(잠잠~) 사실은 그, 마음공부는 뚜렷하게 느끼기가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성과가 있어야 돼요. 매일 다르기는 좀 어려워요. 매일 다르다면, 그건 뭐 아주 좋은 일이고... 매일 다르기는 좀 어렵더래도 성과가 있다는 것이 좀 느껴질 정도로, 그래서 항시 좀 자부심을 느끼고 그 당당함, 그런 긍지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래 하셔야 됩니다.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인생이래요. 직업이나, 집에서 책을 보는 것도 물론 그렇게 확실하게 좀 분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하셔야 될 테고, 더 중요한 것은 마음공붑니다.


이 세속의 일이나 생활은 마음의 그늘이다 고도 할 수가 있어요. 마음이 제대로 갖추어져야 세속의 일이나 공부도 잘 할 수가 있고 그만큼 성과를 거둘 수가 있어요. 마음가짐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즉 내면적인 수행이 잘 되지 않으면 외형적인 것도 별로 제대로 갖추기가 좀 어려워요. 그냥 보통, 평범하게 살면서도 뭐 이익있는 거, 뭐 그것도 나름대로 만족할지 몰라도 예를 들어서 가게를 보는 분이, 그저 가게 문만 열어 놔도 오는 손님들이 있거든. 그래서 몇 개도 팔고 할 텐데, 그렇게 파는 것은 팔았다고 할 수 없어요. 판 건 분명히 판 것이지. 그러나 새 손님이 오고 그냥 보통 파는 것보다 훨씬 잘 팔리게 가게를 만들어야 돼요.. 그래서 남의 가게보다 훨씬 손님이 많고 그 일거리가 좀 많을 정도로 가게를 운영해야 제대로 운영하는 걸 거래요.


그렇듯이 스스로 인생 자체도 그렇게, 가게가 잘 되듯이 남다른 그런 인생을 좀 만들어 가셔야 될 거래요. 그런 그 인생을 만들어 가는데, 기초가 되는 것이 수행이래요. 그래서 수행은 돼야 됩니다. 느껴질 정도로 되면 더 좋고, 그렇게까지는 혹 안되더라도 그래도 수행을 잘한다, 상당하다, 나아가서 이 정도면 되지 않느냐 그런 정도가 되면 더 좋고. 어쨌든 수행이 되도록 그래 사세요. 그런 그 한 분 한 분이 되도록 그렇게 공부를 하시고. 아주 경제적으로 해야 돼요, 아주 경제적으로.



표현이 어떨지 몰라도, 한번 하면 바로 그 한번 한 것만큼 이익이 있을 정도로요. 한 시간 하면 한 시간 한 것만큼 내게 유익하도록. 공부가 그래서 집에 가서 삶도, 일상 생활도, 또 직장 생활도 그렇게 되도록 하시고요. 그래서 남보다 앞서가고 더 잘 살고 더 많이 벌고 더 명예를 누리고요. 그냥 보통 평범하게 살아가듯이 그렇게 공부하면 사실은 되는지 안 되는지도 느끼기가 좀 어렵고, 설사 되더라도 크게 느끼지 못해요.


뭐 살림을 하더래도 똑 떨어지게 하는 거래요. 찬 한가지를 하고 음식 한가지를 하더래도 아주 입에 넣으면 좀 살살 녹도록... 그렇게 사는 것 하고 맛이 없어 억지로 먹는 그런 찬, 그런 밥을 만드는 것 하고는 다르지요? 직장일도 그래 하시고요. 흔히 그 공무원 사회 같으면 그런 분도 있다고 하대요. '내가 받는 만큼 한다', 그런 분 출세 못해요. 그런 분은 뭐 남의 말단에서 항시 시킴이나 받고 부름이나 받는 그런 정도에 지나질 않애요. 내가 천원을 받더래도 일은 이만원 삼만원 심지어 십만원 이상 하는 거래요. 십만원짜리 일을 하면 결국은 내 수입이 십만원이 돼. 받는 것만큼 한다는 그런 생각을 하면, 고만큼 하면 내 인생이 고정도밖에 안돼요. 받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거래요.


뭐 회사 같으면, 사장이야 날 알아주든 말든 그건 뭐 그 사람 몫이고,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가는 거래요, 열심히 사는 거래요. 공무원 노릇을 하더래도 그렇고요. 심지어 주부나 남편 노릇도, 아내가 나한테 뭐 잘 한다, 칭찬받기 위해서 하는 거 아니래요. 남편으로서, 애기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잘 하는 거래요. 잘 하면 아내되는 분이 좀 게으르고 남의 말을 잘 안 듣고, 살림하는 데도 부실한 그런 분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거래요. 또 반대로 아내가 열심히 하고 잘 하면 남편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고요. 그래서 한 사람이 잘 함으로써 부부가 좋아지고 아이들한테 영향이 미치고 나아가서 집안 전체에게 영향이 미치는 거래요.


그런 그 반듯한 원천은 수행에서 갖추는 거래요. 이 마음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하면, 외형적으로 갖춰도 사상누각이 되기가 쉽고요, 설사 화려해도 오래가지를 못해요. 어떤 위엄이 있고 대단함이 있더래도 종이 호랑이처럼 쓰러지기 쉽고요, 어쨌든 그런 원천은 해서 좀 느낌이 올 정도로 해야 돼요, 느낌이 올 정도로요. 즉 알뜰하게 하는 거래요, 제대로 하고, 지극하게 하고. 그것이 어쨌든 한번 한번을 예사롭게 하지 마시고요. 그래서 나라는 사람이 달라지고 내 주변이 달라지고 내 가정이 달라지고 내 아들 딸이 달라지도록 만들어 가는 거래요. 그게 수행이래요.


수행은 사실 많은 이론이 필요치가 않애요. 뭐 필요하다면 팔만 사천 법문을 다 알아야 돼요. 그것도 따지고 보면 뭐 무수한 그런 그 좋은 비유의 말씀들이 많지, 금과옥조와 같은 아주 좋은 말씀들이래요. 아주 고구정녕(苦口丁寧)하고 아주 노파심절(老婆心切)한 그런 말씀이래요. 그래서 성언(聖言)이다, 성스러운 말씀이라 하는데, 그것도 따지고 보면 그 한분 한분 공부 잘 하라는 거래요. 그래서 부처님 되라는 거래요.


어쨌든 그 어떻게 사느냐, 그냥 보통 사느냐 아주 제대로 사느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을 거래요. 여러분은 다 겪으셨을 테고 다 잘 아실 텐데, 수행도 고래 되도록, 고래 되도록, 아주 좀 제대로 되도록, 알뜰하게, 좀 빈틈없이, 아주 짬질게 하는 거래요. 그래서 불교 만난 것을 아주 다행스럽게 생각할 정도로요. 주변의 뭐 어떤 분한테도 자신만만하게, 아, 너 수행해라, 너 뭘 해라 그런 말이 아주 당당하게 나올 수 있도록요. 어쨌든 그 수행 자체를 아주 한번 한번을 잘 해요, 그냥 보통 하지 말고. 고 한번 한번이 바로 인생 자체라.


그래서 누가 뭐래도 나는 잘 산다, 좀 나 이상이 없다, 나만큼 사는 사람 대한민국에 있거든 나온나('나와 봐라'의 경상도 사투리) 할 정도로요. 그 사실 그래 살아야 돼요. (중간에 법천님 선배부부 두분이 늦게 들어오심, 삼배 올리려는 두 분께 )그냥 앉으십시오. 어쨌든 그 한번 한번을 예사롭게 하지 마세요, 예사롭게... 그 아주 지극한 마음으로 하면 아주 쉽게 바로 돼요. 그런가 하면 평범하게 그냥 보통 그래 흉내내듯이 하면 참 어렵고 어렵고 또 어렵고요, 아무리 해도 안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 공부가 마음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것 같애요. 연세가 높은 분들이 그 일생을 회상하면서 '아, 내가 한번만, 한창때 같으면 이렇게 살텐데' 그런 말 잘 하잖아요? 그, 쉬운 건데, 하면 될 거 같은데, 그 때는 지혜가 없어서 잘 못살아서 아주 후회스런 기래요. 즉 할 수 있는 일이고 또 쉬운 일이라는 기래요. 공부도 그래요, 공부도. 어쨌든 그 공부와 생활, 공부와 직장, 공부와 또 나의 그, 위치를 늘 직결시켜가면서 즉 생활불교를 실천하세요.


그래서 삶 자체에 공부가 드러날 수 있도록요. 삶이 다르고 공부 달라서는 안돼요. 공부가 삶이고 삶이 곧 공부여야 돼요. 그렇게 그 관심을 가지면서 잘 살려고, 또 공부 잘 할려고 애쓰면 사실 그 안될 게 없어, 드물 거래요. 그런 생각을 못하고 그런 생각없이, 그냥 막연하게 하고 그냥 평범하게 흉내내듯이 하니까 잘 안되고요.


요새 테레비같은 거 보면 뭐 묶여 들어가는 분들... 첨에 이래, 뭐 검찰에 걸려들고 할 때, 내가 돈 얼마 먹었습니다 하는 분 한 사람도 없대(웃음). 전부 안했다고 그래요, 그런데 뭐 나중에 들춰 보면 다 얼마씩 먹고 뭐 어떻게 하고, 비행이 막 드러나는 거래요. 이, 사람은 당당해야 돼요. 얼마 먹었으면, 내 얼마 먹었다(웃음), 아 그걸, 당당해야 돼요. 먹을 거 먹어야 되고요. 안 먹을 거 같으면 아무리 돈이 많이 있더래도 안 먹어야 되고요. 그래서 누구한테든지 당당해야 돼요. 돈 몇푼 때문에 거짓말 하고 그 부끄럽게 되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기의 업이 두터워지는 거래요. 그 명예나 체면이 어떻게 되나요, 그걸 어떻게 돈으로 살 수 있어.


이런 난 뭐 공무원 생활 같은 거, 직장 생활 안 해 봐서 모르겠어. 노조활동 같은 것도 그렇대요. 사람은 염치가 좀 있어야 돼요,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돼요. 어떻게 보면, 내 한 것 만큼 달라, 정정당당할지 몰라. 그러나 좀 염치가 있는 분들은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 내가 할만큼 해 놓고 상대가 주기를 바래요. 주는 대로, 처분대로 바래요. 즉 그런 건 안따지는 거래요. 사람은 사실 그래 살아야 돼요. 일 한 거 가지고 돈으로 따지고...


옛날 현자(賢者)들은 그런 걸 치사스럽게 생각했어요. 요샌 뭐 그런 게 잘 안통하지. 한 것 만큼 달라, 아주 시간 따져 가지고... 수당도 받고 그런데. 회사에서 주는 건 받되, 적어도 그런 사소한 거, 어쩌면 대단한 것이지만, 사실은 그 좀 크게 사는 분한테는 대단한 것이 못돼요. 열심히 살고 내 한 것만큼, 열심히 살면 알아서 주는 거래요. 즉 그런데는 신경 안 쓴다는 거래요. 그래야 큰 삶이 되고 큰 인생이 돼요. 거 뭐 돈 몇푼가지고 데모하고 뭐 이러쿵 저러쿵 따지고... 그러면 훗날 자신 인생이 부끄러워져요, 괴로워지고요.


즉 돈이나 명예나 권세같은 거, 그것이 주가 되기도 하지만 그런 거 좀 떠나서 그래 살아야 떳떳하고 당당하다는 거래요. 요런 이야기는 뭐 처사님들이나 보살들한테는 조금 먹혀들기가 어려운 이야기일지 몰라도 실제는 그래요, 실제는. 늘 원칙적으로 생각하고, 부끄럼 없이 어떤 상황에서든지 괴롭지 않을 정도로... 사실 그러기는 어렵습니다만은, 즉 공부*상(잘 못알아듣겠어요 -.-)에서 살아야 된다는 거래요. 생활 다르고 공부 달라서는 공부 안돼. 생각은 엉뚱한 데 가 있는데 이뭣고 한다고 해서 되는가, 안되지... 기도, 죽자 한다고 하는 기도가, 엊저녁에 남의 집에 뭘 훔쳤는데 안 들키게 해달라고(웃음)... 하듯이 말이래요.


어떤 스님이, 기도를 아주 열심히 하는 분이 있더라는 거래요. 참, 거 장하다, 대단하다... 그래 싶었는데 우연히 하루는 테레비를 트니까 아, 그 사람이 붙들려 가더라는 거라. 이상하다, 저 분이 그럴 사람, 어떻게 된 거냐고 아, 이래저래 알아보니까 그 분은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분이래... 고 며칠 전에 아주 크게 한탕 했는 거래요. 그거 좀 면하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를 했는 거래요. (법천님 선배님- 기도해서 잡힌 거 아닙니까, 스님. 기도 안 했으면 안 잡힐 건데) 그래, 아 처사님 말씀 맞네(웃음). 기도하시는 분 같다(폭소). 즉 기본이 갖추어져야 된다는 거래요, 기본이. 즉 근본 마음이 좀 갖추어져야 기도도 되고 참선도 된다는 거래요.


어쨌든 수행을 좀 제대로 해서 제대로 한다는 것은, 그 한번한번까지도 예사롭게 하지 마시고, 고 순간만은 고기에 좀 폭 빠질 정도로 고래 하시고, 그런 수행이 바로 생활에 직결이 되도록 하고요, 말씀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까지도... 그런가 하면 직장이나 뭐 사회 나가서도 무슨 일에도 그것이 바로 연결되는 그럼 수행이 되게 하시요. 그래서 이 수행이 바로 내 자신이다, 그런 생각이 들고 그렇게 되도록 그런 수행을 해야 알맹이가 있고 그 알맹이가 있는 수행을 해야 보람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어쨌든 여러분은 잘 사시고 수행도 잘 하실 텐데, 아주 그 원만하게 해서 고귀한 그런 열매가 맺어지도록... 이 혼탁한 그 주변에서 연꽃처럼 아주 곱게 피어날 수 있도록, 그런 수행이 되면 참, 수행다운 그런 수행이다 할 수가 있을 겁니다.


요새는 그 우리 스님 사회도 그래요. 수행 다르고 삶이 좀 다른 그런 생각을 하는 분도 있는 것 같애요, 신도들은 뭐 물론이고요. 수행이 곧 삶이라야 돼요. 수행이 곧 내 인생이라야 되고요. 그래야 그에게 상응하는 그런 이득이 있어요. 수행 따로 뭐 공부 따로, 또 내 생활 따로 그런 식으로, 연결이 안되면 수행도, 또 내 생활도, 나라는 인간도 결국은 별 이익이 없는 그런 수행이 되고 맙니다. 항시 좀 연결이 돼서 바로 나라는 인간이 좀 총체적으로 좀 갖추어질 수 있는 그런 바탕이 되도록 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법천님 선배님) "스님, 깨달음이란 건 뭘 깨닫습니까?"


큰스님) "공부를 지극하게 하면, 공부가 인제 되면, 된다는 것은 번뇌망상이 다 사라지고 정신이 집중이 된다는 걸 말해요. 집중이 되면 마음이 아주 맑아져요. 더 맑아지면 밝아져요. 그러면 같은 물체래도, 흐린 마음으로 보는 것하고, 고 맑은 아주 밝은 그런 마음으로 보는 것이 훨씬 달라져요, 깨달음이란, 보여짐으로써 자연스럽게, 아 이것이 남대문이구나 저것이 뭐구나 느껴서 바로 알게 되는 것을 깨달음이라고 해요. 이해가 가요?


법천님 선배님) "이해가 잘 안가요."(웃음)


큰스님) "그건 이해가 안갈 수 밖에 없어요. 그거는, 처사님이 깨달아 봐야,
아, 요것이로구나 그 때 가야 바로 아시지, 이야기 듣고는 긴가 민가 할 겁니다."


법천님 선배님) "마음이 청명하고 집중돼서 사물을 보고 느끼고 그대로 안다는 것이, 그러면 깨달음의 단계란 것은 하나의 상(相)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으로밖에 인식이 안 되는데, 그렇다면 자기 자신이 하나의 상을 유지한 채 무엇인가 깨닫는다는 것인지, 깨달음이란 건 그런 단계를 넘어서는 것인지 무엇을 깨달음이라고 하는 건지..."


큰스님) "처사님은 그 상이란 말을 거기는 붙일 수가 없어요, 왜 상이란 말을 붙이세요. 상이란 말을 붙이면 상에 끄달리는 거래요. 그 상마저도 없어져야 돼요. 없어진다는 그것마저도 없어져야 돼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냥 드러나는 거래요."


법천님 선배님) "깨닫는 것이 상이 깨닫는다는 게 아닙니까? 주체가..."


큰스님) "상이 깨다는 것이 아니지. 거기에는 주체란 말도 안 맞어. 그것을 내가 표현하기가 조금 뭣합니다만은, 그렇게 조사님들이 표현을 합니다, 처사님은 완전히 봉사라."


큰스님) "예"


큰스님) "봉사를 데리고 서울을 가서 '이게 남대문입니다' 해서 봉사가 볼 수 있는가, 볼 수 없어요. 그렇지 않아요? 아무리 남대문이 좋더래도 이게 남대문이다 하면서 이야기 해도 못보는 것과 같애요. 옛 조사스님들이 그렇게 표현합니다. 그거는 본인이 어쨌든 눈이 밝아 봐야 아는 거래요. 즉 안목을 갖춰야 뭐 남대문이고 뭣이고 알 수 있듯이, 그건 본인이 갖추지 못하면 뭐라고 이야기 할 수가 없어요. 이러쿵 이야기하고 저러쿵 이야기해도 사실은 뭐 남의 이야기지, 아, 이 사람 이렇게 하면 아, 그게 맞는가 싶고 또 저 사람이 저렇게 이야기 하면 또 그 말이 더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서울 안 가본 분이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앉아서 들으면 그렇잖아요? 이야기꾼의 이야기에 따라서 뭐 맞는 거 같기도 하고 틀린 거 같기도 하고 그렇듯이, 그것도 그런 정도로 생각하시고, 일단 공부는 그래요. 내가 해 봐야 돼, 내가 해 봐야... 남들이 아무리 서울 이야기를 잘 하고 뭐 중계하듯이 자상하게 이야기를 해도 그건 그 사람 이야기래요. 나하곤 관계없어요.


다만 서울이 인제 그렇게 좋다고 하니까 서울 구경가자는 생각은 낼 수 있는 거래요. 그래서 어떻게 해도 서울 구경 갈라고 돈도 열심히 벌고 일을 열심히 할 따름이지, 가서 구경하는 것은 실제 서울 가 봐야 알아요. 고렇게 비유할 수 있어요. 그래서 그 공부가 뭐 어떻고 저떻고 단계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거든요? 단계에 대해서 전혀 체험이 없는 분이, 즉 안목이 없는 분이 이런 저런 이야기 해도 이해가 안되는 거래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는 차라리 안하는 것만 못하다 해서, 어쨌든 서울에 대한, 어떻게라도 서울 갈 마음만 내게 해주는 거래요, 그게 발심(發心)이라. 어린애들에게 아빠가 서울가면 요새야 뭐 사탕같은 거 많지만 우리 어릴 때만 해도 사탕 사준다고 하면 그렇게 좋아들 했거든. 뭐 캬라멜 사오고 뭐 사오고 좋은 옷 사오고 뭐 사오고 하면 그래 좋아 가지고 밤잠을 설치지 뭐. 그렇도록 만드는 것이 발심이래요. "


법천님 선배님) "스님, 멸도(滅道)란 무엇입니까? 도를 멸한다는 뜻 아닙니까?"


큰스님) "고집멸도(苦集滅道)의 '멸도'를 말합니까?"


법천님 선배님) "...무여열반... 득멸도자니...(총무가 못알아들음 -.-) "


큰스님) "아, 멸(滅)해서 도(道)로 나아간다는 뜻이래요. 그 멸이란 말은 번뇌망상을 뜻해요. 즉 아까 이야길 했듯이 번뇌망상이 즉 막 들끓으면 마음이 아주, 바다에 비유하면 막 파도가 억세게 치고 폭풍이 부는 때에 비유할 수가 있어요. 그럴 때는 바다 밑이 안보이잖아요? 바다가 아주 탁하고 더럽습니다. 그러나 그 파도가 지나고 아주 바다가 잔잔해지면 동해안같은 데 가면 막 수십미터 밑으로 보여요.



고렇게 즉 파도가 막 치듯이 번뇌망상이 다 사라지면, 즉 멸해지면 아주 고요해져요. 그러면 도의 경지에 들어간다는 거래요. 아까 이야길 했듯이 맑아지고 밝아지면 저절로 보이는 거래요. 즉 순수한 그런, 그걸 여러 가지로 표현합니다만은, 본래면목의 자리로 진입을 한다는 거래요. 그 멸도래요.
음... 혹 물으실 거 있거든 물으시지"


법륜성) "초심자구요, 이제 공부 시작할려고 하는데, 저한테 참선이 맞는지 염불이 맞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큰스님) "음, 초심자 같거든 염불에서 시작하지. 염불로 어느 정도 좀 트레이닝을 해서 그래 인제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시작해. 이 그 뭐 동아마라톤 같은데, 그 마라톤도 한번도 안해본 분이 그 마라톤 같은 데 출전할 수 없잖아요? 그럴러면 좀 기본기가 필요해. 그러고 기초적인 트레이닝이 필요하고. 그 자체도 뭐 좋은 마라톤이 될 수도 있지만, 고건 이제 기본기 정도로, 즉 염불을 좀 해서 본격적으로 출전 선수가 되도록 해요."


법륜성) "그럼 처음에 염불을 해서 좀 틀이 잡히면 참선을..."


큰스님) "그렇지, 고건 그 때 가 가지고 이제 좀 테스트를 받아가지고 올림픽에 나갈 것이냐(웃음) 안나갈 것이냐, 이제 그 때 손기정 선수같은 분한테 자문을 받아서 그래 나가시지(웃음)."


법천님) "두 달 전에 큰스님 뵙고 수식관을 권하시길래 이제 수식관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거든요? 어제 철야하면서 느꼈던 건데, 평상시와 다르게 수식(數息))이 잘 안되고 망상이 계속 드는데요, 그 때도 계속 수식을 의식하면서 해야 하는지 아니면 어떻게 하야 하는지..."


큰스님) "망상은 추호도 신경을 쓰지 말아요. 망상이나 그 잡된 이런 저런 번뇌같은 건 일체 신경을 쓰지 말고 그럴수록 수식만 지극하게 해요. 사실 어떤 방법이래도 깊게는 들어갈 수 있어요. 있지만 방법에, 다소 쉬우냐, 어렵냐 그것이 문젠데, 어쨌든 수식은 잘 하는 분은 의외로 아주 그 또 소득이 많아요, 이익이 많은가 하면 어떤 분은 좀 별로 이익이 없을 수도 있는데, 처사님은 고 수식을 잘 해서 어쨌든 고기에 좀 폭 빠지도록 해요."


법천님) "호흡을 하다보면 가끔 몸이 좀 더워질 때가 있는데요"


큰스님) "고것도 이제 조금 좀 무리해서 그래 더워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조금 이제 되는, 서서히 될락 말락하는 상태에서 더워지는 듯한 고런 느낌이 있는데, 어쨌든 그것도 애썼기 때문에 고런 현상이 온다 고래 생각하면 됩니다. 고것도 신경을 쓰지 말아요. 더워지든, 뭐 가벼워지든, 맑아지든 신경을 쓰지 말고 그럴수록 더 애를 쓰세요."


운산님) "부처님 나라 운산 홍정길입니다. 염불을 좀 했거든요? 전에는 참선도 좀 했고 그런데, 어젯밤에 염불을 하는데 목탁이 없이 다른 잡생각을 안하니까 정신이 집중이 안되는 거예요."


큰스님) "아직은 이제 초보단계라 그런데, 초보 단계고... 잘 못 걷는 사람이
스틱의지해야 되듯이 아직은 초보단계고 제대로 안돼서 그렇습니다. 그렇더래도 또 애쓰다가보면 또 뭐 관계없이 돼요. 그래서 목탁을 치든 안치든 거기에 신경 쓰지 말고, 하는 자체만 애쓰면 목탁 안쳐도 또 돼 가요."


운산님) "가끔 정근중에 많은 생각이 들거든요?"


큰스님) "많은 생각이라니?"


운산님) "목탁을 치는 저 소리가 어디서 나와서 어디로 가서 언제 다시 나한테로 올 거냐, 이런 생각속에서 나도 모르게 주의의 소리만 들립니다. 지난번에 정근중에 두시간 정도 기억이 없었습니다. 어느 주지 스님이 외는 축원문 소리에 정신이 들었는데,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할 때는 다른 정신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내 입에서 말이 요맘큼만 틀리게 나오면 그건 알아듣거든요? 뭐가 잘못 된 건지요?(웃음)


큰스님) "뭐가 잘못될 정도가 아니라 처사님은 한참 잘못 됐네? (웃음) 목탁이 어떻게 소리가 나든, 주지스님 축원 소리가 무슨 축원을 하든 주변에 어떤 소리가 나든 그런 데 조금도 신경 안 쓰고 번뇌나 망상이 안돼야 돼요. 설사 그런 번뇌나 망상이 일어나더래도 그런 데 신경쓸 필요도 없고, 오직 관세음 보살, 관세음보살 하지요? (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고기에만 온 정신을 집중시켜요, 다른 데 일체 집중시키지 말고요. 다른 데 신경을 쓰는 그것이 망상이라. 망상은, 망상중에도 아주 큰 망상을 피우고 있어요(웃음)."


운산님) "참선을 꽤 했거든요?"


큰스님) "예? 참선을 '꽤' 했어요?(웃음)"


운산님) "3년 정도 했는데요, 이상한 기운이 몸에 휩싸이면 많게는 두달 가까이 잠을 못 잔 적이 있어요."


큰스님) "이상한 기운이라니?"


운산님) "눈만 벌게지면서 잠 자체가 안와요."


큰스님) "고 때 고 상태라는 것을 한번 표현해봐요."


운산님) "잠이 안 오기 시작하면 바보 멍청이가 되어 버립니다. 목이 말라서 물 한컵을 앞에 두고도 저 물을 마셔야 되는데, 하면서 몇 시간, 하루까지 시간이 지나가버립니다. 요즘은 참선을 안하거든요, 안한 지가 한 6개월정도..."


큰스님) "그럼... 하는 일이 뭔가요?"


운산님) "인테리어 업을 하고 있습니다."


큰스님) "지금도, 그때 참선하면서도 인테리어 업을 했어요?"


운산님) "이 일을 굉장히 오래 했습니다, 한 25년간..."


큰스님) "음... 처사가 어쨌든 참선을 하고 기도를 할려는 자세는 좋은데, 생각은 좋은데, 잘 못했어요. 그러고 저.. 뭐 경우에 따라서는, 잘 되는 때는, 사실은 이 물이 있는데, 이 물 마실려는 생각을 하다가 보니까, 생각을 했는데 몇 시간이 지나고 심지어 하루이틀이 지나는 그런 경우도 없지 않아 있는데, 음... 참선을 그래 했으면 굳이 염불을 하지 마시고, 선(禪)은 무슨 선을 했소?"


운산님) "그냥 바라보는..."


큰스님) "바라보는 것? 네... 바라보니까 좀 잘되는 순간이 어때요, 바라보니까?"


운산님) "내 몸이 여기 있으면 마음은 저기 한쪽에 따로 있고... 그래서 뭐가 잘못돼도 많이 잘못됐구나 싶어서 염불을 시작한지가 한 6개월... 그렇게 됩니다. 근데 참선을 하기 시작한거는 햇수로 따지면 굉장히 오래됩니다, 한 10살 남짓 정도부터 했구요, 한 시간으로 따지면 실질적으로 한 3년 됩니다. 하루는 집 뒤가 절집인데 그런 상태가 계속되다가 한 여섯시간만에 스님이 치는 목탁소리를 듣고 일어났습니다. "


큰스님) "관법(觀法)이라고 해봤어요?"


운산님) "그런 건 잘 모르고... 어느 스님이 저를 좀 키웠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배워서 했는데..."


큰스님) "그 스님이 어떻게 가르치시던가? (운산님- 방바닥을 가리키자)
아, 주시하라? 그래 숨을 어떻게 쉬라고 해요?


운산님) "요즘 참선하는 그런 식이죠. 바람이 몸에 들어온다, 아랫배 등
여기저기를 거쳐서 다시 나간다, 일곱 여덟 단계를 거쳐서 그것만 알려 주시고... 진작 큰스님께 여쭤 볼려고 했는데..."


큰스님) "염불을 시작했거든 마음속으로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마음속으로 부르면서 소리에 온 정신을 집중시켜요, 소리에."


운산님) "염불을 하면 다른 생각은 다른 생각대로 다로 놀고, 귀는 귀대로 살아서 귀가 내 주인이 되어서 허깨비처럼 됩니다."


큰스님) "처사가 어렸을 때부터 하셨다는 것은 사실은 대단한 인연인데, 아주 좋은 인연인데, 인연은 좋았지만 그 인연을 살리진 못하신 것 같네... 그래 지금이라도 늦지 않고, 그 인연을 저버리지 마시고, 할려면 지금까지 했던 것을 다 버려요. 제가 인제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내 식으로 하라 그런 뜻으로 보일 거 같은데, 처사가 이제 다양하게 했는데, 그렇게 해서는 결국은 그 습(習)은 그렇게 빠질 수 밖에 없어요. 자연스럽게 하면 고 언저리, 고 주변을 맴돌 수 밖에 없는데, 그래 하면 결국은 공부가 좀 어려워지는데, 다른 거 다 하지 마시고, 관세음보살 부르면서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고 소리나는 데 온 정신을 집중시켜요, 알겠어요?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고 소리나는 데 온 정신을 집중시켜요. 고래 하세요. 일체 다른 데 신경을 쓴다든가, 귀가 어떻고 소리가 어떻고 저떻고 그런 생각 일체 하지 마시고요. 처사는 하시면 사실은 무던하게 잘 하실 분인데 지금까지는 좀 문제가 있었던 거 같네요. 마음속으로 관세음보살을 부르되, 소리나는 곳에
정신을 집중시켜야 돼요? 고걸 꼭 고대로 하세요."


정우) "참선이나 염불같이 마음공부 하는 사람이 현실적으로 어떤 바라는 바가 있다든지 어떤 문제가 있으면 자기 수행법을 계속하는 게 옳은지 아니면 백일 기도면 백일기도 이렇게 원하는 바를 기도를 하는 게 옳은 건지요..."


큰스님) "선(禪)하는 분은, 뭐 바램이 있다고 해도 굳이 그 기도할 필요가 없어요. 기도가 좋고 꼭 하고 싶으면 해도 괜찮아요. 참선속에 수많은 기도가 다 들어있어요. 또 한 기도속에 팔만사천 화두가 다 들어있다고 할 수도 있고요. 즉 한가지만 제대로 하면 여러 가지 수행법을 망라하는 것과 같애. 그래서 굳이 다른 것으로 할 필요가 없어요. 그래서 한가지만 잘하면 돼요. 다만 기도는 조금 다르니까 다른 방법으로 더 잘해보겠다 이제 고런 생각을 할 수가 있는데, 고렇게 기도를 좀 안하던 분도 좀 바짝 하면 기도가 되는 것 같거든? 기분도 좋고. 고럴 때는 그렇게 좀 바짝 해서 애쓰다가 보면 어느 사이에 화두를 하고 있어.


즉 화두 뿌리가 그만큼 깊게 박혀있어요. 그 때는 그냥 화두를 그래도 해 나가. 즉 화두가 잘 될 수 있도록 심지에 불만 붙여주는 기라, 즉 도화선만 시키는 거라. 고러면 화두가 돼. 화두가 되는 상태에서 뭐 기도한다고 또 뭐 그럴 필요가 없어요. 화두만 더 잘 되도록만 해, 그것이 기도라. 즉 기도나 화두가 둘이 아니래요. 분명히 둘은 둘인데(정우- 그럼 수식관은...), 수식관도 그렇고. 그러나 인제 잘 못하면 둘이고 셋이지만, 잘 하면 바로 화두가 기도고 기도가 바로 수식관이라."


법천님) "연결된 질문인데요, 아침에 일어나서 나름대로 기도하는 순서를 정해놓은 게 있습니다. 108배, 예불문, 관음정근, 수식관의 순서로 마무리를 짓는데요, 이런 것들이 절차로서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바로 삼배만 하고 수식관으로 들어가면 되는지요?"


큰스님) "수식관을 바로 하시지, 바로 해. 처사같은 경우는 뭐 사실은 수식관을 한다고 해도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잖아요? 그런 분이 절차를 중시해서 절차 밟다가 보면 시간 다 보내버려요, 정작 해야 될 수식관을 못하거든. 그러니까 바로 수식관을 해요. 혹시 바로 잘 안 되는 경우, 고런 경우는 얼마간 관세음보살 조금 부르다가 해도 고것도 한 방법은 방법인데, 하루에 한 두번 하는 정도 그런 정도에서는 바로 수식관을 해요."


수련화) "그럼 관세음정근을 마무리를 지을 때요, 아침에는 모든 절차를 밟고 하고 있는데요, 마무리를 지을 때 매번 일체중생에게 회향하는 마음으로 어떤 절차가 있는 건지요, 아니면..."


큰스님) "그거는 뭐, 절차가 없어요. 끝마무리는. "
어디 절에 가니까 어떤 비구니 스님이, 연세가 높은데, 이 불공하는 법을 안 배웠던 가봐. 불공하는 법을 안 배웠는데 신심은 아주 지극한 분이라. 그 절을 아주 간절하게 하면서 부처님, 우리 옆집에 아무개 꼭 합격시켜 주십시오 아, 그 절만 계속해요, 그것도 기도라. 사실은 그런 기도가, 이런 저런 번뇌망상 피워가면서 하는 그런 기도보다 오히려 더 지극한 기도가 될 수가 있어요. 즉 절차나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나 지극하게 간절하게 하느냐가 중요해요. 형식이나 절차를 밟아가며 하면 뭐 좋아요 좋기는. 그러나 절차나 형식도 결국은 사람이 만든 거라.


급할 때는 주방에 들어가서 뭐 상 차리고 할 시간이 없을 때는 그냥 밥 떠서 그 자리에서 먹으면, 배만 채우면 돼(웃음). 아, 급한데 뭐 상 차릴 여가 있어요? 그렇듯이, 너무 그 격식을 안 따져도 돼, 마지막 같을 때는. 앞에 그래 따졌으면 뭐 됐어. 아, 그 스님네 그 기도하고 축원하는 게 지금도 생각이 나. 나중에 큰스님 됐더라니까(웃음). 그 음성도 좀 독특해. 아이고 부처님 그러더니 아무개 꼬옥 합격시켜주세요, 또 아무개 뭐 어떻고... 한 20명 이름을 부르는 거래요. 그래 하고, 우리가 온 줄도 모르고 하고 나더니, 뒤에 스님들 있으니까 깜짝 놀라는 거래요. 부끄러워 가지고 자기 방에 들어가서 나오질 않애(웃음). 난 그 때 아이고, 축원은 잘 한다 싶으대.


어디 가니까 어떤 스님이 법문을 하는데, 한참 이제 법문을 보살님들 한 열 댓명 정도 될까 저 전라도 어떤 골짜기 아주 초라한 절인데, 그 스님도 가족도 있는 그런 스님인데 그런데 그 법문은 아주 쉬운 이야긴데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해요. 밖에서 들었어요, 밖에서. 그래 인제 무슨 법문인가 하고, 그 때만 해도 법문을 별로 안 들어서, 무슨 법문을 하는가 싶어서 인제 바깥에서 들었는데, 어쨌든 초발심자경문에 있는 이야기를 하는데,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고... 듣는 이는 좀 답답하고 싫증이 났을 거래요. 근데 내가 듣기는 아주 그 간곡하고 고구정녕한 그런 말이라. 할머니가 손자한테 제발 공부 열심히 해야 된다, 공부 잘 해야 장가 잘 가고, 돈 많이 벌고... 그런 식이래요. 아주, 공부 잘 하라고 끌어지게 이야기하는 거라. 내용은 볼품없었지만 그 말씀은 아주 간절한, 난 아주 좋은 법문으로 느껴졌어요.


그래 그 듣다가 어떤 스님인가 해서, 하도 간절하게 하길래, 얼굴을 내밀고 봤지(웃음). 그랬더니 그 스님이 그러고는 그만 법문을 못해(웃음). 말이 안 나오는 가 봐요, 뭐 우물쭈물하더니 고만 그만 그치대. 그래 그 무척 미안했는데, 순수한 분이거든, 때묻지 않은 분이거든. 사실은 그런 법문이 더 고차원적인, 거창한 법문보다 더 지극하게 아마 들렸을 거 같애, 난 그 좋게 들리대.


어쨌든 법문도 그렇고 하는 것도 아주 순수하고 지극해야 돼요. 그 옛날에, 요샌 뭐 참 잘 살지만, 처사도(연세로 보아 법천님 선배님인듯^^) 그런 걸 느꼈을지 모르겠습니다, 촌에 그 가면 참 어려울 때라, 할머니나 그 어머니들이 그 밥한 거, 요새는 개밥도 그래 안 할거래요. 그 뭐 형편없었거든, 그러나 아주 정성껏 하는 거래요. 찬이 겨우 된장 하나고 나물 무친 거 뭐 두가지만 돼도 많지. 그래도 밥맛이 났는 기라. 그거 먹고도 살이 쪘고. 즉 그 때는 그 어려웠을 때라 그런 것도 맛있게 먹기도 했겠지만, 정성이랑, 정성. 할머니들이 지극하게 어머니들이 나물하나 무치더래도 시커먼 손으로도 몇 수십번 막 우물딱거리거든(웃음). 그런데서 맛이 나거든.


즉 그렇듯이 공부는 좀 그래야 돼, 공부는. 순수하고 지극하고 좀 때묻지 않애서, 할머니들이 때묻은 손이지만 맛 낼라고 계속 주물럭거리는 거래요. 그래야 그 맛이 나듯이, 그런 맛을 먹고 자란 손자들이니까 뭐 효도를 안 할 수가 없지. 훗날 애기 낳거든 꼬옥 거 우유 먹이지 말고(웃음). 젖을 먹여요, 정말이라... 우유는 소 새끼한테 먹이는 거라. 소 새끼한테 먹일 우유를 먹이면서 머리 좋고 공부 잘하기를 바라는 기라, 이율배반이라. 사람은 사람의 젖을 먹어야 돼. 둔한 소가, 그건 양분으로 따질 수 없어. 둔한 소 새끼 기르는 우유가지고 똑똑한 애가 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그건 안 맞어. 어쨌든 그래, 열심히 하셔서 불교적인 수행하는 보람을 아주 지극하게 좀 크게, 그래 느끼시기 바랍니다.



[이 게시물은 가람지기님에 의해 2017-03-02 09:15:51 금주의 법문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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